▲ 8.15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정오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천여명이 참석한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1087번째 정기 수요집회가 열리고 있다. / 사진 : 원명국 기자

 14일 일본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피해자 할머니들의 정기 수요집회가 열렸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이날 낮 12시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일반 시민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087차 정기 수요집회를 열었다. 특히 이 날은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것을 기념, 위안부 기림일로 정한 날이다.

지난해 12월 위안부 기림일이 제정된 후 첫번째 기림일인 이날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대만·캐나다·필리핀·미국·독일·네덜란드·인도네시아 등 9개국 16개 도시에서 연대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일제 강점기 때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귀국하지 못하고 중국에서 살아온 하상숙(86) 할머니가 참석했다.

하 할머니는 "일본 놈들은 왜 거짓말을 하나. 옛날엔 우리나라가 없었지만 지금은 우리나라가 있는데 왜 아직도 그렇게 얘기하나"고 목멘 목소리로 말했다.

또 "대학생들 많이 왔는데, 우리 어린 애들은 이런 것(일본군 '위안부' 문제) 모르고 있잖아. (일본 정부가) 잘못했다고 말 좀 해주세요. 그것만 바라고 있습니다"고 호소했다.

김복동 할머니(88)는 "우리는 무참히 희생당했지만 일본 정부는 사죄 내색 없이 망발만 하고 있어 억울하다"며 "정부는 눈만 감지 말고 올 겨울 가기 전에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집회에 참가한 콩고 출신 여성활동가 니마 나마다무씨는 "할머니들이 진실을 위해 22년 동안 싸워 왔다는 사실을 전세계가 알아야 한다"며 "이제는 일본이 책임질 시간이고 콩고에서 온 우리는 할머니들의 명예를 위해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당 이미경·오영식·홍익표 의원, 통합진보당 이정희, 민병률 의원 등 정치인들도 참가했다.

▲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가 열린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우익성향의 한 일본인이 '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집회를 멈춰라'고 외치며 집회장에 난입하려다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 사진 : 원명국 기자

한편 이날 집회가 진행되는 도중 일본 우익단체 회원으로 추정되는 한 일본인이 행사를 방해하며 난동을 피우기도 했다.

이 일본인은 '일본 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집회를 멈춰라'라고 외치며 행사장에 난입하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현장에서 쫓겨났다. 이 일본인은 ‘재일한국인을 데려가라’, ‘스포츠에 정치문제를 섞지마라’, ‘일한무역을 멈춰라’등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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