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전격 트레이드 LA다저스와 텍사스를 거쳐서 샌디에이고에서 새출발을 하게 되는 박찬호 선수. 하지만 최근 극심한 부진의 늪에 빠진 박찬호는 풀타임 선발 9년만에 결국 불펜으로 밀려났다. 이로써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처음으로 맞게 될 포스트시즌 등판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샌디에이고는 홈페이지를 통해 페드로 아스타시오(35)가 박찬호를 대신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고 발표했다. 브루스 보치 감독도 박찬호가 주말 동안 불펜투수의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박찬호가 불펜투수로 전락한 것은 지난 1997년 풀타임 선발투수가 된 이후 처음이다. LA 다저스 시절에는 에이스급으로 분류돼 1, 2선발을 담당했고, 고액의 연봉과 함께 텍사스로 이적한 후에는 거듭된 부상과 부진에도 불구하고 선발진에서 밀려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샌디에이고 이적 후 들쭉날쭉한 투구로 벤치의 신뢰를 잃으면서 급기야 불펜투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샌디에이고 이적 이후 박찬호는 8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4승2패라는 ‘겉보기에는’ 괜찮은 성적을 올렸지만 6.63이라는 방어율과 4⅔이닝에 불과한 평균 소화이닝에서 드러나듯 선발투수로서 믿음을 주는데는 실패했다. 한편, 18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는 아스타시오는 부상 직전 출전한 4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바 있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박찬호를 대신해 샌디에이고 선발투수진의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 끝내 단 한 번의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26일(한국시간) 페넌트레이스 막바지 선발 로테이션을 발표하며 브라이언 로렌스를 3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또 다시 선발 투수로 예고한 것이다. 이로써 로렌스는 극심한 부진에도 불구하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선발 자리를 지키게 됐고 박찬호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선발 로테이션 복귀가 불가능해졌다. 그렇다면 박찬호가 선발로 등판할 수 있는 막판 변수는 없는 것일까. 샌디에이고는 10월1일부터 3일까지 LA 다저스와 시즌 마지막 3연전을 갖게 된다. 만일 샌디에이고가 그때까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짓는다면 박찬호에게 오디션을 겸한 등판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런 시나리오는 샌디에이고 에이스 제이크 피비의 등판일정을 감안하면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피비는 27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이 예고 돼 있고 일정대로라면 10월2일 다저스와의 경기에 등판해야 한다. 그러나 플레이오프가 5일부터 시작된다는 점이 문제다. 즉 피비를 10월2일 다저스전에 등판시킨다면 결코 플레이오프 1차전에는 선발로 나설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피비는 시즌 후반 어깨 통증에 시달려 플레이오프에서의 활약을 위해서라도 충분한 휴식기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1차전에 피비가 아닌 다른 투수를 내세운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샌디에이고로선 생각하기 어려운 모험이다. 현재 샌디에이고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5.0게임 차로 앞서 있다. 현재 승차만 유지된다면 다저스와의 마지막 3연전이 시작되는 10월1일까지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결정된다. 물론 다저스전에서 피비가 선발로 등판해 불펜 피칭하듯 가볍게 몸만 풀고 마운드를 내려갈 수도 있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선발 투수의 나머지 역할을 하긴 해야 한다. 그 첫 번째 후보가 박찬호인 것. 아무리 샌디에이고 코칭스태프라 하더라도 끝내 박찬호를 외면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지켜볼 일이지만 그들의 새로운 묘수안에 박찬호 카드가 들어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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