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이닉스 산업피해 최종판정... 무역위, 8월 7일부터 44.71% 관세 부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7월 23일(현지시간) 하이닉스의 D램 반도체에 대해 "자국 산업에 실질적인 피해를 주었다"며 상계관세 부과를 최종 판정했다. ITC의 결정은 하이닉스의 D램과 D램 모듈 수출이 미국의 D램 산업에 피해를 주었는지 여부에 대한 위원장과 부위원장, 커미셔너의 표결에 의해 결정된 것이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는 지난 6월에 미 상무부가 내린 44.71%의 상계관세를 8월 7일부터 부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는 한국의 반도체 대미(對美) 직접수출에 적잖은 타격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 ITC의 이번 판정은 다음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유럽연합(EU)의 상계관세부과 최종 판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EU는 지난해 6월 독일의 인피니온이 제소한 사항에 대해 올 4월 예비판정에서 33%의 상계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번 발표 후 하이닉스 측은 곧바로 미국의 법정에 항소와 함께 한국 정부와 WTO에 이번 판정을 제소하겠다며 강력 대응에 나섰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할 계획"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미 하이닉스와 한국 정부측은 지난 6월의 미 상무부 상계관세 부과 결정에 대해 WTO에 제소를 해둔 상황이다. 한편 한국 정부는 이날 발표 직후 주미 대사관을 통해 "지난해 11월, 제소 이후 각종 채널을 통해 하이닉스의 채무재조정이 시장 원리에 따른 채권단의 자율적 판단이라고 설명했음에도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D램 반도체 대미 수출 규모는 19억3800만달러, EU는12억7100만달러로 두 지역 수출비중은 전체 수출물량 59억6800만달러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한편 국내의 반도체 분석가들은 ITC 최종 판정을 '마이크론 구하기'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즉 마이크론은 현재의 반도체 경기 불황의 주원인을 '공급과잉'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는데, "하이닉스가 시장에서 퇴출된다면 수요가 공급을 웃돌게 되고 반도체 가격도 대폭 뛰어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는 것. 유럽연합(EU)에 상계관세 부과를 제소한 3위 업체인 독일 인피니온 역시 마이크론과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미국 ITC는 이번 재판에서 마이크론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했다. 하이닉스 측 제임스 덜링 변호사는 "정부 지원금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사용됐고 설비투자에 쓰여지지 않았다"며 "지난해 설비투자액도 5억달러로 마이크론의 9억달러보다 적다"고 역설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미국의 상계관세 부과는 '예고된 악재'인 만큼, 하이닉스의 회생은 결국 시장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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