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의 자연 간직한 생태경관 보전지역

경북 울진 굴구지 마을, 태고의 자연 간직한 생태경관 보전지역 ⓒ 뉴시스

태고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경북 울진군의 중심부에 위치해 탑동, 원심, 상천 세 개의 자연마을이 근남면 구산3리라는 하나의 행정 리에 편입된 ‘굴구지산촌마을’을 소개한다.

 ‘굴구지산촌마을’은 동해로 흐르는 왕피천 하류에서 내륙으로 아홉 고개를 넘어 마을이 있다 하여 구고동 또는 굴구지로 불린다.

지금도 마을까지 버스가 들어오지 않는 산촌마을로 40세대 7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다.

태고의 신비와 전설을 간직한 이 마을 앞을 흐르는 왕피천은 수달, 백로, 은어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천국인 우리나라 최대의 생태경관 보전지역이다.

굴구지 8경

 ‘굴구지산촌마을’을 찾아오면 왕피천, 금강소나무숲, 구산리 삼층석탑, 이심소, 청암정, 칠성봉, 용소, 학소대 등 굴구지 8경을 볼 수 있다.

마을을 싸안고 도는 왕피천은 옛날 실직국(悉直國)의 왕이 이곳으로 피난해 숨어 살았다고 해서 마을 이름은 왕피리, 마을 앞에 흐르는 냇물은 왕피천이라 불린다.

지금까지 사람의 접근이 어려워 생태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2002년 환경부의 생태계 조사 결과 왕피천 수계 일대에는 천연기념물인 산양, 수달, 하늘다람쥐를 비롯해 14종의 포유류, 60여종의 조류, 23종의 양서류, 파충류, 350여 종의 곤충유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굴구지 마을은 왕피천 하류에 위치한다.

마을로 들어서면 옹기종기 모인 집들과 논을 빼면 온통 금강송 숲으로 둘러싸여 소나무가 내뿜는 자연치유 물질인 피톤치드가 가득하다.

이 마을을 찾는 사람들은 모두 “이 마을에 오니 공기가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마을 뒤로 난 임도를 700m 따라가면 ‘금강소나무 치유의 숲’을 조성돼있다. 한 번 들어가 상쾌한 소나무 향을 마시며 평상에 둘러앉아 친구들과 정담을 나누다 보면 어느새 피로가 싹 풀린다.

마을에는 통일신라시대 축조된 보물498호 ‘구산리 삼층석탑’을 볼 수 있다. 고려시대 절 이름인 청암사(靑巖寺)로 알려진 터에 위치하며 재질은 화강암으로 2층 기단을 구비한 평면 방형의 일반형 삼층석탑으로 높이는 3.49m다.

굴구지 탑평마을 건너편 왕피천 중류에 물이 깊은 이심소가 있다. 이심소는 전설에 스스로 용이 되지 않고 뭍으로 나와 어려운 지경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는 영물인 ‘이심’이 나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청암정은 옛 구고동 청암폭포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정자의 서쪽에는 송로봉, 남쪽에는 칠성봉, 동쪽에는 향로봉이 우뚝 솟아있어 경관이 매우 아름답다.

칠성봉은 굴구지마을 앞 남서방향에서 솟은 산으로 모두 7개의 봉우리로 이뤄져 있다. 가장 높은 봉우리가 323m고 가장 낮은 봉우리가 85m다. 산 입구부터 등산로가 1.7㎞ 조성돼 있으며 봉우리에 오르면 옹기종기 모인 집들과 마을을 휘감아 도는 왕피천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용소는 왕피천 수계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협곡 사이로 소를 이룬 곳이다. 전국 어디를 가도 깊은 웅덩이가 있는 절경의 계곡을 용소라 하는데 굴구지의 용소는 빼어난 아름다움으로 인해 전국 제일로 손꼽아도 손색이 없다.

학소대는 마을 앞으로 흐르는 왕피천에 섬처럼 우뚝 솟은 큰 바위를 말한다. 약 200년 전 임씨(林氏)가 이 바위에 흙을 덮고 선조의 분묘를 만들었으나 홍수로 묘를 잃었다.

그 후 많은 선비들이 찾아와서 주위의 절경에 취해 시를 읆고 송덕비를 세웠으나 비는 없어지고 시문만 구전되고 있다. 시문은 ‘청송(靑松)에 백운학(白雲鶴)이요 학소(鶴巢)에 운만리(雲萬里)라’다

체험과 숙박

집집마다 밭에서 생산된 친환경 감자를 가루로 만들어 저장해놓고 언제든지 떡을 만들어 먹곤 한다. 직접 감자가루를 만들어 솜씨대로 떡을 빚고 솥에 쪄서 모락모락 김이 나는 감자떡을 먹을 수 있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주민들이 배려해 주고 있다.

또 콩국수 만들기, 산나물 캐기, 피라미낚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숙박시설도 친환경적으로 준비돼 있다. 굴구지 산촌팬션은 마을 돌담길을 지나 아늑한 산자락에 자리 잡아 왕피천과 칠성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3300㎡의 부지에 3동의 팬션, 황토구들방, 정자, 쉼터를 조성해 마을을 찾는 손님들이 숙박과 더불어 다양한 체험과 휴식이 가능토록 조성돼 있다.

또 팬션은 28.05㎡(8.5평),35.31㎡(10.7평), 87.45㎡(26.5평) 등 다양한 크기의 방으로 구성돼 가족이나 연인, 동호회 모임 등의 용도로 이용할 수 있다.

팬션 주위에는 살구꽃과 북숭아꽃, 배롱나무 등으로 아름답게 조성돼 있다.

오솔길을 통해 야생화 단지와 등산로가 연결돼 있어 희귀한 야생화가 조성된 등산길을 체험할 수 있다.

왕피천, 금강소나무, 치유의 숲, 고향의 봄꽃 길 등이 모두 팬션에서 1㎞ 이내에 위치해 손님들이 다양한 산촌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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