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만과 밥 샙의 대전이 메인이벤트로 결정돼

엔디 훅, 피터 아츠, 어네스트 호스트로 이어지는 초창기 K-1 트로이카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을 매료케한다. 엔디 훅은 급성백혈병으로 명을 달리했고 어네스트 호스트는 이제 더 이상 토너먼트에는 출전하지 않는다는 사실상의 은퇴를 선언했다. K-1에 아직 남아있는, 당시의 트로이카 중 한 명은 피터 아츠 뿐. 사실 K-1은 최근 갖가지 이유들로 그 인기가 시들하기도 했지만 이번 오사카 개막전이 열렸던 오사카돔은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기라성같은 선수들과 세대교체를 원하는 신예선수들이 총집합한 이번 오사카 대회를 현지에서 취재했다. 이번 오사카 개막전은 무엇보다도 최홍만과 밥 샙의 메인이벤트가 초미의 관심거리였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기를 객관적인 평가에서 최홍만의 경험부족과 격투기 실력부재로 밥 샙의 승리를 장담했고 그로 인해 많은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결과론적으로 본다면 최홍만의 승리였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의 평가는 최홍만의 승리는 절반의 승리였다고 볼 수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 가라데 연무로 펼쳐지는 식전 행사 장대한 개막전 개최를 알리는 개막선언에 이어 정도회관 소년소녀들의 가라데 연무가 펼쳐졌다. 앞차기, 옆차기 등과 연속공격기를 선보인 후 격파기술도 이어서 선보였다. 사실 가라데의 앞차기, 옆차기 등을 엮은 공격기, 이른바 콤비네이션은 K-1에 있어서는 가장 최적화된 공격패턴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소년소녀들의 가라데 연무시범은 아마도 K-1의 앞날을 보여 주는 것 같았다. 옆에 있던 한 일본관중은 “태권도도 멋있지만 가라데 역시 멋있다”면서 가라데는 태권도보다는 동작과 기술적인 면에서 웅장하거나 역동적이지는 않지만 가라데는 가장 효과적이고 힘을 실어 상대방을 가격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어 정확함과 섬세한 기술, 그리고 하체의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와의 대화로 잠시 눈을 돌린 사이 격파시범에 참가했던 한 소녀가 격파에 실패해 관중들을 웃게 하기도 했다. ★ 월드그랑프리 결승토너먼트보다는 개막전이 진짜 경기 이번 개막전에서는 경기룰을 최대 4라운드로 제한했다. 사실 K-1에서는 연장에서 승부가 나지 않으면 재연장으로 가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빠른 경기 진행과 선수보화차원에서 이같은 룰을 정한 것. 보다 박진감 넘치고 화끈한 경기를 선보이고 싶었던 이시히 관장으로서는 이같은 방법도 유효적절했다고 보아진다. 또한 개막전에서는 토너먼트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도 마음놓고 한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미 각 지역 대회에서 우승한 검증된 선수들이기에 경기내용 역시 상당히 흥미로운 경기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많은 K-1팬들은 본선 토너먼트보다는 개막전 경기를 더 흥미롭게 지켜본다. 개막선언이 끝나고 이어지는 선수들 입장식. 선수들 하나 하나가 호명되면 각 선수들은 단상위에 선다. 최홍만 선수가 태극기를 앞세우고 입장하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사실 K-1의 희망들 중 하나는 바로 K-1의 세계화였던 것이다. 격투기가 발달된 많은 다른 나라에서는 양질의 선수들을 많이 배출해 냈지만 아직은 아시아 출신의 선수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기껏해야 일본의 무사시 정도.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최홍만 선수의 K-1진출의 의미는 씨름을 그만두고 뛰어든 최홍만 선수 본인뿐만 아니라 K-1 내부에서도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아마도 이시히 관장은 최홍만 선수와 밥 샙을 매인이벤트로 매치시켰는지도 모를 일.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