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가볼만한 곳 ① 경남 남해군 설천면 강진로206번길

보물섬 남해의 여름은 뜨겁고 풍요롭다. 지난해 전국 어촌체험마을 전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문항어촌체험마을은 다양한 체험활동과 그에 걸맞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계절이나 시기에 따라 할 수 있는 체험활동이 조금씩 다르다. 여름 바다에서는 물고기를 맨손으로 잡는 개막이, 조개 캐기, 쏙 잡이 등이 인기다. 갯벌 생물을 관찰하거나 바닷물이 빠진 자리에 길이 열리는 자연현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유익한 현장학습이 된다.
마을 전체가 거대한 정원처럼 아름다운 원예예술촌, 1970년대 독일로 떠난 광부와 간호사들이 모여 사는 독일마을, 1.5km에 달하는 해안방풍림인 물건리 방조어부림, 다양한 공예 체험을 할 수 있는 해오름예술촌, 유배객의 문학과 삶을 조명해보는 남해유배문학관, 탈 전시와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 드넓은 백사장과 잔잔한 파도가 아름다운 상주은모래비치 등 남해의 볼거리와 즐길거리는 끝이 없다.

▲ 개막이 체험 ⓒ김숙현

남해가 선사한 체험

개막이체험의 시작을 알리는 말과 함께 사람들이 함성을 지르며 갯벌로 내달린다. 개막이란 어촌에서 별다른 도구 없이 물고기를 잡는 일이다. 갯벌에 기둥을 박아 그물을 설치하고, 밀물이 가장 많이 들어왔을 때 그물을 올려 물고기를 가둔다. 물이 빠지면 갯벌에 남은 물고기를 주워 담으면 된다.

체험은 물 높이가 어른들 무릎 정도일 때 시작한다. 사람들이 뛰어다니고 갯벌에서 진흙이 올라와 물속이 보이지 않지만, 손으로 더듬다보면 뭔가 잡힌다. 물고기 비늘이 미끄러우니 면장갑을 끼는 것이 좋다. 엉금엉금 네 다리로 기는 사람, 몸을 최대한 낮추고 바닥을 더듬는 사람, 그물을 등지고 주저앉아 주변을 훑는 사람 등 물고기를 잡는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미끌미끌한 촉감에 놀라 소리를 지르는 아이, 물고기를 잡고 환호성을 지르는 어른 등 반응도 제각각이다.

물이 빠지면서 물고기 등이 살짝 보인다. 이때부터는 초등학생도 혼자서 너끈히 잡을 수 있다. 아이들은 첨벙첨벙 물놀이만으로도 신이 난다. 요즘 잡히는 물고기는 숭어, 농어, 광어, 전어 등이다. 잡은 물고기를 동네 아낙들이 그 자리에서 손질해 소금까지 뿌려준다.

▲ 조개 캐기 ⓒ김숙현

개막이 체험이 끝나면 조개 캐기와 쏙 잡이를 할 수 있다. 바닷물은 어느새 개막이 체험을 한 그물 뒤편으로 물러났다. 마을 앞바다에 있는 상장도, 하장도까지 걸어갈 수 있는 길이 온전히 드러난다. 그 너른 갯벌이 온통 조개 캐기 체험장이다. 호미로 살살 파면 칼국수에 넣기 좋은 바지락이 나온다. 검은 갯벌을 30cm 정도 파면 아이 주먹만 한 우럭조개가 나온다. 속살이 두툼해 씹는 맛이 그만인 우럭조개는 깨끗이 손질해 조개탕을 끓이거나 미역국에 넣는다. 손질법은 체험이 끝나고 조개 씻는 곳에서 마을 주민들이 자세히 알려준다.

갯가재를 닮은 쏙 잡이 체험에는 부녀회 할머니들이 도우미로 나선다. 갯벌을 삽으로 살짝 걷어내면 동그란 구멍이 뽕뽕 뚫린 게 보인다. 이 구멍에 된장 푼 물을 살살 끼얹은 다음 털이 달린 막대기를 넣고 아래위로 움직이면 쏙이 털을 꽉 잡는다. 쏙이 문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천천히 들어 올린다. 쏙이 막대기를 집게로 잡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비결. 이렇게 잡은 쏙은 튀겨 먹거나, 매운탕을 끓이거나, 쪄서 살을 발라 먹는다.

체험이 끝나고 장화와 호미, 바구니 등을 돌려줄 때면 손에는 청정 남해가 내어준 선물로 소쿠리가 묵직하다. 맨손으로 잡았을 때 퍼덕거리던 물고기, 갯벌에 꼭꼭 숨어 있던 조개, 시커먼 갯벌 위로 분주히 움직이던 작은 생물들…. 이곳에서 캔 것은 생명력 넘치는 남해 여름 바다의 추억거리로 자리 잡는다.

바다체험은 물때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물이 빠지는 시간에 따라 체험이 불가능한 날도 있으니, 반드시 전화로 상담해야 한다. 개막이 체험은 전체 예약 인원이 100명 이상 돼야 가능하므로, 예약 인원이 충분한지도 알아봐야 한다. 장화, 면장갑 등 유료 대여 물품을 가져가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 독일마을 ⓒ김숙현

보고 배우는 시간도

1960~1970년대 독일에서 광부로, 간호사로 일하며 조국의 경제발전에 한몫을 담당한 이들이 모국에 정착해 노후를 보낼 수 있게 조성한 곳이 독일마을이다. 물건항이 내려다보이는 경사지에 짙은 주황색 지붕과 하얀 벽면으로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독일식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독일마을에 민박을 운영하는 집도 여러 군데다.

▲ 원예예술촌의 레이디스 가든 ⓒ김숙현

독일마을 언덕에 올라서면 또 다른 아름다운 마을이 시작된다. 원예 전문가들이 살면서 꾸민 원예예술촌이다. 16만5300㎡(5만 평) 대지에 정원을 낀 건물 21채가 들어섰다. 집에 딸린 정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숲과 공공 정원으로 꾸몄는데 레인보우 가든, 레이디스 가든, 글래스 가든 등 테마별로 각기 다른 모습이다. 아기자기하게 꾸민 정원과 아름다운 산책로 덕분에 방문객이 많다. 예상보다 훨씬 넓은 공간이므로 두루 관람하려면 두 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 물건항 ⓒ김숙현

독일마을에서 내려다보이는 물건항에는 수령 300년 가까운 고목들로 가득한 물건리 방조어부림이 있다. 해안을 따라 1.5km 가까이 이어진 숲에는 느티나무, 상수리나무, 이팝나무, 푸조나무 등 활엽수가 주를 이룬다. 숲을 관통하는 나무 데크를 따라 시원한 그늘 속을 걸으며 물빛 파란 물건항을 감상해볼 것. 바닷가에는 굵직굵직한 몽돌이 깔렸고, 그 위에 바다 카약체험에 쓰이는 카약들이 느긋하게 누워 볕을 쬔다.

물건리 방조어부림에서 몇 발짝 옆으로 옮기면 도예, 알, 칠보, 황토 등 여러 가지 공예 체험을 해볼 수 있는 해오름예술촌이다. 쪽빛 바다가 굽어보이는 언덕 위 폐교를 체험과 전시, 작가들을 위한 작업 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아이들이 놀았을 운동장에 푸른 잔디밭, 다양한 조각상과 꽃, 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남해는 고려부터 조선시대까지 유배객이 많았다. 이름도 독특한 남해유배문학관은 그들이 남긴 문학작품과 유배생활을 되짚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서포 김만중을 대표로 남구만, 이이명, 유의양, 김용에 관한 전시품이 보인다. 특히 유의양은 남해의 자연경관과 관습을 자세히 기록했다.

국내외 탈과 관련 전문서적을 모아놓은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에서는 지금 남해섬공연예술제(7월 12일~8월 17일)가 열리고 있다. 탈춤과 연극 등 예술공연이 축제기간 내내 이어진다.

▲ 소나무가 울창한 상주은모래비치 ⓒ김숙현

시위를 팽팽하게 당긴 활처럼 둥글게 휜 해안선, 하얗게 빛나는 백사장, 키 큰 소나무가 멋스러운 상주은모래비치는 남해안 최대의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 앞에 떠 있는 돌섬과 나무섬이 큰 파도를 막아줘 물결이 잔잔하고, 바닥이 완만하게 깊어져 가족 피서객이 바다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수온이 높아서 해질녘까지 물놀이를 즐길 수 있고, 백사장 서쪽에는 바다캠핑을 할 수 있는 야영장도 마련됐다.

 

〈당일 여행 코스〉
자연·생태 탐방 코스 / 문항어촌체험마을→원예예술촌→물건리 방조어부림→상주은모래비치
자연·문화 탐방 코스 / 문항어촌체험마을→독일마을→해오름예술촌→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남해유배문학관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상주은모래비치→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남해유배문학관→문항어촌체험마을(체험, 숙박)
둘째 날 / 원예예술촌→독일마을→물건리 방조어부림→해오름예술촌

〈여행 정보〉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남해,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11회(07:00~19:30) 운행, 4시간 30분 소요.
부산-남해,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하루 19회 운행(06:20~19:20), 2시간 30분 소요.
남해읍에서 문항 경유하는 군내버스 하루 10여 차례(5:50~20:00) 운행.

○ 자가운전 정보
남해고속도로 하동 IC→섬진강대로→남해대교→노량삼거리 좌회전→문항어촌체험마을

○ 축제와 행사 정보
-남해섬공연예술제 : 2013년 7월 12일~8월 17일,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
-상주은모래비치 여름축제 : 2013년 8월 2~4일, 상주은모래비치 백사장

○ 주변 볼거리
남해대교, 관음포 이충무공 유적, 다랭이마을, 금산 보리암, 남해나비생태공원, 미조상록수림, 남해바래길
 

 

출처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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