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모리, 아모레퍼시픽, 네이쳐리퍼블릭, 더페이스샵 등 화장품업계 가맹·대리점주들이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함께 '갑의 횡포' 피해사례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토니모리 대리점주들은 본사가 매출이 높은 지역의 가맹점을 쫓아내고 직영점이나 신규 가맹점을 열기 위해 △일방적 계약 해지 △계약 갱신 거절 △차별 취급 등 불공정 행위를 저질렀다고 고발했다.

토니모리 여천점 점주인 김씨는 "토니모리 본사에서 여천점의 재계약시점에 맞춰 새로운 계약서를 내놓았다. 처음 대리점을 개설할 당시엔 '협약에 의해 지역 영업권을 보장한다'는 사항이 있었지만 새 계약서에는 '갑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내용이 바뀌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새 계약을 받아들일 수 없으면 해약을 하자'는 본사 측과 '그럴 수 없다'는 김씨 측의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그 와중에 토니모리 본사는 여천점에서 불과 100m 정도 떨어진 거리에 다른 가맹점을 오픈시키며 고사전략을 펼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행위는 다른 지점에서도 일어났다.

신제주점의 경우 2011년 3월 첫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4월 재계약을 했지만 얼마 후 신규 매장을 하나 더 오픈하라는 권유를 받아 매물을 알아보고 있는 사이, 한 달 만에 자신의 매장 50M 거리에 토니모리 매장이 오픈했다.

국내 화장품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도 ‘갑의 횡포’를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간담회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목표영업실적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도록 독촉하는 것과 함께 무상으로 지급해야할 판촉물을 강제로 구매하도록 했다. 또한 목표영업실적에 도달하지 못하면 상품에 대한 강매, 즉 밀어내기식으로 판매상품 구매를 강요했으며, 심지어 사실상 대리점 및 특약점 영업활동을 방해해 폐업을 유도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점주들은 "본사가 사업영역을 무리하게 확장하면서 발생하게 되는 위험을 특약점에게 떠넘겼다"며 "불공정한 거래약정서를 체결하는 것은 물론 실적이 잘나오거나, 부진하게 나오는 특약점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일방적 거래해지도 강요했다"고 밝혔다.

점주들은 또 "일방적으로 정해진 매출 목표액에 '상품 밀어내기와 강매'를 당했다"며 "상품공급 중지, 방문판매원 빼돌리기, 전산시스템 가동중지 등 다양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토로했다.

더페이스샵 역시 가맹점별 월 매출액을 설정하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곳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근거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가맹점주들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맹점주들은 “가맹점들에게 구매해야 하는 상품권 액수를 할당한 후 해당 가맹점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상품권을 구매하고 그 구매 영수증을 제출해 검토하는 방식으로 상품권 구매를 강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판매가 잘 안되는 제품 또는 신제품을 가맹점에 강제 할당한 후 반품을 받아주지 않는 등 '갑의 횡포'를 부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을지로위원장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우리 사회에 착취 구조의 거래관계가 형성된 모습을 보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이야기"라며 "정상적인 상거래행위를 통해 이득을 남기기보다는 한 식구로 참여한 가맹점주들을 이용해 부를 축척해가는 기업들은 독버섯과도 같다"고 비난했다.

우 의원은 아모레퍼시픽과 토니모리 등을 직접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일부터 △아리따움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에뛰드 △토니모리 △스킨푸드 △미샤 △네이처리퍼블릭 등 모두 8곳을 상대로 불공정거래행위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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