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랑 싸워서 지금 만나러 가야한다구요."

활주로에 들어선 항공기 기내에서 한 30대 여성이 남자친구랑 통화하다 싸웠다고 당장 비행기에서 내려 줄 것을 요구

대한항공 포항~김포 항공편 이륙을 위해 활주로에 들어선 항공기 기내에서 한 30대 여성이 남자친구랑 통화하다 싸웠다고 당장 비행기에서 내려 줄 것을 요구하여 전체 탑승객에게 운항시간을 1시간이나 지연시켰다.

기내 승무원은 "다른 승객들도 있으니 하차는 어렵다"고 간곡히 만류했지만 이 여성은 끝까지 하기 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항공기는 다시 탑승구로 돌아가 이 여성을 내려주고 승객 전원이 재하차하고 수하물을 재탑재하는 일이 발생했다. 

항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승객들이 자발적 하기를 주장하는 경우는 대부분 원칙적으로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극단적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며 "만약 이같은 상황에서 요청을 거부한다면 비행 시간 동안 기내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짐작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항공기 탑승 직후 '숙취' 혹은 '일정 변경' 등의 사유로 스스로 항공기에서 내리는 승객들이 올해 1~6월 52건이나 발생하여 지난해 발생 건수 84건보다 약 24% 증가했다.

하기 사유로는 개인 일정 변경이 37.0%로 가장 많았고  건강 악화(18.5%), 가족 변고(14.8%), 만취(11.1%), 정신질환(11.1%) 순이었다. 오탑승(3.7%)과 좌석 배정 불만(3.7%) 등으로 스스로 항공기에서 내리는 승객도 있었다.

문제는 이처럼 자발적 하기를 주장하는 승객이 있을 경우, 보안검색을 위해 공항과 항공사 측은 나머지 탑승객들까지 하기를 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항공사측도 피해가 발생한다. 추가 급유 및 승객·수하물 재탑재 등으로 인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대형기종의 경우 손실액은 최대 수백만원까지 이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다른 승객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만큼 무책임한 하기를 요청하는 사례는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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