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폭의 한국화 같은 단양의 서정적 아름다움을 향하여

주 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 주말을 틈타 가족 끼리 나들이도 많이 다니고, 심심찮게 여행도 떠나보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어디든 훌쩍 다녀오고 싶어도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고민만 하다가, 혹은 피로를 핑계로 아까운 휴일 시간들을 TV나 보다가 다 보내버린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일요일 오후쯤이 되어서야 너무나 한 일 없이 빠르게 지나가버린 휴일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던 기억들은 없었는지. 이 번 주만큼은 마음먹고 한번 떠나보자. 일단 주저할 것 없이 떠나는 것이 좋다. 조금 망설이는 순간 여행 계획은 이미 물거품이 되어버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피곤해도 밖으로 나가보면 또 피로 이상의 상쾌함을 맛 볼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어디든 떠나고 싶지만,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어쩔 줄 몰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부터 역사와 볼 것이 살아 숨쉬는 ‘단양’으로 사전 여행을 떠나보자. ♥단양팔경 ‘단양’은 옛날부터 ‘단양팔경’이란 말이 전해 올 정도로 아름다운 경승지가 많은 고장이다. 남쪽의 ‘사인암’부터 시작해 ‘도담삼봉’과 ‘고수동굴’로 대표되는 동굴지대 그리고 단양 북부의 ‘구인사’와 ‘온달산성’까지 다양한 여행지를 품고 있는 곳이다. 또한 소백산맥의 북단을 끼고 있어 산행을 즐기는 사람도 많이 찾는 곳이다. 단양은 마치 신선이 노닐던 곳 같기도 하고, 오래된 한 폭의 한국화 속에서나 찾아 볼 것 같은 느낌의 풍경을 지니고 있다. 옛부터 이러한 단양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낸 선현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단원 김홍도는 단양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여럿 남기기도 하여 더욱 유명하다. ▶도담삼봉 제 1코스 도담삼봉, 석문을 거쳐 제 2코스 구담봉, 옥순봉, 제 3코스 사인암, 상선암, 숭선암, 하선암으로 이루어져 있는 단양팔경은 코스별로도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좋은 점이 있다. 또한 최근에는 충주호의 유람선과 단양 제 2팔경, 대명 콘도개장 등을 중심으로 하여 종합관광지로 발전하고 있다. 단양의 주요 명승지 몇 곳을 소개하자면, 먼저 이름만으로도 유명한 도담삼봉이 있다. 남한강의 물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강 한 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세 봉우리를 볼 수 있는데, 그림처럼 아름다운 이 삼봉은 중심에 있는 장군봉을 중심으로 북쪽 봉우리를 처봉이라 하고, 남쪽 봉우리를 첩봉이라 한다. ▶도담삼봉에 얽힌 전설 이곳은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이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 할 만큼 많은 시절을 이곳에서 지냈다고 한다. 그만큼 그림 속에 담겨 있는 듯, 아름다운 절경에 매료가 되어있었다는 것이다. 도담삼봉에 얽혀 있는 전설에 따르면 옛날 남봉과 처봉은 금실이 좋았으나 불행히도 아이가 없었다. 그러자 남봉은 아들을 얻기 위해 첩봉을 얻었고 첩봉을 통해 결국 아이를 갖게 되었다. 첩봉을 둔 남봉이 얄밉고, 미워 처봉은 돌아 앉아 있고, 첩봉은 아이를 가진 불룩한 배를 남봉 쪽으로 내밀며 뽐을 냈다.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하느님은 첩을 두고, 뽐을 내고, 시기 질투하는 셋 모두를 영원히 움직일 수 없도록 하는 벌을 내렸다고 한다. 그 벌로 굳은 세 사람이 지금의 도담삼봉이 되었다는 전설이다. 살펴볼수록 그 생김새와 이름이 잘 어울려 도담삼봉에 어울리는 이름과 전설을 만든 선조들의 지혜와 상상력에 새삼 감탄스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선현들에게의 도담삼봉 신선이 되어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나룻배를 타고 ‘삼도정’이라는 육각정자에 올라보자. 이곳에 올라 시 한 수를 읊고 있자면 누구라도 신선이 된 듯 할 것이다. 일찍이 퇴계이황 선생께서는 ‘산은 단풍잎 붉고 물은 옥같이 맑은데/ 석양의 도담삼봉엔 저녁놀 드리웠네./ 신선의 뗏목을 취벽에 기대고 잘적에/ 별빛 달빛아래 금빛파도 너울지더라’ 고 하는 시를 지어 도담삼봉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적이 있었다. 또한 삼봉은 원래 강원도 정선군의 삼봉산이 홍수 때, 떠 내려와 지금의 도담삼봉이 되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매년 정선군에 세금을 내고 있던 단양은 어린 정도전이 “우리가 삼봉을 정선에서 떠내려 오라 한 것도 아니요, 오히려 물길을 막아 피해를 보고 있어 아무 소용이 없는 봉우리에 세금을 낼 이유가 없으니 필요하면 도로 가져가라”고 한 뒤부터 세금을 내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화려한 야경 이처럼 전설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아름답고도 신비한 이야기에 더해 현대적인 멋도 가미되어 있다. 야간에는 조명을 통하여 경이로운 야경을 감상할 수도 있게 되어 있는 것이다. 더 나은 관광지로서의 효용을 창출하기 위해 7억여 원의 사업비를 들여 국내 최초로 노래방식 음악분수시설을 만든 것이다. 음악분수는 최첨단 컴퓨터 프로그램 방식으로 노래를 부르면 음정에 따라 36가지의 다양한 모양으로 분수를 분출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토록 시설이 되어있어 관광객의 음악 참여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도 도담삼봉과 동양에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돌무지개 석문, 지하 궁전세계인 고수동굴이나 천동동굴을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충주호의 유람선을 타고 구담봉과 옥순봉을 관람하면서 단양 8경을 모두 둘러보면 한나절을 보내기에 충분하다. ▶자가 교통 단양톨게이트에서 나와 우회전하면 단양으로 가게 된다. 서울쪽에서 출발을 했다면, 남제천톨게이트에서 내려서 단양까지 가도 된다. 4차선이라 막힘없이 편안하게 갈 수 있다. 좌회전을 하면 제천을 통해서, 우회전을 하면 수산쪽으로 청풍호를 들러서 가게 된다. 경치도 좋고 막힘도 없다고 해서 과속운전은 금물이다. 운전은 항상 조심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원한 야외에 나온 기분에 들떠 속도가 붙었다는 사실을 잊는다면 바로 과속위반 딱지가 날아오게 될 것이다. 한적하고 막힘도 없는 대신 군데군데 과속 방지 카메라가 많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대중 교통 1)동서울터미널~단양 고속버스 이용(1일 12회, 2시간 30분 소요) 2)대전~단양 직행버스 이용(1일 25회, 3시간 30분 소요) 3)안동~단양 직행버스 이용(1일 44회, 2시간 소요) 현지에서는 단양~도담삼봉 시내버스를 이용(1일 25회, 5분 소요) ♥단양 제2팔경 도담삼봉에서 옛 선현들의 자취와 현대식 멋을 두루 감상했다면 이제 북벽, 온달산성, 다리안산, 칠성암, 일광굴, 금수산, 죽령폭포, 구봉팔문으로 이루어진 단양 제2팔경을 여행해 보자. 아쉽지만, 여기서는 고구려의 혼이 서려있는 온달산성만을 소개하기로 한다. 온달산성은 남한강변의 해발 427m의 성산에 축성된 길이 972m, 높이 3m의 반월형 석성으로 원형이 잘 보존 되고 있으며, 사적 제 264호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온달산성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단양시가지와 구불구불 흘러가는 남한강의 전경은 보고 있자면 절로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역사속의 온달 산성 온달산성의 지명과 전설에 의하면 영토확장 경쟁이 치열했던 삼국시대에 한강을 차지하기 위한 고구려의 전초기지로서 신라와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전투가 매우 치열 하였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고구려 평원왕의 사위 바보온달 장군의 무용담과 함께 평강공주와의 사랑이야기가 전해오면서 붙여진 이름으로 성안에서는 삼국시대의 유물이 출토되기도 하여 역사학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곳이다. 우리에게 흔히 바보온달 이야기로 전래동화 속에서만 존재했던 온달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주체적 삶을 결정했던 평강공주의 이야기는 온달산성에 가 본 사람에게는 더 이상 동화 속 이야기로만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또한 역사적으로도 만일 신라에 의해서가 아닌 고구려에 의해서 삼국통일을 이루었다면 현재 중국의 양자강과 황하강 주변이 우리의 땅이 되었을 것이라는 역사적 회고를 해 볼 수도 있으며, 온달의 홀어머니에 대한 효행심이나, 평강공주의 내조의 힘 등을 통하여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과 의미를 주는 유서 깊은 곳으로 온달 동굴과 더불어 학생들의 고적답사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성의 확실한 축조 연대는 알 수 없으나, 삼국시대 때의 영토 확장을 위하여 삼국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때 축성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산성은 우리나라 고대 성곽에서는 보기 드문 양식으로 되어있으며, ‘신증동국 여지승람, 여지승람, 여지도서, 열려실기술, 대동지지, 만기요람, 충청북도지, 단양군지, 호서읍지, 영춘읍지’에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산성을 이렇게 남한강과 인접한 험한 해발 400m의 산에 쌓은 이유는 국방의 요충지이기 때문이며, 가장 중요한 수로인 남한강을 통제하고 대로를 견제하기 위함이었고, 소백산맥의 동쪽으로부터 열린 길 12개 중 온달 산성을 지나는 중요한 도로가 있기 때문이었다. 수많은 고갯길은 당시에 모두 중요한 길이었다. 때로는 전쟁의 길이었고 평상시엔 문물이 서로 통하는 문화와 경제의 도로였던 것이다. ▶온달장군 전설 온달산성에도 얽혀 있는 전설이 있다. 온달장군이 온달산성 아래서 전사하였는데 관을 내어가려 하였지만, 그가 들어있는 관은 몇 십 명의 장정이 달라붙어 들어도 꼼짝하지 않았다. 이를 본 평강공주가 “죽고 삶이 결판났으니 편안하게 가라”고 하면서 입고 있던 치맛자락을 벗어 관에 얹어놓고 통곡하자 관이 움직였다는 전설이 있는가 하면, 온달장군과 평강공주가 군사들의 사기진작의 일환책으로 편을 갈라서 윷을 놓았다는 윷판바위가 영춘상리 휴석동에 있다. 또한 장말리 선돌에는 입석이 있는데 온달장군의 누이가 온달장군이 성을 쌓는다는 소식을 듣고 오다가 온달이 신라군에 패하여 영월 흙성 안으로 퇴진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에 누이는 화신이 되었고, 그 입식은 영춘면 장말리 입석부락을 통해 전하고 있다. 또 흥미 있는 전설 하나는 온달성안에는 샘물이 있었고, 물이 빠져 나오는 수구도 있었다는 기록이 문헌에 전한다. 그러나 전투에 패한 온달장군이 퇴진하면서 이곳의 물구덩이를 막아 버린 것은 물론 가지고 있던 모든 보석들까지 감추어 버렸다고 한다. ♥온달동굴 단양은 크고 신비한 동굴이 많기로도 유명한 지역이다. 보통 단양의 고수동굴을 많이 알고 있지만, 지난 97년부터 일반인에게 개방된 석회암동굴인 온달동굴은 아직까지 태고적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가 볼만한 곳 중의 하나이다. 온달 동굴은 약 4억 5천만 년 전에 생성된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그 존재가 ‘신증동국여지승락 제 14권 충청도 영춘현 고적도’에 기록되어있으며. 소백산과 남한강을 끼고 있는 이 동굴은 사적 제 264호인 온달산성이 위치해 있는 성산(진산)기슭의 지하에 자리하고 있다. 특이할만한 점은, 온달과 관련된 많은 전설에 의하면 온달동굴은 온달산성과 통한다는 것이다. 전설 속 영웅이 온달산성에서의 전투에 패하자 후일을 기약하며 온달 동굴 어딘가에 꺾이지 않은 기백을 감추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온달동굴은 석회암종의 담백석 종유석과 석순 등이 잘 발달되어 내부의 비경이 웅장하고 동굴의 진입로가 수평을 이루고 있어 관람하기 수월하다. 동굴의 총길이는 800M로 주선과 지선을 이루고 1, 2, 3, 4지구로 구분되어 아기자기한 석순이 많고 동굴내부의 지하수량이 풍부하여 현재까지도 2차 생성물이 자라고 있다. 노래기, 지네, 곤충, 포유류(박쥐)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어, 사람의 발길이 많지 않았다는 것 또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통 도예촌을 향하여 단양의 자연 관광지들을 바라보며 우리 전통 자연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 있다면, 이제 도예촌을 방문하여 우리 민족의 혼을 더욱 느낄 수 있도록 해 보자. 단양군 대강면 방곡 도예촌을 가면 우리 전통 도자기만을 고집하는 10여명의 도예인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최근 잇따라 옛 가마터가 발견되고 있으며 17세기쯤부터 백자와 분청사기를 생산하여왔던 것으로 알려져 조선시대 민수용 도자기의 집산지로서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방법에 따라 가마에 소나무 장작불을 이용해서 도자기를 만드는 방법은 나름의 우리 전통 문화를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소통로가 될 것이다. 단양에서 도자기제작이 발달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지역적 특성으로 도자기 제작 원료인 사토와 물토가 풍부하게 매장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약의 원료인 물토는 전국 최상급으로 인정받고 있어, 단양의 도자기는 어느 지역 못지않은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단양군은 94년부터 방곡 도예촌 복원에 나서 전시매장과 전통 가마를 복원했으며, 휴게시설과 옹기공원도 조성했다. 최근엔 관광객이나 수학여행단을 위해 창작 스튜디오와 도예 체험장 세미나실 및 숙소를 갖춘 도자기공예교육원도 문을 열어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먹을거리 단양은 마늘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단양에 왔다면 영양 많기로 유명한 마늘을 이용한 영양마늘솥밥으로 허기를 채우는 것도 괜찮겠다.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것처럼 마늘의 영양가는 건강에 매우 좋다. 그러나 마늘이 아무리 좋다고 마늘로 만든 돌솥밥이 있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단양읍내 터미널 맞은편 작은 골목길로 들어가면 마늘 요리로 유명한 ‘장다리 식당’이 나온다. 이곳은 산채비빔쌈밥, 도토리빈대떡, 마늘솥밥 등을 잇따라 개발해 단양군 요리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세 차례나 받은 집이다. 특히 마늘솥밥은 이 집을 대표 할 수 있는 음식인데 돌솥에 생마늘과 찹쌀, 흑미, 기장, 백미를 넣어 밥맛이 독특한 것이 특징이다. 마늘이 들어갔다고 해서 밥에서 마늘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을까 염려할 필요는 없다. 마늘 냄새가 전혀 없어 여성이나, 어린아이도 부담 없이 맛 볼 수 있다. 새콤달콤한 마늘장아찌와 마늘샐러드 등 다양한 마늘반찬도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마늘과 은행 등을 넣고 지은 솥밥에 마늘쫑튀각, 마늘샐러드, 마늘통튀김, 마늘초절임 등 마늘반찬과 생선구이, 두부구이, 옥수수범벅, 구수한 된장찌개가 곁들여지는 마늘솥밥 정식을 먹고 나면, 온달의 힘이 어디서 생겨났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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