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로고 상표등록 분쟁 또다시 논란... 특허청, GS측에 의견제출서 통보

올초 LG그룹에서 분사해 GS그룹의 출범을 앞두고 논란이 벌어졌던 기업이미지(CI)로고 분쟁이 또다시 불거졌다. 특허청이 지난 8월 29일 GS홀딩스에 GS로고가 중견기업인 ‘삼이실업’로고와 유사해 수요자들의 혼동을 초래할 염려가 있다며 상표·서비스표 등록을 받을 수 없다는 의견제출통지서를 보낸 것. 이로인해 GS그룹이 추가 의견제출서를 특허청에 제출하겠지만, 특허청의 판단을 뒤집을 만한 결정적 증거를 갖춰야 한다. 이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하면 GS그룹이 출범하면서 주유소와 편의점에 기업이미지(CI)를 교체하기 위해 들였던 1천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날릴 판이다. 게다가 특허청에서 이를 받아들여 주지 않으면 결국 GS그룹은 또다시 로고를 새로 만들어 전국 영업점의 로고를 교체 해야하는 등 추가 비용부담도 우려되고 있다. GS그룹은 지난해 11월 로고를 상표출원을 냈고, 삼이실업은 1993년 외국 디자인업체에 의뢰해 해당 로고를 만든 뒤 12년째 써왔지만, GS가 지난해 11월 상표를 출원한 뒤 새 CI를 발표하자 올해 2월 뒤늦게 상표등록을 출원을 냈다. 의견제출통지서는 상표등록출원에 대한 1차 심사 결과로 특허청은 이에 대한 GS그룹의 의견서를 검토한 뒤 두세 달 뒤 최종 결론을 내게 된다. 특허청은 GS에 보낸 통지서와 관련 GS그룹 측은 “특허청에 7일 의견서를 제출했다”며 “우리가 상표 출원도 앞섰고 삼이실업이 주장하는 내용도 근거가 없다”고 강경히 맞서고 있다. 현 상표법에 따르면 비록 출원을 먼저 했더라도 기존에 이미 알려진 비슷한 상표가 있으면 혼동을 막기 위해 특허청은 출원을 거절할 수 있게 돼 있어 GS 로고 상표등록에 귀추가 주목된다. ◆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로고 분쟁 올초 이미 불거졌던 GS의 그룹 심벌이 중소업체인 삼이실업 심벌과 색상만 다를 뿐 모양이 거의 유사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GS그룹은 지난 2월 주황, 초록, 청색을 바탕으로 한 새 CI를 발표하고, 주황색은 정유의 에너지가 상징하는 역동성을, 초록은 유통·서비스 사업을, 청색은 투명 경영의 의지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새로운 로고는 ‘삼이실업’의 로고 모양이 유사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시 GS로고 제작과 광고, 기업이미지(CI) 교체에 1000억 원 이상이 든 것으로 알려져 막대한 추가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 된 바 있지만 이번 특허청의 통지서로 로고 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된 것이다. GS측도 이번 통지서로 인해 놀라는 표정이다. 그간 GS 측은 삼이실업의 로고 분쟁과 관련,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았지만 “삼이실업이 주장하는 내용도 근거가 없다”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는 점이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 소재의 삼이실업은 지난 81년 설립돼 섬유, 신발, 철강, 건축자재, 일반잡화, 가구 등을 수출입하며, 일반건설업 면허도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두 회사 심벌은 모두 영어 알파벳 ‘G' ‘S' ‘E' 등을 형상화 한 것으로, GS 심벌은 주황 초록 청색이 섞여 있는 반면 삼이실업 로고는 옅은 적색인 점만 다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GS는 지난 90년대 LG그룹 CI를 맡았던 세계적 브랜드 컨설팅업체 ‘란도'에 용역을 맡겨 심벌을 디자인했고, 삼일실업은 그보다 12년 전 스페인 디자인 업체에 의뢰해 로고를 제작해 현재까지 사용 중이다. ◆ 삼이실업, ‘12년전부터 사용해왔다’ 올초 GS 측이 특허청에 국내 상표 출원에 대해 GS는 국내상표 등록 현황을 검토한 뒤 새 로고와 유사한 심볼이 없어 로고 신청을 내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당시 한 GS 관계자는 “국내 상표등록 현황을 검토한 뒤 유사한 심볼이 없어 작년 11월에 등록 신청을 냈다”면서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는 마당에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설멸한 바 있다. 이 로고 분쟁이 점점 가시화 되면서 삼이실업은 자사의 저작권을 주장하고 하고 있다. 이는 GS가 굴지의 대기업인 점을 존중해 가급적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겠지만 10년 넘게 써온 심벌을 포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와 관련 삼이실업 관계자는 “언론보도를 통해 GS 로고가 유사하다는 걸 알았다”면서 “상표등록은 해두지 않았지만 12년 전 스페인 회사에 맡겨 심볼을 디자인 한 뒤 현재까지 광고 등을 통해 공식 사용해온 만큼 저작권은 분명히 우리 쪽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이실업은 GS 로고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자사의 로고와 유사하다고 판단, 곧바로 상표등록 출원을 해놓았다고 한다. 이에 GS는 고문 변호사와 함께 법률 검토에 들어가는 한편 삼이실업 역시 고문변호사와 후속 조치를 협의를 하고 있지만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 GS 결정적 증거 제시해야 지난 8월 29일 특허청이 GS그룹에 상표등록출원을 거절한 이유는 두 가지다. △ GS그룹의 '도형(로고)'이 수요자에게 현저하게 인식돼 있는 삼이실업 심볼마크와 유사해 상품 출처를 인하고 혼동하게 해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다는 것(상표법 제7조 1항 11호). △GS그룹에서 이 로고를 사용할 경우 공정하고 신용있는 상거래질서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것(상표법 제7조 1항 4호). 물론 GS그룹에게는 오는 10월 29일까지 두 차례 의견 제출을 할 기회가 있다. 그러나 합당하고 결정적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 특허청 이를 수용할 경우 GS그룹의 상표등록출원이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GS그룹은 새로운 로고를 상표로 등록할 수 없어 법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이후 삼이실업과 같은 유사 상표가 등록되면 아예 로고 자체를 바꿔야 하는 상황까지 도래될 수 있다. GS그룹이 CI 작업을 하면서 지출한 광고나 간판교체 등의 비용은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경우 다시금 전면적인 CI 작업을 해야 한다. 이 같은 까닭에 GS그룹에서는 상표등록출원을 성공시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것. 그러나 상표권 분쟁의 상대측인 삼이실업 쪽에서도 쉽게 물러나지 않을 태세여서 GS그룹이 '상표권 사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사진설명 : GS Mark ( Geprueft Sicherheit Mark ; 독일안전마크) ] 삼이실업측은 특히 특허청에 로고뿐만 아니라 'GS'라는 알파벳 문자도 독일의 기기안전법에 따른 안전과 품질을 보증하는 마크와 유사해 상표등록을 할 수 없다며 정보자료를 제출한 상태다. 독일의 GS마크는 우리나라 KS마크, 품자마크같은 것으로 독일에서 통용되는 공 산품에 인증을 해주고 있다. 상표법 7조 1항 1조 규정에 따르면 국내외 국가에 공공기관이 사용하는 감독용이나 증명용 인장, 기호와 유사한 것은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게 돼 있어 GS는 로고뿐만 아니라 알파벳 두 자도 등록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 1000억원짜리 GS로고 향방은 ... 또한 삼이실업과 GS그룹의 로고는 수 백년 전부터 내려온 라틴 문양의 '프랑켄슈타인 서체'에 알파벳 'S'를 결합·응용한 디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표권 분쟁과 관련해 삼이실업 관계자는 "삼이실업 로고는 지난 1993년에 만들어 12년째 써왔던 것"이라며 "당연히 상표권은 우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GS그룹쪽에 내용증명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의견을 전달했는데도 GS그룹쪽에서는 한 차례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법적 분쟁도 각오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우선 이 문제를 원만히 풀기를 바란다”고 양사간의 타협을 시사했다. 반면 삼이실업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GS그룹쪽에서는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는 반응이다. 한 언론에 따르면 여은주 GS홀딩스 홍보부장은 "특허청의 의견제출 통지서는 삼이실업 쪽의 주장이 다 맞으면 상표등록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소명을 해달라는 것"이라며 최근 특허청에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여 부장은 "삼이실업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을 뿐더러 그 로고를 어떤 제품에 썼는지도 확실하지 않다"며 "그 회사의 (타당하지 않은)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하는 의견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상표등록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해 분쟁은 쉽사리 조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언론은 'GS그룹의 의견을 특허청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여 부장은 "전혀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고 전하고 있다. 또한 여 부장은 상표권 분쟁 문제를 풀기 위해 만난 적이 없다는 삼이실업의 주장과는 달리 "양쪽 실무진들이 몇 차례 만났다"고 반박했다. GS그룹과 삼이실업의 상표권 분쟁은 빠르면 오는 29일, 늦어도 다음달 29일까지 결론이 날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양사가 그 이전에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한편 GS로고를 제작한 ‘란도’사는 10년 전 LG그룹 심벌 디자인을 한 당시에도 표절 시비에 휘말린 전적이 있으며 LG로고가 미국의 한 단체 로고와 모양과 색이 유사해 논란을 빚기도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