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유아이엘, DK아즈텍 지원위해 전환사채 인수

부실계열사 DK아즈텍을 살리려는 동국제강(회장 장세주)의 노력이 눈물겹다. 계열사를 통한 자금대여, 유상감자 후 유상증자 단행 등 온갖 방법을 대동했지만 DK아즈텍을 덮은 어둠은 걷히지 않았다. 이번에 동국제강이 꺼내든 카드는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한 지원. 동국제강이 그린 ‘DK아즈텍 살리기’ 시나리오는 뭘까.

DK유아이엘, DK아즈텍 CB 인수해 차입금과 상계처리
향후 주식전환권 행사해 재무구조 개선 추가지원 예상

▲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 ⓒ뉴시스

최근 DK아즈텍은 110억원 규모 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만기이자율은 6.9%며, 발행되는 전환사채 전량은 계열사 DK유아이엘이 인수했다. 전환가액은 액면가(5000원)의 10배인 주당 5만원이었다.

전환사채 발행해 차입금과 퉁쳤다

이번 거래는 문서에 달린 조건 하나가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전환사채 납입금액은 DK유아이엘(으로부터 빌린) 기존 차입금 110억원으로 상계 납입한다”는 문구다.

통상 전환사채를 발행하면, 발행총액만큼 자금이 들어온다. 그러나 DK아즈텍은 전환사채 발행대가로 받아야할 돈을 이전에 DK유아이엘로부터 빌렸던 돈과 맞바꾸기로 한 것. 실질적으로 DK아즈텍에 현금이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갚아야했던 차입금과 맞바꾸는 결과였다. 전환사채 이자율(6.9%)이 DK유아이엘로부터 빌린 차입금 이자율(6.9%)과 같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 같은 거래는 부실계열사 지원의 위한 일종의 ‘변칙’라는 지적도 나온다. DK아즈텍은 지난 4월 20대 1 감자를 단행한데 이어 5월 2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유상증자에는 동국제강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이 모두 불참, 55억원을 조달하는데 그쳤다. 증자가 목표대로 되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증자발행가격이 액면가(5000원)의 10배인 5만원으로 손실을 감수하지 않고는 참여하기 어려운 가격대였기 때문이다.

이후 DK아즈텍은 계열사 인터지스를 상대로 45억원의 제3자배정 증자를 단행했다. 총 1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지만 이마저도 당초 목표치(200억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추가방안이 요구됐고, DK아즈텍의 선택은 전환사채 발행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나머지 100억원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추가지원도 예상된다. 이를 가늠해볼 수 있는 열쇠는 이번에 발행한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이 DK아즈텍 액면가(5000원)의 10배인 5만원이라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이런 가격에 발행하면 흥행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현재 5000원짜리 주식을 5만원에 사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실한 계열사를 지원하겠다는 애정(?)이 있지 않고서는 성사될 수 없는 거래였다.

게다가 DK유아이엘이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5000원짜리 주식을 5만원에 사면, DK아즈텍은 주식을 발행한 만큼 부채는 줄고 자본은 증가해 재무구조가 개선된다. 향후 DK유아이엘이 DK아즈텍을 살리기 위해 전환권을 행사, 주당 5만원을 주고 주식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DK유아이엘 관계자는 “전환청구권 행사는 상황에 따라할 것”이라며 “기간 내 DK아즈텍 사업성이 좋아지면 주식으로 바꾸지만 아니면 바꾸지 않을 계획”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전환사채 납입비용을 차입금과 맞바꾼 것과 관련해서는 “DK유아이엘 입장으로서는 똑같은 이자를 받기 때문에 다를 게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母子는 함께 웁니다”

DK아즈텍은 2011년 5월 동국제강에 인수된 LED용 사파이어 잉곳 제조업체다. 동국제강이 막대한 투자를 하며 키우려했지만 업황부진으로 적자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2011년과 2012년 151억원, 20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정도였다. 차입금도 급증했다. 편입 전 89억원이었던 차입금은 2012년말 673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지불한 이자비용만 46억원에 달하는 등 DK아즈텍 상황은 좋지 않다.

그러다보니 동국제강의 DK아즈텍 살리기가 계속됐다. 유상감자 후 유상증자(100억원)를 단행해 재무개선을 꾀했고, 계열사를 통해 155억원을 수혈했다. 자금대여를 해줬던 계열사는 인터지스(45억원)와 DK유아이엘(110억원)이다. DK유아이엘은 이번에 전환사채를 인수, 차입금 110억원을 없애주기까지 했다.

이러한 그룹차원의 지원은 ‘동반부실’ 우려를 낳고 있다. 동국제강도 철강업 불황 탓에 적자행진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동국제강은 490억원의 분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당기순손실 2350억원)에 이어 적자였다. 이런 상황에서 DK아즈텍을 비롯한 부실자회사들까지 부양하면서 타격은 커질 전망이다.

앞서 동국제강은 페럼인프라가 실시한 100억원대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DK아즈텍에 100억원을 지원했다. 이달 내 국제종합기계가 실시하는 유상증자(610억원 규모)에도 31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국제종합기계의 경우 결손보전을 위해 유상증자 전 감자를 결정, 유니온스틸의 지분전량(1370억원 규모)을 무상소각해주기도 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