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유력 인사들을 배출한 칭화대를 방문해 ‘새로운 20년을 여는 한·중 신뢰의 여정’이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앞서 김영삼·김대중·이명박 전 대통령은 중국의 전통적 명문대인 베이징대에서 연설했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칭화대 출신인 점 등을 감안해 처음으로 칭화대에서 강연했다.

칭화대는 중국 정부가 지정한 전국중점대학 중 하나로 이공계를 포함해 다양한 학문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중국의 명문 종합대학이다.

1911년 ‘의화단의 난’ 배상금 일부를 출자해 설립한 미국 유학준비학교 ‘칭화학당(淸華學堂)’으로 출발해 1928년 국립칭화대로 개명한 뒤 자연과학 및 엔지니어링 분야 위주의 종합대학으로 중점 육성됐다.

특히 시진핑 주석의 모교이기도 하다. 시진핑 주석과 후진타오 전 주석을 비롯해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우방궈(吳邦國)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저우 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 류옌둥(劉延東) 부총리 등 다양한 정치지도자들을 배출했다.

중국은 앞으로 10년간 출신과 성장 배경, 성격과 성향, 업무 스타일, 정치 노선 심지어는 외모까지 전혀 다른 두 사람의 손에 국가의 명운이 달려있다.

한사람은 칭화대 출신의 태자당 리더인 시진핑이다. 또 다른 한사람은 베이징대 출신의 공산당 최대 계파인 공산주의청년단 수장인 리커창(李克强)이다.

당서열 1,2위인 이들이 대립을 하면 심각한 권력 투쟁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 최근 그런 징조가 보이고 있는 중요한 사건이 발생했다.

베이징대 학생들이 시진핑 주석이 이 대학 학생들에게 보낸 서한에 집단 발발했다.
당시 서한에서 시진핑 주석은 고고학과 학생들에게 베이징대 학생들의 이상과 지향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이 시대의 선구자와 개척자가 되라고 격려했다.

그러나 베이징대 학생과 졸업생 70여명은 인터넷에 연명으로 올린 공개 서한에서 “우리는 아무에게도 지시를 받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베이징대에 입학한 것은 국내 일류의 학문 환경뿐만 아니라 학문을 중시하는 학교의 교육 이념에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학교 당국이 시진핑 주석의 답신에 담긴 정신을 학습하자는 캠페인에 나서자 이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공개 서한을 통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사태로 비화됐다.

공개 서한이 짧은 시간 내에 인터넷에 대량으로 유포되면서 네티즌의 관심이 고조되고 이 대학의 중량급 졸업생들의 서명이 잇따르자 대학 당국은 이 서한을 삭제했다.

공개 서한은 “대학생은 학문 연구를 천직으로 삼아야지 대학이 출세나 돈벌이를 위한 수단이 되서는 안된다”는 베이징대 설립자 차이위안페이(蔡元培) 초대 총장의 교육 이념을 강조했다.

서한은 또 학교 측이 5.4 운동 기념일을 맞아 정치적 아부를 했다고 비판하면서 5.4운동이 애국을 위한 것인지 또는 지도자를 위한 것인지, 진보를 향한 것인지 아첨을 떨기 위한 것인지, 과학을 추구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곡학아세(曲學阿世:그릇된 학문을 이용해 권력자나 세상에 아첨하는 모습)를 위한 것인지를 따졌다.

결론적으로 보면 베이징대 학생들은 칭화대 출신의 시진핑 주석보다는 자신의 모교 선배인 리커창을 더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다.

이러한 점은 향후 중국의 정치적 흐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 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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