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해외순방, 무엇을 내놓을까

노무현 대통령은 9일(한국시간 10일) "세계 10위권의 경제 중견국가인 한국과 멕시코는 교역과 투자, 과학기술 협력을 통해 서로의 더 큰 발전을 이루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 내외 주최로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참석, 답사를 통해 "정상회담에서 '21세기 공동번영을 위한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합의함으로써 양국관계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되었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올해가 한인의 멕시코 이주 100주년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이제 한인 후손들은 개척정신과 강인한 의지로 멕시코의 모범적인 시민으로 정착했다"며 한인 후손들에 대한 멕시코 정부의 더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양국 정상은 또 만찬에서 과거사 청산과 정부혁신 등 개혁정책 추진 경험과 함께 한반도와 국제정세, 양국간 협력증진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멕시코 '21세기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 앞서 노 대통령은 한-멕시코 양국 관계를 '21세기 공동 번영을 위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양 정상은 이날 멕시코시티 국립궁전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하고 향후 교역.투자를 더욱 확대, 촉진시키기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양국간 '전략적 경제보완 협정'(SECA)을 체결하는데 노력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와 함께 IT.과학기술 및 자원.에너지 분야에 이르기까지 실질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고, 양국 국민간 이해와 우호증진을 위해 문화학술교류도 강화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특히 유엔 개혁 방향과 관련, 총회 및 경제사회 이사회를 강화하고 안전보장이사회를 보다 투명하고 민주적이며 국제사회의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정우성 외교보좌관은 이와 관련, "양국이 안보리 개혁 과정에서 상임이사국 증설에 반대하고, 비상임 이사국을 증설해야 한다는데 공동 보조를 취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평화정착에 대한 멕시코 정부의 적극적 지지에 사의를 표했고, 폭스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북핵 및 대북정책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올해 초부터 시작된 한인 멕시코 이주 100주년 경축 행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준 멕시코 국민과 정부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경제분야에서 한국 건설업 분야의 대 멕시코 전략 투자가 이뤄지도록 하고, 국산 훈련비행기를 멕시코가 구매해줄 것을 요청했다. 양 정상은 회담결과를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관계 장관들이 서명하는 6개 분야 조약서명식에 임석한데 이어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의 의지를 대외적으로 천명했다. 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양국간 경제교류중 핵심은 한국기업이 멕시코에 전략적 투자를 얼마나 많이 하느냐"라며 "양국 기업이 갖고 있는 기술경영, 시장개척 노하우를 함께 공유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인만큼 획기적 진전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 대통령은 "양국은 국제사회 다자간 상호조율과 양국 국가이익에 공조하는 비전을 갖고 있고, 유엔 상임이사국 관련한 유엔 개혁에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협정서명식에서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과 루이스 데르베스 멕시코 외교부장관은 '형사사법공조조약', '세관상호지원협정'에, 이희범 산업자원부장관과 페르난도 카날레스 경제부장관은 '광물자원협력약정', '무역구제기관간 협력 약정'에 서명했다. 또 오영교 행자부장관과 로메로 공공행정부장관은 '정부혁신분야 협력약정',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과 세리솔라 교통통신부장관은 'DMB 협력 약정'을 각각 체결했다. 앞서 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아침 멕시코시티 시내 조국기념탑에 헌화한데 이어 폭스 대통령 내외와 함께 국립궁전 중앙광장에서 거행된 국빈방문 공식환영식에 참석했다. ◆노대통령 "멕시코는 중남미 시장 교두보" 노 대통령은 또 한.멕시코 경제인 오찬간담회에 참석, 양국간 경제협력 증진방안을 역설하며 '세일즈 외교' 활동을 벌였다. 양국 경제인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멕시코시티 시내 호텔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은 우리 기업의 멕시코 자원.에너지.인프라 개발사업 진출에 초점을 맞춰 한국기업의 현지 진출을 뒷받침하는데 진력했다. 앞서 열린 비센테 폭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펼쳤던 경제 통상 외교 활동의 연장선이었다. 노 대통령은 우선 "한국과 멕시코가 과거 불행했던 역사를 가졌다는데 공감대를 가졌다"며 IMF 경제위기를 겼었던 공통점을 거론하며 양국의 경제적 교류 필요성을 강조하는 연설 머리말을 풀어갔다. 노 대통령은 "한국은 주로 그동안에 미국을 제일 큰 시장으로 생각하고 미국 시장과의 교류를 통해 한국경제가 성장해왔지만 지금은 브릭스 4개국, 중남미, 그밖에 여러 국가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점차 균형있게 다변화해나가고 있는 중"이라며 "우리에게 멕시코는 앞으로 가장 중요한 중남미 시장의 교두보"라고 멕시코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한국기업의 대멕시코 투자는 지금도 많다고는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중요성에 비하면 좀 적다고 말할 수 있다"고 진단하며 양적, 질적 경제교류의 확대 필요성을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 멕시코 방문길에 오명 과학기술부총리,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 오영교 행자부장관, 이희범 산자부장관, 진대제 정통부장관 등 5명의 장관에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까지 수행한 점을 상기시키며 멕시코 관계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음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건설분야에서 지금까지 해외공사를 수주하는데 집중해있었지만 앞으로 해외 개발사업을 기획하고, 투자하는 수준으로 변화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현지 조달시장 참여 의지를 피력했고, 전력.자원.에너지 분야 교류도 관심을 표명했다. 노 대통령은 양국의 과거 식민지 경험의 역사적 공통성을 상기시키면서 "남의 나라를 식민지로 지배해보지 않은 멕시코 같은 나라가 세계에서 성공하고, 식민지 지배의 쓰라린 아픔을 갖는 한국과 같은 나라가 성공하는 시대가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어떻든 지금은 시장이 큰 소리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르난도 카날레스 멕시코 경제부장관은 환영사에서 "오늘이 노 대통령의 59세 생일"이라고 소개, 참석자의 생일 축하 박수를 유도한데 이어 "폭스 대통령 정부는 15개월 남았다. 현 정부가 끝나기 전에 가급적 한국과 구체적 협정을 맺기를 희망한다"며 양국 관계의 확대를 바라는 멕시코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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