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산업개발 3년 간 외주구매팀 통해 비자금 조성

두산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는 두산산업개발이 지난 2000년부터 3년여 동안 외주구매팀을 통해 1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8일 검찰은 두산산업개발의 전 외주구매팀장 이모씨는 최 근 검찰 조사에서 이씨가 팀장으로 재직한 2000년 1월부터 2002년 10월까지 매달 3억원 가량, 총 100억원대의 비자금을 만들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외주구매팀장으로 발령되자 백모 상무가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다”며 “하도급 공사대금 및 자재 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뒤 돌려받는 방법을 이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은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진원 두산인프라 코어 상무가 위장 계열사인 동현엔지니어링을 통해 20억원대 비자금을 제공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이씨가 외주구매팀장을 맡기 전과 후에도 두산산업개발이 비슷한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백모 상무와 강모 당시 두산산업개발 사장을 소환해 비자금 규모와 용처 등을 집중 추궁 할 전망이다. 두산산업개발은 1995~2001년 2797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했다고 지난달 8일 자진공시하면서, “분식회계는 부채비율을 낮추는 등 재무건전성을 위한 것이며 비자금 조성 사실은 없다”고 주장 했었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두산그룹 사건과 관련해 출국금지 된 사람이 지난주 15명에서 30여명으로 늘었다”며 “오너 일가 중에는 이미 출금된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사장, 박진원 상무, 박 용욱 ㈜이생 회장 등 3명 외에 추가 출금자는 없다”고 밝혔다. 앞으로 검찰 수사는 두산산업개발이 조성한 비자금이 어디로 갔는지를 확인하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우선 박용오 전 회장측이 제출한 진정서에서 비자금 운용에 관여한 것으로 지목된 박진원(박용성 회장의 장남) 두산인프라코어 상무, 박용만 그룹 부회장, 이재경 그룹 전략기획본부 사장 등에게 갔을 개연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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