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폭발한 ‘대구’ 이번에도 안전 불감증 때문인 것인가?

대구에서 또 다시 참사가 일어났다. 전쟁터를 방불케 할만한 폭발 사고가 일어나 한동안 다른 곳으로 돌렸던 국민들의 시선이 또 다시 대구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 95년 4월 28일,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1호선 건설 현장에서 새어 나온 도시가스가 폭발하면서 등교하던 영남중․고 학생과 출근길 시민 등 101명이 숨지고 125명이 부상당했던 대형 사고를 시작으로 해서 같은 해 8월 5일에는 대구시 동구 신암동 지하철 1호선 12공구 공사장에서 다이너마이트가 폭발해 4명의 사상자를 냈었다. 그리고, 많은 국민들의 가슴을 애타게 만들며, 아직까지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고 있는 2003년 2월 18일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방화 사건에서는 192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중․경상을 입어 사상 초유의 사고로 기록되었었다. 대구의 이 같은 대형사고들은 사고 때마다 뒤늦게 안전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당국의 안전관리 능력 부재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줘 시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 이번 사고는 2일 오후 4시 3분 대구시 수성구 수성 3가 44-1 수성시티월드 옥돌사우나 5층 건물 지하에 있는 보일러실에서 폭발 사고가 난 것이다. 이 사고로 목욕탕에 있던 손님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 43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하에서 일어난 불은 1층 미용실 등으로 옮겨 붙으면서 순식간에 2층 여탕, 3층 남탕, 4층 찜질방을 비롯해 5층 헬스장까지 삽시간에 번져 건물 전체를 모두 태웠다. 또 처음 폭발을 시작으로 10여 차례 연쇄 폭발이 일어나면서 1층 콘크리트 바닥이 내려앉고 건물 벽체, 1층 천정 등 곳곳이 무너졌으며 유리창문이 모두 박살났다. 목욕탕 인근 사무실에 있던 목격자 진술에 의하면 갑자기 ‘꽝’ 하는 굉음이 들려 나가보니 목욕탕 건물 지하가 온통 화염에 휩싸여 있었고, 사고 현장에는 사람들이 쓰러지는 등 아수라장을 이루고 있었다고 말했다. 엄청난 폭발에 이은 큰 불로 이날 오후 11시 30분까지 목욕탕 주인 정명식(57)씨와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자를 포함한 4명이 숨진 채로 발견 되었으며, 1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되었다. 또한 43명이 중․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사고가 난 건물은 목욕탕과 헬스장 등 다중이용 시설인데다가 사고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어서 더욱 피해가 컸다. 2~3층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던 사람들 가운데 10여명은 갑작스런 폭발과 큰 불길에 놀라 건물에서 뛰어 내려 부상을 당했는가하면 일부는 알몸으로 탈출하는 등 큰 소동을 빚기도 했다. 게다가 폭발의 여파로 건물 유리창 파편 등이 무려 100m나 날아가는 바람에 근처를 지나던 많은 사람들도 파편에 맞아 부상을 당했다고 했다. 대형 폭발과 화마가 삼킨 시티월드 목욕탕 건물 안 곳곳에는 무너져 내리거나 조각난 콘크리트 덩어리, 무너진 천장, 깨어진 유리, 부서진 집기, 급하게 탈출을 시도하며 버리고 간 옷가지 등이 나뒹굴며 처참했던 상황을 연상케 했다. 그에 더해 사고가 난 목욕탕 건물 지하 보일러실 등은 폭격을 맞은 것처럼 부서져 붕괴 위험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의 영향으로 정전이 되어 실종자를 찾는데 큰 차질을 빚었으며, 보일러실에서 새어나온 물은 사고 수습의 난재 요소로 작용을 했다. 또한 지하 보일러실 기름 탱크 부근에서는 연쇄 폭발이 일어나 건물 전체에 시커먼 연기와 유독가스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어 진입조차 하기 힘든 것으로 전했다. 이로 인해 초기 진화와 인명 구조에 큰 어려움을 겪었으며,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됐다. 또 폭발 과정에서 목욕탕 건물은 물론, 이 곳에서 100m 안 주변상가와 주택 등 10여 채의 유리창 등이 깨지면서 파편이 곳곳으로 날아들어 도로 등 사고현장 일대는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아수라장을 이뤘다. 이와 함께 목욕탕 건물 앞에 있던 차량 20여대가 폭발해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검게 타거나 창문 유리가 박살났고, 부상자들이 흘린 핏자국은 처참한 사고의 현장을 고스란히 담아놓고 있었다. 사고 주변 지역은 신호등마저 작동하지 않아 교통 대란이 일어났으며, 불안에 빠진 주민들은 인근 동사무소로 대피하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이에 대구시 소방본부는 소방차 30여대와 소방관 등 인력 400여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서 1시간 40분만인 오후 5시 45분께 불길을 잡았다. 이번 사고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인근 주민들의 역할이었다. 그 동안 많은 사고를 겪은 주민들은 고가 사다리 등 소방 장비를 이용해 건물 안에 있던 부상자들을 열과 성을 다해 구조하였다.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실어 날리는 등 사고처리에 적극 동참해 사고를 대하는 마음이 남 일이라고만 말 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번에 폭발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현재 재개발이 추진 중인 지역으로 대부분의 건물이나 주택이 비어있는 상태에서 이 건물만 영업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경찰은 건물주 등이 안전관리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 발생한 인재인 것으로 추정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대구 수성 결찰서는 목욕탕 지하에서 폭발음이 들렸고 불길이 치솟았다는 목격자들의 진술도 있어 사고 발생이 보일러 폭발 때문인 것으로 보고 건물주와 목욕탕 주인 등을 상대로 진술 조사를 하고 있다. 지난 25일 퇴직한 전 목욕탕 보일러공이 퇴사한 뒤에도 목욕탕 주인 정씨가 일을 해 달라는 부탁을 받아 지난 달 31일에 이어 사고 당일에도 목욕탕에 갔으나 냉․정수기 청소만 하고 왔다고 진술한 점을 토대로 하여, 보일러실 고장과 관리 부실 여부, 불량 기름 사용 여부 등에 대해서도 집중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도 안전 불감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대구에 국민들의 애도의 마음이 다시 한번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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