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8.31부동산대책, 여론반대 없다" 주장에 네티즌 발끈

“계약금까지 지불했는데 이제 와서 이러시면 어떻게 합니까!" “위약금 물겠다고 하잖아요. 생각해 보세요, 그쪽 같으면 그냥 파시겠어요?" 지난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거여동 인근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선 작은 소란이 벌어졌다. 갑자기 계약을 파기하자는 집주인을 설득하느라 중개업자와 매수자가 진땀을 빼고 있는 것. 집주인은 계약금 2,000만원을 미리 받았지만 위약금을 물고라도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겠다고 나섰다. 그는 "난 뭘 몰라서 이 가격(2억 5천)에 내놨지만 우리 옆집 사람이 4억에도 안팔겠다고 버티고 있다"며 "위약금 몇 푼 물어주는 게 낫지 그 가격에 어떻게 파냐"고 되물었다. 송파구 거여동 일대가 미니신도시 개발지로 발표되자 곧바로 부동산 시세로 이어져 호가가 상승하고 있다. 이미 내놓은 매물도 다시 거둬들이는 등 투기 바람도 거세게지면서 이같은 상황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거여 1동의 문모 공인중개사는 "하루에 걸려오는 문의전화만도 이전보다 40%이상 늘었고 계약해지를 원하는 집주인들의 전화 또한 빗발친다"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더니 중간에서 곤란하기만 하고 아주 죽을 맛"이라고 얼굴을 찌푸렸다. A 공인중개사 관계자 또한 "매물도 없을 뿐더러 있다해도 가격도 만만치 않아 매수자들이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실정"이라며 "몇 달 전 소문만 무성할 땐 외지인들이 휩쓸고 다니더니 이제는 지역주민들까지 붕 떠, 지역 전체가 둥둥 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기자가 찾은 거여역과 마천동 부근 거리 곳곳엔 '경축, 거여-마천지구 뉴타운 확정' 등의 플랜카드가 나부꼈다. 마천1동 군인아파트 앞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전모씨는 "지역주민들의 기대감은 말도 못한다"고 말했다. 전씨는 "부동산업자들이건 누구건 이쪽은 쳐다보지도 않던 사람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해 집 팔 생각이 없느냐고 묻는다"며 "모이기만 하면 '어제는 얼마였는데 오늘은 얼마더라'고 정보교환하기 바쁘다"고 전했다. 제과점을 운영하는 최모씨 또한 "자고 일어나면 몇 백 만원이 올라 있는데 정말 발등에 불 떨어진 사람들 아니고서야 팔 사람이 있겠는가"라며 "워낙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 다니까 주민들도 '그저 호가아닐까'라고 생각하지만 급등세가 안정이 된다는 소리에 일단 '쥐고 있자'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이제야 이 지역의 집을 살 수 있냐고 묻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평범하고 순진한 서민들"이라고 말했다. 전문 투기꾼들이나 투자자들이 이미 서너달 전에 사들일 만한 지역은 다 사들이고 포기할 부분은 다 포기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정보가 사전에 다 유출됐다는 얘기다. 지난해 가을부터 거여.마천 지역이 뉴타운 지역으로 지정될 것이란 소문이 전문 투자자들 사이에 돌면서 올 초 3월경까지 '투자'라는 명목의 거래가 많았다고 한다. 특히 마천 지역의 투기현상이 심했으며, 거여지역은 정상적인 거래만 이뤄졌었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 거여지역까지 투기 세력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정부의 방침이 발표된 지난 주말부터는 주변 아파트값이 하루에 2000만~3000만원씩 호가가 치솟으면서 매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마천1동의 부동산중개업자는 "이미 거여.마천 지역이 투기지역과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된 데다 국세청이 투기단속반을 대거 투입했지만 투기바람 앞에는 속수무책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만난 부동산 중개업자들 대부분은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있는 자들 배만 불리는 정책"이라며 "뉴타운 지구로 확정만 됐을 뿐 아직 사업계획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처럼 투기 열풍이 불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 아니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과연 집값을 잡겠다며 "투기는 끝났다"고 강조한 정부의 발표가 실효를 거둘 수 있지 두고볼 일이다. ◆노대통령 "8.31부동산대책, 여론반대 없다"주장에 네티즌 발끈 8.31부동산대책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미흡하다"는 지적이 높게 나타난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은 역으로 "이번 부동산정책은 핵심요소가 다 포함된 것으로 이대로만 시행되면 "부동산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는 달성될 것"이라고 주장해 네티즌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2일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 수석. 보좌관회의에 참석, "8.31부동산대책"과 관련 "지금 여론에서나 총론이나 각론이나 정면 반대는 없다"고 일축했다. 노 대통령은 또 "가장 중요한 것은 국회에서 법으로 통과되는 것"이라며 "큰 어려움 없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과거 부동산 정책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가 총론에는 국민 모두가 찬성하다가도 각론의 내용에서는 다양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결국 정책의 핵심요소를 배제했거나 국회통과가 좌절되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한나라당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부의 부동산대책은 기대에 미흡한 점이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고, 실제 네티즌들도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주장에 "남의 탓만 한다"고 비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8.31부동산대책과 관련,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흡하다"는 의견이 48%로 나타났고, "적절하다"는 의견은 22.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부대책이 서민주거환경 개선에 효과가 있을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무려 61.3%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답한 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자는 24.8%에 그쳤다. "여론의 반대가 없다"는 노 대통령의 주장과는 상반된 결과다. 네티즌들도 현실 모르는 노 대통령의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ID "tmddn0704?는 한 포털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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