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부동산대책 이후 부동산 매물 사라져...

“물건 보지 않아도 괜찮겠죠, 빨리 계약부터 합시다” 8·31부동산종합대책이 발표된 후 서울 송파구 거여동 주변 X중개업소에서 한 투자자가 중개업자에게 몰아치듯 계약을 하려고 하는 말이다. 이 중개업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투자자들이 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에 맞춰 모든 매물을 싹쓸이해 지금은 물건이 없어 급매물이라도 재빨리 구입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그는 “계약금의 두배를 물어주고라도 해약하겠다는 집주인의 연락을 오늘 3건이나 받았다”며 “이미 3,000만원이라도 (해약금을)낼테니 해지하자는 집주인도 있었다”고 급변하고 있는 송파의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해약금을 물더라도 기존 거래를 해지하려는 매도자들이 잇따르고 있으며 내놓은 매물은 남김없이 거둬들이고 있다. 이처럼 200만평 규모의 미니신도시로 개발되는 송파지구의 일대 부동산 값이 폭등세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 매도자의 눈치작전 돌입 일선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8·31부동산종합대책 발표 이후 송파 신도시 건설이 확정된 송파구 거여동 일대 아파트 값이 폭등하고 있다. 송파구의 A공인중개사는 “도시개발공사 5단지 25평형을 2억7,000만원에 지난주에 계약했는데 어제 집주인이 2,000만원을 위약금으로 낼 테니 해약하자고 연락해왔다, 어제 3건이나 해약했는데 최근 계약한 물건들은 지금 모두 해약하고 있다”며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매도자들의 눈치작전에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서울시 거여ㆍ마천 뉴타운 지정으로 재개발 지분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마천동 H공인 관계자는 “대부분 매물을 거둬들였다”며 “간혹 나오는 물건도 평당 2,300만원 수준이던 10평짜리 지분을 3,000만원에 내놓겠다고 하니 거래가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송파 일대 중개업소들은 아예 문을 닫아걸거나 문의전화조차 피하고 있다. 거여동 H공인 관계자는 “어제 정부대책 발표 직후 국세청에서 투기단속을 벌이는데다 시중에 매물은 사라지고 거래는 없고 문의전화만 빗발쳐 이 일대 중개업소들 대부분은 문을 아예 닫았다”며 “정부는 메가톤급 호재를 터뜨려놓고 시장이 이렇게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언성을 높였다. 송파구 거여ㆍ마천동 국공유지 주변은 지난 7월부터 개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기세력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정부의 입지선정 소식이 전해진 지난주 말부터 주변 아파트 값은 하루에만도 호가가 2,000만~3,000만원씩이나 올랐고 경매시장에서도 송파구 일대 물건의 낙찰가율이 상승세로 반전됐다. ◆ 남아있는 매물도 없어 이처럼 순식간에 송파지구 집값이 너무 많이 뛰어버린 탓에 지금은 웬만한 중개소에는 남아있는 매물도 없다. 상당수의 부동산 중개소는 매물 부족과 세무조사의 영향으로 문을 닫아버렸지만 그나마 현지에서 오랫동안 영업해 강남이나 강북 등 다른 지역의 큰손 고객을 확보해 놓은 업소들은 문을 닫아 놓은 채 영업중이다. 거여동의 B공인 관계자는 "연초부터 아파트 값이 꾸준히 올랐지만 신도시 개발 소식 이후에는 매물이 걷혀져 지금은 중간 평형의 경우 매물을 찾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현재 방 두 개짜리 15평형 아파트가 1억7천만원에, 금호어울림 39평형이 5억9천만원에 나와 있는 게 매물 전부다. 특전사 인근에 위치한 H공인 관계자는 "며칠 전에는 특전사 부지를 사려면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 황당한 투자자도 있었다"며 "신도시 개발 소식이 전해진 며칠 동안은 외지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는데 그나마 지금은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인근 강남부동산 관계자는 "매도자는 위약금을 물면서까지 물건을 거둬들이고 매수자는 단기급등에 망설이고 있는 분위기"라며 "매도자나 매수자 양쪽 모두 손익분기점을 계산하면서 눈치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A 공인 관계자는 "도시개발아파트 25평의 경우 정부 발표 전만해도 2억6천만원에 나와 있었지만 지금은 3억원대에 육박하고 있어 매수자들이 이 가격을 수긍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제값에 아파트를 사려면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 중개업소는 "송파신도시의 경우 분양아파트 물량중 30%가 지역 우선 배정에 따라 서울시 전역과 성남 거주자에게 돌아가게 돼 있어 향후 이곳 청약바람은 서울 전역과 성남에까지 몰아칠 것이고 이 분위기는 지역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곳 투기열풍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강북 지역은 오히려 뉴타운ㆍ광역개발 등의 호재로 강세를 띠고 있다. 그러나 호재가 없는 지역의 소형 평형 아파트는 가격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일대는 뉴타운 개발과 상계-미아 연계 광역개발 등의 호재로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매물 역시 찾아 보기 힘든 상황이다. 상계동 7단지 31평형은 올해 초 2억5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2억3,000만원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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