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나타내는 말이 여러가지가 있다. 우리는 그냥 자동차로 부르지만 외국에선 다양한 용어들이 사용된다. 우리는 보통 자동차로 부르는데, 외국에선 모터(Motor), 카(Car), 오토(Auto), 비히클(Vehicle)라 부른다. 우리말로 해석하면 모두 내연기관을 탑재한 ‘자동차’다. 이를 사전적 의미로 보면 ‘모터’는 내연기관이며, ‘카’는 자동차의 미국식 표현이다. ‘오토’는 자동(自動)의 뜻에서, ‘비히클’은 운송수단을 나타내는 말이어서 ‘자동차(自動車)’로 통칭한다.

형태를 두고 부르는 말도 제각각이다. 초창기 자동차 산업은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태리, 미국 등 5개국이 주도했다. 그러다 보니 나라마다 그 자부심이 대단해 다른 나라의 용어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결과 현재 자동차와 관련된 많은 용어들은 지금도 제각각 다르다.

일반적으로 ‘세단(Sedan)’이라는 말은 프랑스의 ‘스당(Sedan)’ 지역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스당은 중세 여성귀족의 의자식 가마와 비슷한 운송수단을 말한다. 현재는 엔진이 탑재된 공간과 승객석, 그리고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트렁크가 명확히 분리된 자동차다. 영국에선 이런 차를 ‘설룬(Sallon)’이라고 부르고, 독일에선 ‘리무지네(Limousine)’로 칭한다. 다른 말로 노치백이라 하기도 하고, 엔진룸과 승객공간, 트렁크가 분리돼있다고 해서 3박스 자동차로도 분류된다.

왜건형 자동차도 이름이 다르다. 트렁크와 승객석이 일체형으로 된 ‘왜곤(Wagon)’도 부르는 용어도 천차만별이다. 왜곤은 원래 말이나 소가 견인하는 동력이 없는 ‘마차(馬車)’를 뜻한다. 그러나 같은 차를 영국에서는 ‘에스테이트(Estate)’라고 한다. 이를 미국식 표현으로 사람이 타는 승용보다 화물용 의미에 가깝기 때문에 왜곤형을 표현하는 또 다른 용어로 ‘바리안트(Variant)’라고 한다. 영어 ‘배리어스(Various)’에서 비롯된 독일어가 바리안트다.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된 것이다.

지붕이 없는 차도 이름이 다르다. 컨버터블, 카브리올레, 오픈카로 불린다. 컨버터블은 영어식 표현이고, 카브리올레는 이태리에서 비롯된 말이다. 각 나라가 필요에 따라 부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그냥 오픈카로 통칭된다. 또는 2인승 오픈 스포츠카를 로드스터라고 부른다.

해치백이라고 부르는 차도 있다. 영어사전에서 ‘해치(hatch)’를 찾으면 갑판 위의 뚜껑을 의미한다. 쉽게 보면 잠수함에서 위로 열어 타고 내리는 문이 해치다. 자동차에서 해치를 사용하면 뒤에 문이 하나 더 달려 있다는 의미다. 위로 들어 올리는 문을 말한다. 따라서 해치백 스타일이라 하면 문이 5개인 5도어를 의미하기도 한다. 왜건과는 형태상으로 분류가 된다. 트렁크와 승차공간이 일체형이다. 엔진룸과 승차공간 및 트렁크 공간 두 개로 구성돼 있다고 해서 2박스 자동차라고 한다. 다른 말로는 리프트백, 스윙백, 오픈백으로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 리프트백은 일본 도요타가 등록해서 자동차 명으로 사용한 적도 있다.

이외에 우리에게 생소한 명칭도 적지 않다. 패스트백은 몸체의 뒤쪽이 지붕의 경사처럼 비스듬한 스타일을 패스트백이라 한다. 1930년대 유선형 유행을 타고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인기를 끌었던 형태인데, 주로 쿠페 스타일을 떠올리면 된다. 플레인백은 스포츠카나 미드십 엔진의 슈퍼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다. 패스트백에 비해 뒷부분의 옆면적이 큰 스타일이다. 최근의 패스트백 모델은 플레인백의 영향을 받아 거의 양쪽을 구별할 수 없는 스타일이다.

자동차는 나라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양하고 새로운 이름도 만들어진다. 우리는 늦게 시작했지만 유럽과 미국 등에선 비슷한 시기에 자동차를 만들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용어만을 사용한 것이다. 같은 의미를 두고 여러 말을 혼용하는 게 꽤 불편하지만 아직도 서로 자신들이 자동차 강국이라고 자부하고 있어 용어의 통일은 쉽지 않다.

새로운 용어도 만들어지는데, 대표적으로 다목적 자동차라 하면 통상 SUV로 통칭한다. 그러나 최근 CUV, SAV 등으로 의미가 계속 세분화된다. 나라마다, 그리고 회사마다 용어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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