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승 이상의 승수도 가능성 있어보여

필승의 의지를 담고 12승 도전에 나섰던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한국 시간으로 1일 펫코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 2실점(3안타, 3볼넷, 4삼진)으로 승리를 거두고 시즌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박찬호의 호투로 9-5승리를 한 샌디에이고는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2위팀인 애리조나와의 경기에서 이틀 연속 승리를 거두며 승차를 6.5경기 차이로 벌려 놓았다. 이 날 경기로 3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고 있는 박찬호는 시즌 12승 6패를 기록했으며, 방어율 또한 5.91에서 5.79로 낮아졌다. 현재까지 거둔 승수로 보면, 박찬호는 2002년 이후 최고의 성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남은 시즌 6번의 등판에 모두 승수를 쌓는다면 18승으로 지난 2000년 개인 최다승과 타이를 기록하게 된다. 그렇지 못하다 하더라도 6번 등판에서 3승만을 올린다면, 다시 15승 투수의 영광은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박찬호의 승수와는 관계없이 지구 1위를 지키며 포스트 시즌 진출이 더 급선무인 샌디에이고로서는 박찬호의 승수를 위해 도와 줄 여력이 없다. 잘 던지고도 조금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게 되면, 바로 강판을 시켜 팀 승리를 지키고자 하는 것이다. 박찬호로서는 투구수를 줄이며, 안정감 있어 보이는 투구를 해야만 잘 던진 자신의 승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1일 에리조나전에서도 박찬호는 1,2회 연속 14개의 공을 던진 뒤 투구수가 점차 많아져서 3회에 24개, 4회에 17개 5회에 18개로 7회 강판될 때까지의 투구수는 총 101개였다. 페스트볼과 변화구의 제구력이 모두 좋았다. 포심패스트볼도 최고 94마일(151km)을 기록하는 등 힘 있는 투구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왼손 타자에게 약한 박찬호를 공략하기 위해 애리조나는 1번부터 6번까지의 상위타선에 5명의 타자를 왼손 타자로 집중 배치하였지만, 박찬호는 1회부터 3자범퇴로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샌디에이고의 타선 또한 1회에 3안타 1볼넷에 상대 실책까지 더해 3점을 뽑아내어 박찬호의 심리를 안정시켜 주었다. 4회 곤살레스에게 볼넷을, 클락에게는 안타를 내 주며 무사 1,2루로 위기에 몰린 박찬호는 다시 글로스를 3구 삼진으로 잡고, 그린을 풀카운트로 몰고 가서는 다시 삼진을 잡아내었다. 또한 로이스 클레이튼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위기에서도 점수를 내 주지 않았다. 5회는 여유있게 땅볼 3개로 처리하였지만, 6회 1사 후 곤살레스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함으로써, 올시즌 10번째 피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올 시즌 10개의 피홈런 중 9개가 왼손타자에게서 허용한 것으로 다시 한번 왼손타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홈런을 맞긴 했지만 팀 타선은 더욱 불을 뿜어 6회말 샌디에이고의 신인 벤 존슨이 3점짜리 홈런을 날리며, 동시에 2점을 더 보태 6회에만 5점을 추가하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7회 박찬호가 선두타자 그린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자 투구수를 염려한 브루스 보치 감독은 박찬호를 마운드에서 내려오게 했다. 이 날 경기를 바탕으로 박찬호가 올 시즌 15승 이상의 승수를 달성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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