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통계 기준의 불분명성을 감안하면 세계 1위 가능성도

한국전산원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조사한 것을 토대로 발간한 ‘2005 국가정보화백서’에서 우리나라의 정보화 지수가 작년에 비해 4단계 오른 3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1998년 22위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단기간 내에 19위나 상승한 것으로, 선진 50개국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이번 평가에서도 우리나라의 정보화는 세계 최상위 수준임이 밝혀졌다. ♠“CATV 가입자 수 증가”가 순위 상승 견인. 전체 50개국 중 우리나라는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 1위 ◉CATV 가입자 수 3위 ◉PC보급대 수 9위 ◉전화회선 수 15위 ◉이동전화 가입자 수 24위 ◉TV보급대수 25위를 차지했다. 항목별 순위의 격차는 있었지만, 종합 순위에서 3위를 차지 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국가 정보화 지수는 세계 3위의 최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CATV 가입자 수는 2004년에 비해 전체 50개국 평균 증가율인 8%보다 월등히 높은 15%의 증가율을 기록함으로써 전체 순위 상승에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와 민간 양자간 노력의 결과. 선진국에 비해 산업화는 늦었지만, 그 동안 정부와 민간은 상호 협력을 통해 국가 정보화에 매진해 왔었다. 정부의 의욕적인 정보화 확산 정책과 민간 기업들의 정보화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결코 헛된 일이 아니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게 된 것이다. 우리도 이제 IT 강국으로서 큰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보수적 평가로 3위보다 더 높을 수도 있어. 한편 김창곤 한국전산원장은 “우리나라 이동전화 가입자가 3800만여 명으로 전 국민의 80%에 달하는데도 불구하고 국제통계기준은 불분명한 잣대로 이동전화 가입자 순위를 측정한 것 같다.”며 우리나라의 실제 순위는 3위보다 더 높을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덧붙여 향후 국제기구의 전문가 회의 등을 통해 우리나라 정보화 수준을 제대로 반영하게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웃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이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만족하고 있을 수 없다. 통계적 수치의 순위가 삶의 질을 보장하여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난 수치상의 화려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아직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 실례로 최근에는 우리나라 정보화 지표들이 정체 징후가 나타나기도 하며, IT환경의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 또한 지금의 정보화 순위를 있게 한 첨병으로서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 증가율도 2004년에는 6.6%로 떨어질 정도로 이젠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 더불어 인터넷 뱅킹 등록 고객들까지 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 정보 유출 등 다양한 사이버 침해의 급증으로 말미암은 후유증으로 보인다. 정보화에 따른 심각한 윤리 의식의 타락 등의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지 않고서는 더 나은 정보화 환경을 구축하기 힘든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신뢰와 건전한 문화 구축이 시급 이번 순위에서 1, 2위를 차지한 스웨덴이나 미국은 젖혀 놓고서라도 가까이 우리의 뒤를 따르고 있는 덴마크(4위), 스위스(5위), 홍콩(6위), 대만(7위) 등도 상당한 수준의 정보화를 이룩한 국가들이다. 우리나라 정보통신 분야의 어두운 징조와는 달리, 상위 순위에 링크 되지는 않았지만,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브릭스(BRICs) 4국도 무시 못 할 국가들이다. 더욱이 중국은 차세대 휴대전화 산업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강국이 되어가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국제적 환경에서 우리는 게임이나 채팅 수준에 머물러 있을 때가 아닌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진하는 정보산업에 있어서 잠시 열병을 앓고 난다면, 정보화 순위에서 뒤따르던 국가들에게 추격을 당하는 것은 물론, 더는 따를 수 없을 정도로 뒤쳐질 수도 있다. 정보화 사회에서 국가의 정보화 순위는 국제 신용도 및 국가 브랜드 이미지, 국가 상품의 대외 인지도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기 때문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다. 윤리의식의 회복을 통한 세계 최 상위 정보통신 강국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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