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호남 민심을 걸핏하면 팔아대는가!"…볼썽 사나워"

민주당 "장영달은 자숙하라" `국민의 정부시절 도청' 발표 이후 호남민심의 향방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운 가운데 열린우리당 장영달 상임중앙위원과 민주당이 17일 서로를 향해 "김대중 전 대통령을 팔지 말라"며 격한 말싸움을 벌였다. 포문은 열린우리당 장영달(전주 완산갑) 상임중앙위원이 먼저 열었다. 장 의원이 15일 '안기부X파일'과 '국정원 불법도청' 문제를 언급하며 자신의 홈페이지에 수구세력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호남 민심을 운운하며 진실 공개를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X-파일, 국정원 불법 도청문제 등이 김대중 전 대통령님에게로 번졌다. 이래야 된다느니 저래야 된다느니 말들이 많다. 한술 더해서 호남 민심이 어떠니 저떠니 한다"며 "수구적 자세를 견지하며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세력들이 슬그머니 들고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장 위원은 "국민 지지도가 5%도 안되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정당 지지도를 올려야 할 판"이라고 비꼬았다. 이런 국민의 소망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DJ를 팔아서 혹시라도 자신에게 불어닥칠지도 모를 화를 피해가려는 작은 꾀들이 숨어 있지는 않은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의심이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요지다. 장 의원은 자신도 "4선 국회의원까지 오는 과정에 도청소식에 불안함이 없을 수 없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모두가 어찌 할 수 없는 역사적 도전에 직면하게 된 현실을 누구도 편히 빠져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은 이어 "더 이상 호남민심을 운운하며 호남인을 욕보이지 말기를 엄숙히 호소한다"며 "자신의 정치 연명을 위해 평생의 소임을 다한 DJ를 생각하는 척하면서 실제로 (DJ를) 파는 듯한 모습은 볼썽 사납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 "장영달은 자숙하라"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안기부 X-파일을 둘러싼 최근의 정치권 움직임과 관련해 지난 1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두고 민주당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민주당은 17일 김정현 부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이 민주당을 호남민심과 DJ를 팔아 욕보이려는 세력으로 매도했다“면서 이같은 장 의원의 주장은 “자신이 먹던 물에 침 뱉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면서 “여당 중진 의원으로서 정치 이전에 인간적으로 해서는 안될 말”이라고 거세게 몰아 부쳤다. 김정현 부대변인은 "장 의원이 그럴듯한 정치적 수사(修辭)를 구사하고 있지만 이는 전형적인 구밀복검(口蜜腹劍)"이라며 "차라리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절연하고 싶으면 솔직히 절연을 선언하는 것이 당당한 태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대변인은 "장영달 의원은 4선을 하는 동안 김대중 전 대통령과 호남민심에 의존한 정치인의 대명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호남민심이 맹목적으로 김 전 대통령과 함께 가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호남민심과 DJ를 두번 욕보이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김 부대변인은 특히 “민주당의 지지도가 5%도 되지 않는 정당”이라는 장 의원의 발언과 관련해 "지난 87년 6월 항쟁당시 집권당의 지지도가 14%였는데 현재 열린우리당의 지지도가 당시와 비슷한 10%로 곤두박질친 이유가 무엇인지를 장영달 의원은 곰곰이 생각하면서 자숙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장 위원은 다시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정치를 감정으로 몰고가지 말라"고 지적한 뒤 "어른을 팔아 덕 볼 생각 따위를 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8.15 민족대축전' 북측대표단이 김 전 대통령에게 방북 초청의사를 전달한 것과 관련, "방북절차와 편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북측 대표단의 DJ 문병과 방북 초청, 노 대통령 예방은 햇볕정책과 참여정부의 평화정책이 일맥상통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