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폭로전 가열 양상

'형제의 난’으로 불리는 두산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두산그룹 박용오 전 회장이 10일 박용성 회장의 “결정적인 증거물을 갖고 있다”고 밝히면서 109년 역사를 자랑하는 두산그룹의 도덕성과 신뢰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두산그룹이 박 전회장 재임기간 중의 분식회계를 공개하자 박 전회장측이 두산그룹 오너 일가의 1백30억원대 대출이자 선납 사실 폭로로 ‘맞불작전’을 펼치면서 양측 분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것. 박 전회장의 한 측근 인사는 “박용성·용만 형제의 비리를 입증할 장부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해 ‘두산판 X파일’의 존재로 또다른 폭퐁을 예고했다. 박 전회장은 동생의 비자금 조성 및 해외자금 유출 의혹을 제기했지만 결정적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 그는 “검찰 진정서에 제기된 의혹들을 입증할 증빙서류를 이미 검찰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검찰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관련 문건을 언론에 공개할 수 있다는 의중도 내비치면서 추가 폭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제기된 의혹들을 전면 부인한 가운데 박 전회장측에서 의혹 입증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재역공에 나선 것이다. 이처럼 박회장이 형 재임기간 중 생긴 분식회계를 공개하자 이번에는 형이 재반격에 나섰다. 박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들이 그룹사 유상증자 과정에 은행 대출금에 대한 이자 1백38억원을 회삿돈으로 대납한 사실이 새로 불거졌다. 2000년 이후 두산그룹 오너 일가 28명이 금융권에서 대출받은 2백93억원의 유상증자대금에 대한 이자를 두산산업개발이 대신 지급해줬다는 것. 이들 중 박전회장을 제외한 일부는 시빗거리를 피해 최근 이 돈을 갚았다고 한다. 회사측은 “당시 두산산업개발의 부도를 막기 위해 오너 일가가 유상증자에 나섰고 회사는 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이자를 대신 내 준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시 주주들이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할 경우 법정소송도 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또 기업평가기관인 한국기업평가는 분식회계 건이 문제가 된 두산산업개발을 ‘부정적 검토대상’으로 분류함에 따라 신용도 하락에 따른 향후 손실은 예측키 어려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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