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번호는 사람으로 치면 주민등록번호에 해당한다. 번호는 반드시 자동차 앞뒤에 부탁해야 된다. 번호판은 나라별, 지역별로 그 규격이나 색상 등이 다르다.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 등은 번호판의 크기가 서로 비슷하고, 유럽은 조금 긴 장방형 형태로 돼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최근 장방형으로 바뀌어 부착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크기뿐 아니라 색상과 글씨체에 관한 규격이 전국적으로 통일한 반면 미국은 같은 나라 안에서도 주마다 서로 다른 색상과 스타일을 가진다. 또한 미국은 개인 취향에 따라 내용과 색상, 무늬 등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유럽 같은 경우 가로 720mm, 세로 120mm로 규격은 통일돼 있다. 다만 나라별 이니셜 표기를 달리해서 국가를 구분한다. 그 예로 독일은 ‘D’로 표시돼 있고, 프랑스는 ‘F’로 표시하는 것처럼 국가 이니셜로 출신국을 분류한다. 그러나 국가별로 색상, 글씨체, 제작 방법 등이 다양하다.

영국은 아크릴로 번호판을 만드는데 차 전면에 붙이는 것은 백색 바탕에 검은 글씨로, 후면은 노란색 바탕에 검은 글씨로 만들어 전/후면을 구분한다. 독일이나 프랑스 등은 번호판 재료로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색상은 흰 바탕에 검은 글씨를 쓴다. 경우에 따라서는 유럽공동체의 상징인 11개의 노란별이 푸른 바탕에 둥글게 배열된 마크가 인쇄되기도 한다.

네덜란드의 번호판은 바탕이 오렌지색이다. 이는 또한 네덜란드를 오렌지군단으로 부르는 것과 관련이 있다. 오스트리아는 함스부르크 왕가를 비롯한 각종 왕가의 문장을 번호판에 표시한다.

또한 그 시대별로 색상을 나누는 번호판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같은 곳에서는 60년대에는 검은 바탕에 노란색 글씨를 사용했고 70년대엔 파란색 바탕에 노란색 글씨, 80년대엔 백색 바탕에 숫자는 짙은 청색으로 표시했으며, 지역명칭인 ‘캘리포니아’는 빨간색을 사용했다. 색상만 보면 언제 나온 자동차인지 금방 알 수 있을 정도였고, 90년대엔 80년대와 같지만 ‘CALIFORNIA’ 글씨를 인쇄체에서 필기체로 바꾸었고, 번호판의 내용은 알파벳과 숫자를 조합한 7자리로 돼있는데 특정한 이름이나 내용을 넣을 수도 있다.

그에 반해 중남미나 아프리카의 번호판에는 약간의 특징이 있다. 이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식민지 역사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한 때 영국과 대등한 지위를 지녔던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 등은 스페인과 포르투갈 식민지였다. 이런 배경 때문에 자동차번호판이 유럽이나 북미지역과 비슷하게 되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번호판에 각 주의 상징물이 삽입돼 있고, 베네수엘라는 영토모양을 번호판 배경으로 넣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이지리아는 번호판 끝에 국기를 그려 넣고 있다. 말 그대로 번호판에 애국을 표현해 놓은 것이다.

하지만 이런 번호판도 때로는 자동차 스타일에 방해가 될 때가 있다. 나라마다 번호판 크기가 다르다는 점이 방해가 되는 것이다. 어떤 모양의 번호판을 부착하느냐에 따라 그 자동차 스타일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큰 차이는 없지만 최근 소비자들이 세세한 곳까지 관심을 가지면서 대두된 문제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한 때 번호판 디자인이 자주 바뀐 적이 있는데, 획일적인 것보다는 개성을 넣자는 소비자들의 주장이 높아져서 변경된 것이다.

또한 번호판에 들어가는 숫자와 글자의 의미는 지역과 고유번호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01가1234’라고 하면 01은 지역을 나타내고, ‘가’는 용도를 의미한다. 나머지 1234가 자동차 번호가 되는 것이다. 예전 ‘서울’, ‘경기’ 등 지역 명이 빠진 이유는 이전에 따른 불필요한 비용 낭비를 줄이자는 차원에서 시작됐다. 어쨌든 번호판도 이제 자동차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디자인 요소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단순히 번호관리가 쉬운 쪽만 생각하기보다는 시각적인 면도 고려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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