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투명성 개선, 실질적 경영 책임성의 제고 없어”

지난 2003년 4월 SK㈜ 주식을 사 들였던 소버린자산운용이 18일 SK㈜ 보유주식을 전량 매각해 2년4개월만에 8000억원의 차익을 올렸다. 당시 소버린이 SK 주식을 사들이면서 적대적 M&A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이날 개장 전 시간외매매를 통해 SK㈜ 주식 14.8%(1902만 주)를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에게 전량 매각했다. 매각가격은 주당 4만9011원으로 전날 종가(5만2700원)에 비해 7% 가량 할인된 수준이며 총거래대금은 9325억 원이다. 또 소버린은 약 500억원의 배당소득을 올려 전체적으로 SK㈜ 주식보유와 경영권 위협 및 해지를 통해 모두 8500억 원의 이익을 챙겼으며, 이 기간 원화 평가절상에 따른 환차익까지 포함하면 지분 매매로 거둔 이득은 최대 1조원으로 추정된다. 소버린이 주식 매입에 들인 돈은 1500억 원 정도라는 점에서 2년여 만에 560%가 넘는 수익을 올린 것이다. 이 때문에 SK 주식을 매입하면서 '최소한 4년 이상의 장기투자가 목적'이라고 밝힌 소버린의 정체는 '단기투자 차익'을 노린 전형적인 투기자본임이 확실해졌다. 그러나 소버린 그룹 투자담당 대표 마크 스톨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분 매각 배경에 대해 "투명성의 개선 혹은 실질적 경영 책임성의 제고가 없는 상태에서 투자자들이 SK㈜의 개혁 주장에 회의적이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라며 "순익이 SK㈜의 절반에 불과한 에스오일이 시장가치를 대변하는 주가이익률에서 SK㈜를 능가한다는 단순한 비교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취약한 기업지배구조로 인해 SK㈜의 주주들은 실질적으로 더 많은 대가를 치르고 있는 셈"이라고 SK를 비난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19일 소버린의 이번 SK 주식 처분을 통해 한국 시장에는 주식을 신규로 매수를 하는 외국인도 있지만 차익실현 욕구를 느끼는 외국인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년여 전 소버린의 SK 주식 매수는 단지 이 종목만을 매수한 것이 아니라 지배구조 개선이 미흡하고 주주 중시 경영에 투철하지 못했던 `주식회사 한국`에 대한 헤지펀드의 매수라는 성격을 갖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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