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 신호탄 울렸다

4·24 재보궐 선거가 일단락 됐다. 안철수 당선자의 국회입성에 따라 2의 안풍(安風)’이 향후 야권의 정계개편 발화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전패하며 존재감을 상실한 상황이라 야권 발() 정계 개편이 예고됐다. 정치권에서는 안 당선인으로 인해 야권 발 정계개편의 불을 언제 댕길 것인가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24 ·보선의 결과를 분석하며 이후 정계구도에 몰고 올 파장을 예상했다.

김무성의 귀환, 여권 지형 뒤흔들까?
安,여의도 입성…야권 주도권 경쟁 시작
안철수 신당 창당은 언제? 야권 촉각

 

국회의원 선거구 3곳을 비롯해 전국 12개 지역에서 재보궐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 24. 안철수(서울 노원병) 무소속, 김무성(부산 영도이완구(충남 부여·청양) 새누리당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원내입성정계개편 촉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4일 투표율을 집계한 결과, 전국 평균은 33.5%를 기록했다. 이 중 국회의원을 뽑는 서울 노원병과 부산 영도, 충남 부여·청양의 투표율은 평균 41.26%였다.
4·24 ·보선이 박근혜정부 집권 초기로 정권 심판의 여지가 비교적 적은데다 특별한 정치적 쟁점이 없다는 상황을 고려하면 높은 투표율로 보인다.
이처럼 비교적 높은 투표율은 노원병의 안철수, 부산 영도의 김무성, 부여·청양의 이완구 후보 등 거물급 후보의 출마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안 당선자는 지난해 대선 당시 새 정치돌풍을 불렀고 친박의 좌장이었던 김 당선자도 새누리당의 권력지형을 바꿀 거물급 후보다. 이 당선자도 자유선진당이 사라진 뒤 중부권에서 포스트JP’를 노리는 후보로 주목 받았다. 사전투표도 투표율 상승에 한 몫 했다. 주말에 이틀 동안 사전투표가 진행됨으로써 사실상 사흘 동안 투표를 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번 재·보선에서 여야의 성적표는 분명하게 엇갈렸다. 새누리당은 김무성·이완구의 당선으로 2석을 건지며 154석을 유지하게 됐다. 출범 초기인 박근혜정부도 이번 재보선이 무난하게 마무리되면서 향후 안정적인 정책추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국회의원을 포함해 12곳의 선거구 중 단 한 곳에서도 앞서지 못하는 성적을 보였다. 1야당으로서의 무게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진보정의당은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노회찬 전 의원의 부인인 김지선 후보를 출전시키며 원내 3당으로의 복귀를 꾀했지만, 안 후보에게 자신들의 텃밭을 내주게 됐다. 통합진보당도 존재감이 미미했다는 평가다.
 
서울 노원병, 새정치 돌풍-안철수
 
4·24 국회의원 재선거 서울 노원병 선거구의 무소속 안철수 당선자는 의사이자 교수, 한국 최초의 컴퓨터 백신을 개발한 프로그래머, 안철수연구소(이하 안랩)를 세운 벤처 사업가 출신이다. 특히 20118월 청춘콘서트 자리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퇴로 공석이었던 서울시장직에 출마 의사를 내비치면서 단숨에 여론조사 지지율 50%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 초 안랩 보유 주식 37.1%의 절반인 18.55%를 출연해 저소득층 아동의 교육을 지원하는 안철수재단을 설립하는 통 큰 기부를 보여주기도 했다. 안 당선자는 국민들의 새정치 열망을 받으며 안철수 신드롬을 낳았다.
안 당선자는 이번 선거로 인해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 온 현실정치 경험부족을 털어내고 야권내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기반을 다졌다. 아울러 원내 활동이 가능해짐에 따라 여야 정치인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며 향후 정치적 활동 공간을 확대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안 당선자의 국회 입성으로 야권발() 정계 개편 논의가 다시금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신당 창당 작업이 가시화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안풍(安風)이 몰아칠 회오리에 정치권 관심이 비상하다.
 
부산 영도, 원조 친박의 귀환-김무성
 
4·24 국회의원 재선거 충남 부여·청양 선거구의 새누리당 김무성 당선자는 원조 친박이라 불리며 돌격대장스타일로 유명하다. 카리스마와 리더십이 강한 정치인으로 평가된다.
김 당선자는 1993년 대통령인수위원회 행정실장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그 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 내무부 차관을 거쳐 15~18대 국회의원으로 내리 4선을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가 한 때 멀어지며 친박에서 탈박·복박을 거듭한 김 당선인은 당내에서 차기 유력 당권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입지가 탄탄하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선거를 진두지휘하며 승리로 이끄는 등 중량급 정치인의 관록과 영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김 당선자의 국회입성으로 박근혜 정부의 인사 난맥 부담을 털고 앞으로 정국의 주도권을 회복하게 될 전망이며 여권의 지형도 급속도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김 당선자의 행보는 여권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인자를 용납하지 않는박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해 당분간 조용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새 정부의 균형 잡힌 당청 관계를 만드는데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내에서는 황우여 대표 체제가 당분간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10월 재·보선 등을 통해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질 경우 김 당선인이 전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부여·청양 이완구기초단체장 성향
 
4·24 국회의원 재선거 충남 부여·청양 선거구의 새누리당 이완구 당선인은 김종필, 이회창, 심대평 등을 잇는 충청권 보수진영의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정계복귀를 저울질하던 이 당선인은 지난해 4·11총선에서 대전과 충남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해오다 혈액암이 발병하는 곡절을 겪기도 했다. 공무원과 지방경찰청장, 도지사, 국회의원 등을 두루 거친 관록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이번 당선으로 3선의 중진반열에 오르면서 충청권을 대표하는 맹주로서 정치적 무게를 더하게 됐다.
국회의원을 제외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재·보선에선 무소속후보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새누리당이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에 공천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기초단체장 재·보선에서 경기 가평군수와 경남 함양군수에 김성기 후보와 임창호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광역의원의 경우 경북 경산시 제2선거구에서 새누리당 배한철 후보가 당선됐다. 경남 거제시 제2선거구에서는 새누리당 김창규 후보가 당선됐다.
기초단체장 재·보선에서 당선된 김성기 무소속 후보(경기 가평군) 등과 기초의원 재·보선에서 당선된 김순길 무소속 후보(서울 서대문구마 선거구), 이규열 무소속 후보(경기 고양시마선거구) 등은 새누리당 성향으로 분류된다.
 
안풍이 몰고 올 후폭풍, 주도권은 누구?
 
1야당인 민주통합당이 이번 4·24 ·보선을 계기로 정치적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서울 노원병에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나오면서 후보직을 양보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공천조차 하지 못했다. 이번 재보선 자체가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법선거 때문에 치러지게 된데다 최근 현 정부의 인사 난맥상을 고려할 때 민주당으로선 정국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기회였으나 이를 활용하지 못했다는 게 당 안팎의 평가다.
·보선 이후 민주당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노원병을 무공천했지만 안 후보가 신당을 택하면 민주당으로선 당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더군다나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내에선 치열한 계파다툼을 벌이고 있다.
만약 10월 재·보선에서 안철수 신당이 호남에 두 석 정도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연출된다면 민주당의 존립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안철수 신당으로 급격히 쏠리며 민주당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내 전략통들의 생각도 복잡하다.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안철수 후보와 민주당이 그동안의 협력관계에서 이제는 경쟁관계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안 당선인의 향후 행보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신당 창당은 전국 단위의 대규모 작업이 필요한 일이어서 이에 필요한 인력을 당장 갖추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장은 무소속신분을 유지하며 함께 할 여야 의원들을 물색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수도권 및 지지세가 강한 호남권을 집중 겨냥, 장하성 교수 등 유력 인사를 내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얘기도 들린다.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도 관심이다. 대선 후유증 탓에 당분간 거리를 두겠지만 민주당의 무공천결정으로 일정 부분 도움을 받은 데다 무소속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야권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점에서 마냥 민주당을 외면할 순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로서는 민주당과 안 당선자의 정치행보는 10월 재·보선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안 당선자 모두 6개월 동안의 긴 시험기에 들어섰다. 민주당이 민생 문제에 대한 대답을 내놓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려면 통렬한 반성과 뼈를 깎는 혁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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