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상 최다 수상작..내년 국내서 공연

뮤지컬 제작자를 소재로 한 미국 브로드웨이 흥행작 '프로듀서스'(The Producers)는 2001년 토니상 12개 부문에서 상을 받은 역대 최다 수상작이다. 200만 달러의 투자액을 모아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공연을 제작한 뒤 달아나려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미국식 유머로 표현한 뮤지컬 코미디로도 잘 알려져 있다. 미국 투어팀의 공연이 열린 21일 오후 2천여 석 규모의 도쿄 신주쿠 고세이 연금회관에는 작품 내용을 설명해 주듯이 '사기꾼? NO 두 사람은 프로듀서'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뮤지컬에서 브로드웨이 제작자 맥스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새로운 내용으로 바꿔 무대에 올리지만 관객들의 악평으로 하루 만에 막을 내린다. 회계사 레오는 이 작품의 결산장부를 정리하던 중 투자자를 모아 공연을 망하게 하면 이윤을 나눠주지 않아도 돼 투자금을 챙길 수 있다고 맥스에게 알려준다. 두 사람은 '최악의 대본'을 찾기 위해 새장의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는 히틀러 추종자의 집을 찾아가고, 실력 없는 동성연애 연출가에게 히틀러를 게이로 묘사한 작품을 만들어 달라고 한다. 줄거리가 재미있고 '최악의 배우'를 뽑기 위한 오디션 장면, 우스꽝스러운 히틀러의 모습, 할머니들의 춤 등 웃음을 유도하는 상황 설정에 배우들의 연기가 조화를 이뤄 객석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또한 극 중 극 형식의 뮤지컬 '히틀러의 봄'은 화려한 의상과 무대를 보여줬다. 실패하기를 바랐던 두 제작자의 기대와는 달리 이 뮤지컬은 대성공을 거두고 주인공들은 경찰에 이중장부가 발견돼 철창 신세를 지기도 한다. 공연의 마지막은 결국 성공한 두 사람이 제작한 여러 뮤지컬 제목을 네온사인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끝나는데, '47번가', 얼음 위에서의 세일즈맨의 죽음', 'KATZ' 등 기존 유명작 제목을 연상시키는 것들이어서 관객들을 다시 한번 웃게 했다. 이 뮤지컬에서 맥스가 말한 제작자의 원칙은 절대로 자신의 돈을 공연에 투자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전반적인 뮤지컬 제작과정이 작품 소재이기 때문에 국내 제작 상황을 생각하며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겠다. '프로듀서스'는 영화 '영 프랑켄슈타인', '못 말리는 로빈훗'의 멜 브룩스가 같은 제목으로 만들었던 1968년작을 처음으로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으로, 현재 영국과 호주에서도 공연 중이다. 지난 6일 시작된 미국 투어팀의 도쿄 공연은 24일까지 계속된 뒤 일본 배우들로 교체돼 내달 다시 막을 올린다. 국내에서는 설앤컴퍼니가 8월 오디션을 거쳐 국내 배우를 선발하고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무대와 의상 등을 가져와 내년 1월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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