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권여당 소속의 중진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누드사진을 보다가 들킨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의원은 물론 국회 전체가 망신살을 자초했다. 민의(民意)의 전당에서 일어났다고는 믿겨지지 않을만큼 황당한 사건이다. 국민들이 볼 때는 기가 찰 노릇이다. 국회 본회의장은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들을 출석시켜 대정부질문을 하거나 법률안과 예산안 등 각종 의안을 다루는 장소이다. 이같은 신성한 장소에서 도대체 뭐하자는 짓거리인가, 국회의원의 본분을 망각한 어이없는 행태다.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더욱 가관인 것은 해당의원의 거짓해명이었다. 스스로 인터넷을 뒤져서 검색해 놓고도 누군가 휴대폰으로 보내준 영상을 우연히 본 것이라고 버젓이 거짓말로 일관했다. 결국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을 사퇴하고 말았다. 윤리특위에서 사퇴하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들의 분노는 의원직까지도 내놓으라고 할 판이다. 국회에서 이런저런 도덕적, 윤리적 문제를 다루는 위원회에서 사퇴하는 것으로만 그칠 게 아니다. 본분을 망각한 해당의원을 국회 윤리특위에서 정식으로 다뤄 징계처리 해야한다.

국회에서 이같은 낯부끄러운 행태를 보인 게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심지어 최루탄을 터트려 난장판을 만든 의원도 있었다. 아마도 의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세계적인 뉴스거리이자 웃음거리가 된 바 있다. 사태를 일으킨 당사자야 나름 명분이야 그럴 듯겠지만 도저히 상식밖의 행태였다. 이 밖에도 국회 주변에서 일어나는 황당한 행태는 수없이 많다.

국회서 법률안과 각종 의안들이 날치기되는 과정에서 폭력이 난무했었다. 강행처리 하려는 정파와 이를 막는쪽이 서로 밀고 밀친다. 심지어 회의장 문을 걸어 잠그고 또한 밖에서 문을 부수려고 헤머와 망치까지 난무했다. 고성(高聲)이 오고가고 육탄전 방불케 하는 몸싸움이 벌어진다. 지금까지 폭력사태가 수없이 난무해 왔다. 우리 정치문화를 감안해 볼 때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볼썽사나운 행태가 더 이상 없기를 촉구한다.

얼마전에는 국회도서관 사서직원이 기증도서를 몰래 팔아먹다가 들통난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의원실에서 기증한 도서 가운데 2천여권이나 인터넷을 통해 판매해 수천만원을 챙긴 것이다. 해당직원은 해임되고 법적처분까지 받았다고 한다. 이 역시 어이없는 사건이다. 또한 국회 소속기관 중 한곳인 입법조사처도 해외출장과 해외연수 명목으로 수억원을 펑펑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의 신뢰도가 추락에 이어 국회 소속기관까지도 한심한 행태에 가세하고 있다. 입법부 스스로가 국민들 보기 민망스러울 것이다.

국회가 스스로 품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온갖 부정비리에 연루되는 것은 다반사다. 차마 입에 거론하기조차 낮뜨거운 육두문자도 심심치 않게 오고간다. 이제는 버젓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누드사진까지 보는 한심한 사태까지 연출되고 있다. 정치불신을 스스로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 행태를 통렬히 질타하는 네티즌들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의원들의 부적절한 행태도 모자라서 이제는 국회 소속기관들마저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더 이상 이같은 낯부끄러운 모습을 지속시켜서는 안될 것이다. 여·야 정치권 스스로 되돌아 봐야 한다. 뼈저린 자성 없이는 결코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기는 곤란하다. 고작 새로운 인물 몇 명 바꾼다고 타성에 젖은 정치가 금새 바뀌어 질 것 같지는 않다. 국민들은 분노하기도 지쳤다. 정치적 냉소가 확산될까 우려스럽다. 이러다간 정치권이 공멸하기 십상이다. 기득권 포기 주장은 온데 간데 없다. 지금까지 변화와 개혁을 위한 명분으로 만들어진 국회 쇄신특위와 정치개혁특위에서 논의만 무성했다. 진정성 있는 자세로 변화와 쇄신을 위한 몸부림을 시도해야 한다. 이제 국민들이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 본 칼럼은 본지의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