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는 자동차 에어컨을 많이 사용하고, 겨울엔 히터를 많이 틀게 된다. 하지만 초창기만 해도 자동차에는 에어컨이나 히터가 없었다.

에어컨은 1830년 플로리다주 ‘존 고리(John Gorrie)’라는 의사에 의해 시작됐다. 병원에 풍토병 환자가 고열로 고생하는 것을 보고 병실에 냉풍기를 설치했는데, 이는 얼음을 넣어서 그 바람을 불게 한 것이었다. 사실 이런 개념은 고대 로마에서도 있었다.

지금의 에어컨은 윌리스캐리어(Willis Harviland Carrier)가 1902년에 만들어 출판사에 설치했는데, 인쇄할 때 습도와 열로 인해 종이변형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미국 남부 시장에서 개발 됐는데, 아무래도 고온 다습하다 보니 이러한 환경이 주요 배경이 됐다.

자동차에는 1936년 미국 팩커드 자동차에 처음 적용되기 시작했다. 팩커드는 미국 내에서 고급차를 만드는 회사였는데, 여름에 차 안이 하도 더워 고심하던 중 캐리어가 만든 에어컨을 자동차에 적용했다. 그 뒤로 계속 발전해 오늘날 전자동 에어컨이 됐고, 나아가 공기청정기 기능까지 갖추게 됐다.

또한 히터는 이미 에어컨 이전에 등장했는데, 이 역시 미국 패커드 자동차가 1916년에 버너식 히터를 개발한 것이었다. 버너식 히터를 만들게 된 계기는 제임스 패커드가 겨울철 파티에 다녀오다 타이어 펑크가 났는데, 추위에 떠는 아내를 위해 연료탱크에서 회발유를 뽑아 머플러를 적신 뒤 깡통에 넣고 불을 지피면서 였다. 이 일을 계기로 버너로 휘발유를 태워 열을 얻는 연소식 난방기를 고안했다. 하지만 버너가 불안정해 자동차에 화가 일어나는 게 문제였다.

패커드의 히터가 영산 되지 못한 뒤 1926년 미국 뷰익 자동차 공장의 엔진 기술자였던 도널도슨이 엔진 고장을 수리하다가 냉각수 호스가 터져 내뿜는 뜨거운 증기 열에 손을 데였다. 이 때 도널도슨이 냉각수를 활용해 히터를 만들 생각을 했고, 1936년 소련의 스탈린이 미국의 패커드차를 특별 주문했는데, 이때 전기식 히터를 장착해줬다. 소련 사람들은 이 차를 달리는 크렘린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유명하게 됐다.

국내는 히터가 1931년 광산왕 최창학씨가 2만원을 주고 샀다는 뷰익에 엔진 배기가스의 열을 이용한 가스 히터가 장책됐다. 그러나 1962년 새나라 자동차에 온수 히터가 달리기 전까지는 자동차 히터를 모르고 살았고 그저 두껍게 옷을 입는 수 밖에 없었다.

에어컨과 히터를 사용하면 연료가 더 소모된다는 말이 있다. 사실 에어컨은 엔진에서 나오는 힘을 이용해 압축기를 가동시키는 것이어서 연료소모와 관련되지만 히터는 외부의 차가운 공기가 엔진 열로 데워진 관을 통과하면서 뜨거운 열로 바뀌는 것이다. 그러니 연료소모와는 무관하다. 히터를 아무리 많이 틀어도 관계없다는 말이다.

또한 에어컨은 풍량이 있는데, 이 풍량이 많을수록 연료소모도 증가한다. 이렇듯 에어컨과 히터를 알면 자동차 연비에 대한 걱정도 조금 수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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