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열린우리당 각당 대변인 공방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각 당 대변인이 오랜만에 맞붙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7일 언론사 편집국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내각제 수준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내 놓을 수 있다”고 말한 것, 또 서울대의 통합형 논술고사에 대한 입장을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양당 대변인은 8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양당의 선명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우선 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과거부터 주장해 왔던 것이기 때문에 새로울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노 대통령께서 후보시절부터 계속적으로 정치개혁을 화두로서 말씀해 왔다”며 “보수정치 청산, 국가권력 분산, 지역구도 혁파 이 세 가지를 중심으로 지금 말씀을 하고 계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일본을 예로 들며 내각제의 폐해를 설명했다. 전 대변인은 “내각제를 하게 되면 지역구도가 없어진다고 주장하는데 그 반대일 수도 있다”며 “예를 들면 일본의 경우 가장 큰 문제가 국민들의 소외”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노 대통령의 주장은 특유의 도박, 궐기정치가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이 말을 들은 전병헌 대변인은 갑자기 흥분하면서 “대통령 말씀을 또 도박정치라고 매도하셨는데 나는 그런 식의 매도정치가 이제는 중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과거부터 대통령이 일관되게 주장해 온 것을 보면 그렇게 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받아쳤다. 전여옥 대변인도 “내가 보기에는 도박정치 같다”면서 받아쳤다. 전 대변인은 “대통령께서는 줄곧 ‘권력을 물려줄 수 있다’ ‘대통령직 못해먹겠다’ ‘재신임 해달라’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고 비꼬았다. ‘밥 짓는 방법’(?)을 두고도 설전이 벌어졌다. 전병헌 대변인은 “재래식 연탄불도 아닌 장작불 수준으로 밥을 짓는 것 하고, 가스불로 밥을 짓는 것 하고 틀리듯이 지금 우리 정치상황이나 사회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뀌는 것이 오히려 경제나 국정현안을 효과적으로 이끌어 간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전여옥 대변인은 “지금 다 연탄불로 밥 짓고 있지는 않는다”며 가스로 짓는 집이 농촌에도 더 많다“고 쏘아붙였다. 한편 서울대 통합형 논술고사 논란과 관련해 노 대통령은 “대학이 최고 학생을 뽑아 가는 기득권을 누리기 위해서 공교육을 다 망칠 수는 없지 않느냐”며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이와 관련, 전병헌 대변인은 “당연한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며 “본고사가 부활하게 된다면 소수의 우수한 학생을 뽑는다는 명분으로 다수의 학생들을 새로운 교육장으로 모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이것은 서민과 중산층의 사교육 부담만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고, 이것은 또 공교육의 기본 틀을 흔들게 된다”고 밝혔다. 반면 전여옥 대변인은 “대통령과 국정홍보처장까지 나와서 방송에선 쓸 수 없는 용어로 ‘서울대를 어떻게 하겠다’ 이런 말까지 하는 것을 보면 굉장히 모순을 느낀다”며 “그렇다면 서울대가 아니면 인재를 키우지 못하느냐고 묻고 싶다”고 피력했다. 그는 또 “대학은 대학이 원하는 학생을 뽑아야 한다”며 “서울대도 서울대 나름대로의 전형기준을 가질 권리와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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