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을 강조하며 국민이 행복한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약속하는 박근혜 새 정부가 드디어 출범했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사당 앞뜰에서 열린 성대한 대통령 취임식을 보면서 국민들은 성공한 정부를 기대하고 소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성공한 정부,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지난 역사와 전임정권의 실패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오만과 독선으로 일관했던 전임정권은 낮은평가를 받으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국민과 소통하지 않다가 쓸쓸하게 퇴장한 전임정권도 초창기부터 이른바 ‘고소영 내각’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었다. 대통령과 가까운 소위 고(고려대),소(소망교회),영(영남출신) 인맥들이 장관과 주요인사를 독식했다는 지적이었다. 학연,지연, 사적연고 등으로 맺어진 부적절한 인사들을 가까이 둬 결국은 국정을 망쳤다. 일부인사는 ‘왕수석, ’왕차관‘이라는 별칭까지 들어가며 국정을 농간하거나 부정비리로 줄줄이 구속되었다. 독선적인 국정운영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전임정권의 실패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새 정부는 이같은 실패를 결코 반복하거나 답습(踏襲)해서는 안될 것이다. 국민과 진정성을 갖고 소통해야 한다. 세간의 여론을 수렴하고 참모진을 비롯한 주변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권부에서는 성문 밖의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 권력의 속성상 주변에서 눈과 귀를 가리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고, 권력자체가 독선적이고 오만에 빠지는 속성이 있다. 따라서 항상 낮은 자세로 국민과 소통하고 주변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하지만 새 정부 역시도 초창기부터 ‘밀봉인사’라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첫 총리와 국무위원 선임부터 세간에서 비판이 거세다, 이번에는 ‘성(성균관대)·시(고시)·경(경기고) 인맥이라고 별칭을 붙이며 혹평하고 있다. 호남을 비롯한 특정지역 출신의 홀대도 여전하다. 향후 국정운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국민통합과는 역행하는 인사라는 비판이다.

지난해 연말 대선직후부터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특히 대선과정에서 반대편에 섰던 48%가 넘는 국민들부터 좌절케했다. 아무리 정치적인 입장이 다르더라도 막말을 해대고 선량한 국민을 매도한 인사를 주요 보직에 선임했던 것은 정도가 아니었다. 당초 기대와는 달리 인사위원회 활동부터 불통의 모습을 보이더니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당연히 세간(世間)의 반응이 좋을 리가 없었다. 더 이상의 실수와 실패가 없기를 간곡히 바란다.

새 정부는 권부의 중심인 청와대를 장관급의 3실체제를 만들었다. 경호처를 한단계 승급시키고, 차관급 맡아오던 경호실장을 장관급으로 격상시켰다. 육군대장 출신을 경호실장으로 선임했다. 과거 ‘문고리’ 권력을 생각해서인지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귀에 거슬릴 수 있는 비판이지만 전임정권은 물론 지난 역사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중국 춘추시대의 사상가였던 노자(老子)의 책 중에서 무위이화(無爲而化)라는 말이 있다. 애써 공들이지 않아도 스스로 변하여 잘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통치자들의 덕이 크면 클수록 백성들이 스스로 따라와서 잘 감화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老子 57장에는 “내가 無爲하면 백성은 저절로 감화되고(無爲而自民化) 내가 움직이지 않고 가만 있으면 백성은 저절로 잘 살게 되고, 내가 욕심이 없으면 저절로 소박해 진다”라는 글귀가 있다.

예로부터 도성 밖에서 고단한 삶을 연명하는 백성들의 아우성을 듣지 않으면 때로는 민란도 일어 났었다. 지도자는 권부(權府)밖의 민심을 항상 경청해야 한다. 국민통합과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힘들게 사는 서민, 사회적 약자들을 보살피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 새 정부는 지난 용산참사를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또한 칼바람이 부는 고공철탑에서 절규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전임정권처럼 소수 가진자와 특권층만을 대변하려는 정책을 펴서는 안된다. 국민에게 약속했던 경제민주화, 국민통합을 반드시 실천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정치적 반대세력의 목소리도 외면해서는 안된다. 야권진보세력도 국정운영의 한축이자 동반자로서 인정하기를 소망한다. 그리하여 국민이 스스로 따르도록 만들어야 한다. 항상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과 소통해서 성공한 정부,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진심으로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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