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전 의원 '욕설트윗'부터 박지원 의원 '욕설트윗'까지…화제가 됐던 정치인들의 말말말

최근 박지원 민주통합당 의원은 한밤 중 올린 트윗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박 의원이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까지 섞으며 민주통합당의 텃밭인 광주를 비하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상에는 박 의원의 트윗이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비난여론 또한 순식간에 형성됐다. 다음날 박 의원이 공개사과에 나섰지만, 욕설트윗에 대한 따가운 눈초리는 여전했다. 이전에도 정치인들의 말실수는 많았다. 누구보다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야하는 위치에 놓인 사람들이기에 그들의 말실수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은 더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이에 본지에서는 박 의원의 ‘욕설트윗’ 파문을 기점으로 지금까지 화제가 됐던 정치인들의 말실수를 짚어보기로 했다.

 

박지원 의원, 욕설트윗 올리고 “용서바란다” 사과
논란의 전쟁터 트위터, “글 올릴 때 생각은 했어?”
선거 전 말실수 치명적 타격을…그래도 계속된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15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광주에서 허벌나게 치욕적 비난받고 목포로 갑니다. 만주당을 살”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만주당은 민주당의 오기인 것으로 보인다. 이어 박 의원은 16일 새벽 “광주 개XX들아! 술 주면 마시고 실수하고 그러면 죽고. 그러면서도”라는 욕설이 담긴 글을 올렸다.

“광주 개XX”에 광주민심 부글부글

해당 글은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누리꾼들은 충격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박 의원의 트위터가 해킹된 것 같다는 의문을 품기도 했다. 그러나 박 의원이 16일 오전 트위터에 “술을 마시고 적절치 못한 용어를 사용한 것을 사과드립니다. 절친들과 사석에서 사용할 수도 있는 말이지만 적절치 못했습니다. 용서 바랍니다”라는 사과 글을 게재함으로써, 해킹의혹은 일단락됐다.

다만, 민주통합당의 텃밭인 광주를 박 의원이 욕설까지 섞어가며 표현했다는 데 대한 충격은 가중된 것으로 보인다. 광주는 그간 민주통합당에 높은 충성심을 보여줬다. 이는 지난 18대 대선만 봐도 드러난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당시 후보가 91.97%의 득표율을 얻어 7.76%의 득표율을 얻은 새누리당 박근혜 당시 후보를 크게 앞섰던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박 의원의 발언에 대한 광주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 입장으로서는 열렬히 사랑한 상대에게 뒤통수를 맞은 격이기 때문이다. 앞서 민주통합당 소속 박준영 전남도지사도 호남의 문재인 후보에 대한 압도적 지지에 대해 “그때그때 감정에 휩쓸리거나 어떤 충동적인 생각 때문에 투표를 했다고 하면 전국하고 다른 판단을 하게 된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민주통합당에 대한 이들의 실망감은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의 욕설트윗 문제까지 불거지자 민주통합당의 광주 지지층이 대거 이탈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ID TONG_P***은 “민주당은 광주를 더 이상 이용하지 말기 바란다. 전라도도 이제 정신 차려야 발전합니다”라고, ID thinkgoo***은 “작년 대선 때 유권자의 92%가 지지했던 광주가 대상이 돼서 실망과 좌절이 더욱 컸을 것 같습니다”라고 각각 쓴 소리를 날렸다.

또한 ID seoj***은 “박준영 전남도지사의 망언에 이어 박지원 의원까지…민주당 답답합니다”라고, ID csiee***은 “어제 박지원의 광주욕설 트윗은 광주, 호남의 민심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언제 박지원이 광주에 와서 그런 모욕을 받아 봤겠는가? 다 자업자득이다”라고 일침을 가하는 등 이번 박 의원의 발언에 실망한 민심이 다수였다.

이와 관련해 광주출신 지지자인 박모(54)씨는 인터뷰를 통해 “아무리 박 의원이 만취했다고 하지만, 두 번씩이나 광주를 비난하는 글을 올린 의도를 모르겠다”면서 “광주에 박 의원이 해준 것이 무엇이냐, 욕할 자격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통의 창구 트위터,
정치인에겐 독약 될 수도

이전에도 거침없는 언어표현이 담긴 글을 트위터에 올려 논란을 빚은 정치인들은 많았다. 강용석 전 한나라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강 전 의원은 지난해 2월 5일 자신의 트위터에 “X발, 세상 X같다. 인생 사십 넘게 살아보니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부모 잘 만나는 것이다. 정치 X나게 해봐야 부모 잘 만난 박근혜 못 쫓아가”라며 박근혜 당선인(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글을 올렸다.

강 전 의원은 또한 홍준표 경남도지사(당시 전 대표)를 겨냥해서도 “나는 홍준표가 X나게 불쌍해. 나보다 더 못난 부모 만나 세상 치열하게 살면 뭐해. 박근혜가 잡고 있으니까 공천 못 받을 것 같다. 4선에 당 대표까지 했는데도 서울 국회의원 하다 보니 아직도 간당간당 눈치보고…”라는 글을 게재했다.

 

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됐지만 ‘욕설트윗’에 대한 파장은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강 전 의원은 블로그를 통해 “제가 직접 작성하고 삭제한 글이 맞으며 취중에 작성한 것도 맞다”면서 “지나친 표현들에 대해 조심스럽지 못했던 점을 인정하며 가능한 이러한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고개를 수그렸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직접 글을 작성한 것은 아니지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독한 “노무현 XXX지 잘 XX다”라는 글을 리트윗해 지탄을 받았다. 이는 이 원내대표가 “통합진보당 이석기 당선자가 참여정부 시절 두 번 광복절 특사로 가석방 특별복권을 받았다”는 글을 리트윗하면서 함께 된 것이었다.

민주통합당은 논평을 내고 “막장 표현을 새누리당의 원내대표가 했다니 더욱 충격이다. 한 사람의 죽음을 이렇게 모욕해도 되는 것이냐”고 분개했고, 문재인 의원(당시 상임고문)은 트위터를 통해 “이한구 대표의 막장트윗. 개인적으론 그의 인품문제지만 집단적으로는 새누리당의 적개심과 증오감의 표출”이라며 맹비난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 원내대표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대표님의 뜻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어떠한 경위로 이번 일이 벌어지게 되었는지 정확한 경위를 확인 중이다. 이번 일로 고인과 유족의 명예에 누가 되고 아픔이 가중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공개 사과했다.

이외에도 이종걸 민주통합당 의원(당시 최고위원)의 “‘공천헌금’이 아니라 ‘공천장사’입니다. 장사의 수지계산은 직원의 몫이 아니라 주인에게 돌아가지요. 그들의 주인은 박근혜 의원인데 그년 서슬이 퍼레서 사과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이라는 글이 파장을 몰고 온 바 있다.

최근에는 성남시의회 새누리당 대표 이영희 의원이 “연봉 4700여만원으로 세금공제하면 월봉 약 360만원 받는다. 그 외 활동비 및 보너스 등은 전혀 없다. 의원 활동하는 데 많이 모자라는데 2008년부터 동결됐다”며 “법적으로 단체장과 같은 위치지만 급여는 챙피한 수준”이라는 글을 남겨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다.

선거 앞두고는 더 입조심 했어야지

지난해는 총선과 대선으로 상대진영에 대한 더욱 공세가 거셌다. 그 과정에서 정치인들의 말실수도 도드라졌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에서 사이좋게 말실수가 터졌다. 새누리당 김무성 총괄본부장과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먼저 김 당시 총괄본부장은 유세현장에서 “정신 나간 노무현 정권의 2인자가 다시 이 나라 대통령이 되면 김정은한테 가서 똑같은 짓을 할 텐데 이런 대통령을 원하나?”라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문제는 김 전 총괄본부장은 이전에도 수차례의 말실수로 지탄을 받았다는 점에 있다.

그는 “우리 전략은 중간층이 ‘이쪽도 저쪽도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아듣지 못하겠다’고 하면서 투표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라는 말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6월 항쟁에 참여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여러분은 잘못있어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기 스스로 부정해서 그걸 감추기 위해 자살하지 않았느냐” 등의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에 하는 청춘투표가 인생투표야. 인생이 통째로 걸렸어. 너 자신에게 투표하라! 꼰대들 늙은 투표에 인생 맡기지 말고 나에게 표를 던지는 거야”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이글은 정 고문이 서해성 소설가가 투표참여를 강조하면서 한 말을 리트윗한 것이지만, ‘노인폄하’ 논란으로 확장됐다. 이에 대한노인회에서는 정 고문의 정계 은퇴를 요구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선후보 시절 박근혜 당선인의 말실수도 두고두고 회자된다. 박 당선인은 대선후보 2차 TV토론에서 복지재원 마련방안을 설명하며 “지하경제 활성화를 통해 매년 27조원씩 5년간 135조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지하경제 활성화’라는 말은 온라인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장악하며 이목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조금 말실수를 한 것 같다”며 “지하경제를 양성화한다고 말씀하셔야 되는데 활성화라는 말로 표현이 잘못돼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전에도 박 당선인이 ‘지하경제 활성화’를 언급한 바 있어 문제는 커졌다.

그밖에도 박 당선인의 말실수는 많은 편이었다. 5.8조를 “5점8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고위공직처비리수사처”라고 말하는가 하면, ‘바쁜 꿀벌은 슬퍼할 시간도 없다’라는 명언을 “바쁜 벌꿀은 슬퍼할 시간도 없다”, “이번 논쟁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라고 말해야하는 것을 “전화위기”라고 표현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또한 국회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말해야 하는 것을 “대통령직을 사퇴한다”고 말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고, ‘인혁당’을 “민혁당”이라고 지칭해 진정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박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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