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청정국이라는 사실을 악용, 관세청 "노력할 것"

지난해 국내로 밀수되다 적발된 필로폰(메트암페타인)이 8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이 6일 발표한 ‘2012년 마약류 밀수단속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는 232건, 33.8kg(636억 원 상당)으로 나타났다. 2011년과 비교하면 건수는 33%, 중량은 15% 증가했다.

종류별로는 필로폰에 116건으로 20.9kg에 달했다. 이는 69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국내 단속기관 전체 압수량의 74%다. 적발 물량으로는 2003년(32건·8kg) 이추 최대 규모다. 신종 마약류인 JWH-018 등 합성대마가 27건(7kg), 대마 46건(2.5kg)도 단속에 적발됐다.

이승규 관세청 국제조사과 서기관은 “중국 등 우범 국발 여행자, 국제우편, 특송 화물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고 검찰과 경찰, 미국 마약단속청(DEA) 등 국내외 단속기관과 공조를 강화한 덕에 적발실적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마약 밀수 차단을 위해 국제마약정보센터를 신설, 인천공항 마약조사조직을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올해 4월에는 마약 탐지장비 및 필로폰 전문 탐지견을 공항·항만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이 서기관은 “세계 관세기구와 신종마약 국제합동단속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마약 우범국 중심의 공조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 마약 청정국으로 인식되는 점을 악용하는 수법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한국을 거치는 중계밀수가 증가하는 것. 중계밀수 적발은 2010년 2건(2.9kg)에서 2011년 4건(7.8kg)으로, 지난해에는 6건(16kg·480억 원 상당)으로 크게 늘었다. 수법도 골프채 가방, 여행 가방 등에 숨기거나 국내 가공식품인 영양갱, 초콜릿 등으로 위장하는 등 점점 교묘해졌다.

이 서기관은 “국제범죄조식이 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 마약청정국으로 인식되는 점을 악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송 화물을 이용한 개인소비목적의 소량 마약밀반입도 크게 느는 추세다.

관세청 관계자는 "세계관세기구 아·태지역정보센터와 신종마약에 대한 단속강화 및 국제 공조도 강화하는 신종마약 국제합동단속 프로젝트를 가동한다"며 "중국, 미국, 영국, 캐나다, 베트남 등 마약우범국 중심의 공조수사채널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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