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은폐의혹, 늑장 수사로 인한 수사 의혹까지…

 
지난해 대선에서 불법선거운동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여진원 김 모(29)씨의 업무가 인터넷 상에서 ‘종북 활동 감시’이며 그 주요 대상이 ‘오늘의 유머’였다고 밝혔다. 이에 국정원 여직원은 11개의 아이디로 오유 사이트를 단순 모니터링만 했다고 주장하였으나 정치·사회  현안에 대해 정부와 여당에 유리한 글을 120건이나 올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앞서 경찰과 국정원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요리와 연예 게시판 글을 보고 찬반 표시만 했다”, “게시물 작성은 없었다”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번 사실로 인하 사건 축소·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경찰 측은 “한치의 의혹이 없도록 수사하고 있으나 해석하기에 따라 오해가 생기는 것 같다”며 불거진 일침에 대해 항변했다.

30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8월 228일부터 불법선거운동 의혹이 불거진 12월 11일까지 아이디 11개를 사용하여 ‘오유’에 91건, ‘보배드림’에 29건, 총 120건의 글을 올렸다. 특히 ‘오유’에 올린 91건의 글 중 북한을 비판하거나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옹호·지지하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99차례의 찬반 의사표시 또한 정부와 여당을 옹호했다.

이는 김 씨가 원래의 주장인 단순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의사 혹은 오유 활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경찰은 대선직전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대선 관련 글은 없었다”고 했으나 게시물 존재가 확인된 뒤에도 “대선에 대해서는 ‘찬반 표시’만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광석 수서경찰서장은 31일 기자간담회에서 “국정원 여직원이 정치, 시사 등과 관련한 글을 제개한 사실은 지난 1월 3일 브리핑 때도 이미 알고 있었다”며 “대선과 관련없는 글이라고 판단해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계속되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수사 중이고 전부 알려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특히 경찰이 김 씨의 ‘오유’ 활동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축소·은폐하며 수사를 장기화하는 태도 등으로 인해 항간에서는 “뒤에 국정원이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장정욱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팀장 역시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짙은데도 말단 직원 외에 상급자나 윗선 조사가 없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며 이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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