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상반기도 저물어간다. 문화계에서는 언제나처럼 수많은 작품이 탄생했 고 그 중 일부는 대중에게 사랑을 듬뿍 받았다. 뮤지컬과 드라마는 지난해 못 지않은 관객 동원과 시청률을 기록한 반면 영화와 가요, 출판계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 영화=상반기 한국 영화는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 망 집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 총 관객 수는 4942만2282명. 서울 관객만 놓고 보 면 지난해 같은 기간 1930만7213명에서 1712만1682명으로 감소했다. 특히 한국 영화 관객이 1315만7920명에서 882만2086명으로 크게 줄어든 반면 외국 영화는 614만9293명에서 829만9596명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 점유율은 한 국 영화 54대 외국 영화 46으로 여전히 한국 영화가 강세지만 격차는 많이 줄 었다. 이는 한국 영화 중에 대박 영화가 적었다는 것으로도 나타난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 흥행에 실패한 경우가 많았고 총제작비 85억원에 송강호와 유지 태를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고전한 '남극일기'도 스타 파워가 예전만 못했다. 상반기에 200만명 이상 관객을 동원한 한국 영화는 '말아톤' '공공의 적 2' ' 마파도' '댄서의 순정' '혈의 누' 등 5개뿐. 지난해 상반기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의 1000만 관객에 비하면 형편없는 기록이다. 그나마 '말아톤'이 전 국 500만 관객을 동원해 올해 충무로의 자존심을 지켰다. ◆ 방송=상반기 안방극장은 시청률 40%를 넘긴 빅 히트작을 상실한 채 MBC ' 내 이름은 김삼순'만이 시청률과 신드롬에서 두드러졌다. 지난 1일 시작해 현재 절반을 넘긴 '내 이름은 김삼순'은 TNS미디어 코리아가 집계한 상반기 시청률 조사에서 6월 25일 현재 평균 30.3%를 기록중이다. 그 밖에는 KBS 주말드라마 '부모님전상서'가 평균 30.1%를 기록해 김수현 작가 의 위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고, 고현정이 '모래시계' 이후 10년 만에 복귀한 S BS '봄날'(28.4%)도 빅스타에 대한 대중의 요구를 보여주었다. 장보고의 삶을 극화한 KBS '해신'과 '불멸의 이순신' SBS '토지' 등 대하사극 들은 지난해에 이어 계속 순항했다. ◆ 가요=계속되는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상반기 가요계는 SG워너비, 버즈, 테 이, 빅마마 등 2집 가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SG워너비는 오프라인 음 반 판매는 물론이고 온라인 음악시장에서도 다른 가수들을 압도했다. 한터차트가 1월 1일부터 6월 25일까지 음반 판매를 집계한 결과 SG워너비는 발 매 석 달 만에 39만8679장이 팔렸다. 40만장이면 근래 보기 드문 대박인 데다 2위 나얼의 리메이크 음반이 21만768장 팔린 것을 감안하면 독보적인 셈이다. 온라인 음악시장에서도 쥬크온 집계 결과 1위는 버즈의 '겁쟁이'에 내주었지만 '죄와벌'이 216만건으로 2위, '살다가'가 150만2961건으로 5위에 각각 올랐다. 발라드와 남성 보컬 그룹이라는 트렌드, 드라마 삽입, 독특한 이름 등 기획의 승리라는 것이 중론이다. ◆ 공연=올 상반기 가장 주목받은 작품은 '노트르담 드 파리' '오페라의 유령 ' 등 대형 수입 뮤지컬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아름다운 음악과 배우들의 절창, 역동적인 안무, 예술 감각이 돋보이는 무대와 조명 등으로 관객들의 열렬한 찬사를 받았다. '오페라 의 유령'도 티켓 판매 첫날 1만3000여 장의 티켓이 팔려나가는 등 대박 행진중 이다. 무용계에서는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피나 바우쉬의 한국 소재 신작 '러프 컷' 등 외국 대작들이 큰 화제를 모았다. 서울무용제가 심사위원 추첨제를 도입함으로써 그 동안 있었던 공정성 시비를 불식시키고, 광화문 댄스페스티벌이 2만명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무용공연 저 변 확대를 가져온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 출판=올 상반기 출판계는 크게 두 가지 흐름으로 대변된다. 소설, 에세이 등 문학류가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인 데 반해 경제서 등 실용서들이 주춤한 것 . 교보문고가 집계한 2005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50 목록을 보면 소설은 '다빈치 코드'와 '미실'을 비롯해 '연금술사' 등 14종이 포함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소설이 12종이던 것에 비해 2종이 늘었다. 여기에 시와 수필류 등까지 포함하 면 베스트 50위권 절반에 가까운 23종이 문학도서였다. 반면 실용서는 10위권에 경제서인 '2010 대한민국 트렌드'와 어학서인 '해커스 토익' 단 2종만이 포함되는 부진을 보였다. 경기불황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 부동산 등이 침체되면서 경제서 시장이 위축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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