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로 간 봉사활동…현지반응은 뜨거웠다

외국에서는 한국 사람만 만나도 마음의 위안이 된다고 했던가. 취재 차 떠난 아프리카에서 집 생각이 날 무렵 반가운 얼굴들을 만났다. 아프리카 케냐 나망가 마을, 바로 ‘마사이족’이 살고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는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외부인의 출입이 드문 이곳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연유 또한 궁금했다. 인사를 건넨 뒤 소개를 부탁하니 ‘한성대학교 해외봉사단’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다음은 인솔자로 동행했던 한성대 학생지원팀 전민우 주임과 23일 한국에서 나눈 일문일답이다.

“아이들이 상처가 있어도 약이 없어서 그대로 나둬요.
그러면 파리들이 상처에 앉고요.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 몰라요.”

 

 

- 한국에 오신지 며칠이 지났네요. 이번 봉사활동에 대해 소개 좀 해주세요.

“한성대 봉사단은 12월 24일 발대식을 갖고, 1월 1일 케냐 나망가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20일 간 머물며 봉사활동을 하고 왔는데요. 저희는 마사이 부족 초등학생 100여명을 상대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교육봉사, 전공연계 봉사, 노력봉사, 문화교류가 이번 봉사활동 프로그램의 테마였고요. 특히 케냐 나망가 마을은 대한민국 최초로 저희 한성대 봉사단이 봉사활동을 하러 간 곳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현지반응도 상당히 뜨거웠습니다.”


-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면요?

“저희는 체험위주의 교육을 진행했어요. 현지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한국어·음악·미술·체육·태권도·사물놀이를 가르쳤고, 학교시설을 수리하고 벽화를 그리는 것과 함께 배관 공사를 하고 왔어요. 헤어지는 마지막 날은 ‘한국의 날’이라고 해서 부채춤·사물놀이·태권도 등 다양한 공연도 선보였죠. 마을 사람들이 거의 참석해서 우리문화를 보다 많은 현지인들에게 알릴 수 있었어요.”


- 인상 깊었던 일들도 많았을 것 같아요.

“굉장히 많죠. 우선 나망가 마을은 물이 귀해서 물탱크에 빗물을 받아서 사용을 하는 지역이에요. 저희가 방문한 무렵도 우기가 끝났을 때라 비가 잘 안 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희가 그곳에 머물렀을 때 비가 자주 왔거든요. 마을 사람들이 저희가 비를 몰고 왔다고 큰 축복이라고 하시면서 얼마나 좋아하시던지…. 그리고 그곳은 소똥집이라고 소똥과 시멘트를 혼합해서 움막모양의 집을 만들어서 살아요. 한 번은 초대를 받아서 학생들과 방문한 적이 있는데요. 귀한손님이 왔다고 밀크티라는 소젖을 짜서 만든 차를 주셨어요. 그런데 잔을 내려놓자마자 파리들이 잔 위에 우글우글 앉더라고요. 거기에 파리가 진짜 많거든요. 밀크티 마실 때 파리가 입에 들어갔을지도 몰라요. (웃음) 또 파리 얘기가 나왔으니까 드리는 말인데요. 현지 사람들은 상처가 나도 약이 없어서 곪을 때까지 그대로 방치해요. 그러면 상처가 난 자리에 파리들이 들끓고요. 그 모습을 봤는데 정말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 그곳의 환경은 어땠나요? 위생이나 시설 등 여러 면에서 봤을 때요.

“위생 상태는 좋지 않았어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파리도 많았고요. 시설물도 선교사들이 세운 교회, 보건소, 교실 2개 등이 전부에요. 저희는 병원으로 만들려고 했다가 중지된 건물에서 머물렀는데요. 별다른 시설이 없어서 매트와 침낭을 이용해서 방을 만들어야 했어요. 이걸 제외하면 황토사막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근방에 소똥집이 있긴 했지만, 학교와 떨어진 곳에 사는 친구들은 수업을 받기 위해 1~2시간을 걸어오기도 했죠. 그리고 많은 분들이 놀라시겠지만, 나망가 마을에는 컴퓨터도 있어요. 전에 강원도 교육청에서 보내준 컴퓨터라고 하던데, 거의 사용을 안 해서 저희가 수리도 해주고 간단히 사용방법도 알려주기도 했답니다. 또 교육기자재나 의약품, 옷이 턱 없이 부족해서 저희가 별도로 기증을 하고 왔고요.”


- 학생들은 이번 봉사활동으로 어떤 생각을 했을지도 궁금해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어요. 대표적으로 한 친구는 ‘봉사는 명목보다 꿈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을 얻고자 욕심내는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일종의 준만큼 받는다는 것이 봉사라는 것을 느낀 시간이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친구는 ‘처음에는 아이들을 볼 때 머리의 부스럼이나 상처가 보였지만, 나중에 아이들의 깨끗한 눈망울과 나를 보고 짓는 미소를 보게 됐다. 진정한 마음으로 위로받고 서로 교감하는 느낌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얘기했어요. 학생들이 이번 봉사를 통해 한층 자란 것 같아요.”


- 그러면 이후 해당지역을 방문할 봉사자들이 유의해야 될 사항은 뭘까요.

“상당히 까다롭게 준비를 해야 되요. 말라리아 약을 복용하고, 황열병 예방접종을 하는 등 예방접종 하는 데만 개인적으로 50만원이 들었거든요. 그만큼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될 사항이 많은 위험한 지역이라는 점을 명심하셔야 됩니다. 그리고 가면 아무 것도 지급되지 않는다는 것도요. 빨랫줄까지 챙겨가야 할 정도로 열악한 곳이에요.”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저희 한성대학교 봉사단은 창립이후 지금까지 갔던 지역은 최소 3년 이상 방문했어요. 그래서 케냐 나망가 마을도 이번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내년 비슷한 시기에 다시 방문할 예정이에요. 저희 활동 계속 지켜봐주세요.”


사진/ 유용준 기자
글/ 박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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