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치산 여인 서글픈 삶에 바치는 씻김굿

막이 내리면 가슴 저 깊은 곳의 민족적 집단 무의식 같은 한의 감정이 밀려오는 따스하고 아린 한 편의 시. 역사의 한 켠에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인해 이와 상관없이 그 역사의 분열과 적대적 회오리에 그저 말려들고만 한 순진한 여인의 인생역정과 상처.... 긴 세월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인간에 대한 예의와 존중의 시선을 역사의 회한을 견뎌내는 여인의 질긴 삶의 의지와 한에 대한 따스한 통찰을 통해 보여주는 공연이다. 우리 신세대들은 모르고 있는 그러나 아직도 씻겨지지 않은 산재해 있는 혹은 감춰져 덜 아문 체 잊혀져 가는 상처들(아직 생존해 있는 빨치산의 전력을 지닌 이들의 노년)을 되새김질해 아픔을 달래는 본 공연은 마치 씻김 굿 위령제와도 같다. 주인공 할머님의 추억들, 죽음을 맞이하는 꿈, '훨훨 날아가소서' 라는 마지막 메시지는 라이브로 함께 한 양악과 국악을 넘나드는 폐부를 찌르는 라이브 해금연주도 매우 인상적이고 신선하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로 구성된 놀이패 한 두레의 완숙함과 열의에 감탄케 될 것이다. 특히주인공이신 밥수레 주인 할머님의 연기에 감동받게 될 것이다. 우리 민족의 뛰어난 위트와 해학 그 속에 단긴 따스한 시선과 민족 고유의 한을 담은 웃음과 감동이 함께 녹아든 마당극의 미학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MBC와 극단 미추가 주입하고 있는 데로 마당극은 곧 코미디는 아닌 것이다. 마당극에 대한 일반인들의 무관심과 왜곡 등은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양질의 공연들의 발군의 투혼에도 현재 마당극의 산실인 과천 마당극제 등 출품작들이 대부분 6.25와 빨치산, 공산당을 주제로 한 '시선정화'와 이데올로기의 상처, 분단의 역사등을 주제로 한 이데올로기적 사상을 담고 있는 작품들로 소재 편향화를 보이는 점은 또한 신세대들에게 괴리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주기는 한다. 일시 : 7/8 ~ 7/17 장소 : 학전 Blue 소극장 문의 :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 02-741-3934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