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콩나물 등 가공식품 가격이 연달아 인상된 데다 신선식품 가격도 최근 급격히 오르고 있다.

CJ제일제당 등 주요 제분업체가 밀가루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제과와 제빵, 라면 등도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것. 

CJ제일제당은 지난달 29일부터 대형마트 등 소매점에 공문을 보내 강력분은 6.5%, 중력분과 박력분은 9.6% 올리는 등 평균 8.8% 밀가루 가격을 인상했다. 이어 기업형 슈퍼마켓 등에 공급하는 된장과 고추장 등 장류가격을 평균 7.1% 인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동아원도 지난해 12월 21일 밀가루 출고가를 평균 8.7% 인상했으며, 대한제분도 조만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원 관계자는 “현재 확보된 원맥의 재고가격과 국제 곡물시세 등을 고려할 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인상폭을 하향조정했다”고 전했다.

국내 밀가루 시장은 CJ제일제당, 동아원, 대한제분이 각각 25% 내외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경합을 벌이고 있는 만큼 제분업체들의 가격인상 또한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통업계 전문가는 “밀가루는 다른 사업에 미치는 여파가 크기 때문에 가격 인상분이 빵, 과자, 라면 등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타업계에 반영되는 한 달 뒤에는 식품 가격이 잇따라 상승하며 후폭풍에 시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상적으로 제분업체들이 가격을 올린 직후에는 농심, 삼양, 오리온, 롯데제과, 크라운해태 등 제과업체들이 줄지어 가격인상에 나섰던 점을 감안하면 밀가루 인상으로 예정된 악재가 줄을 선 상태다. 제과 업체들은 현재 구체적인 식품 가격 인상계획은 없지만 조만간 후속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밀가루 가격 인상에 대한 대응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그간 정부 눈치를 보며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던 업체들이 대선 정권 교체를 앞두고 혼란을 틈타 줄줄이 인상에 나섰다는 지적을 제기하며 가격 인상의 도미노에 서민들 사이에 불안심리가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매일유업은 간판분유제품인 ‘앱솔루트’는 지난 2010년 8월 가격을 올린 뒤 2년 5개월 만에 가격을 5~8% 인상할 것으로 알려져 신혼부부들의 식탁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제품의 영양성분을 보다 충실하게 하고 포장용기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 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서민의 술인 진로 소주는 대선이 끝난 지난해 연말에 가격을 올린 바 있다. 하이트 진로는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소주 출고가를 8% 인상한 상태로 2008년 12월 이후 4년만의 가격 상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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