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시뮬레이션에 빠진 한 초등학생

인터넷 중독 심각한 상태 리니지 게임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죽였다는 이유로 그 사람을 찾아가 무자비하게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그는 게임도중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자신의 분신이라고 생각했던 그 캐릭터를 죽여버려 복수해야 한다는 생각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조사 과정에서 담담하게 심정을 밝히기도 했는데 전혀 후회나 반성의 기미는 보이질 않았다. 현실감각의 부재, 일상생활의 불가능 등 인터넷 게임의 중독은 이렇게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결과를 양산한다. 비슷한 사건으로 한 초등학생은 인터넷 운전 시뮬레이션 게임에 빠져 아버지의 자동차를 몰다가 사고를 내기도 했다. 인터넷 시뮬레이션에 빠져 있던 그 초등학생은 “자동차 운전도 똑같은 것 아닌가요?”라며 자신을 걱정하는 사람들을 오히려 더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현대 사회에서 컴퓨터는 이미 가정의 필수품임과 동시에 정보접근을 위한 강력하면서도 유용한 수단이 되었다. 컴퓨터를 통해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도 하며 프로게이머라는 직업도 생겨나는 현실에서 인터넷 게임은 ‘필요악’일 뿐일까? ■ 다양한 사례들이 보여주는 심각성 “아이가 새벽 2시까지 게임을 하고 6시30분에 일어나서 학교에 가서 계속 잔다고 합니다. 그래서 학교친구도 없습니다. 이 아이 어떻게 해야 할지...해결책을 알려주세요” “중학교 2학년인 아들 문제로 의논드립니다. 부모는 맞벌이, 2살 위인 형이 있습니다. 아버지 직장관계로 초등학교 때 3번 전학을 하였고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고 준비물을 잘 챙기지 못하고 산만한 편입니다. 운동을 좋아하고 심부름도 형보다 잘 했었습니다. 중학교 들어가서 인터넷 오락을 많이 해서 제가 잔소리를 하게 되고 말을 안 들어도 사춘기여서 그러려니 했는데 점점 공부도 안하고 학원도 안가고 집에 놀러오는 친구도 없습니다. 오락만 계속하려 해서 저와 충돌이 많아져 점점 힘듭니다. 학교에서도 조퇴를 몇 번 하더니 아예 학교를 안 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집에서 오락은 하겠다고 하여 속이 너무 상해 상담드립니다.” “저는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입니다. 그런데 연합고사가 끝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계속 목이 막힌거 같고 자꾸 짜증만 납니다. 조금만 부딪혀도 화를 잘 냅니다. 저희 엄마는 하고 싶은 것을 못해서 그런다고 하는데요. 컴퓨터를 하루라도 하지 않으면 화가 납니다.” 위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과다한 컴퓨터 사용이나 중독은 청소년들에게 대인관계, 학업, 품행문제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증세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에게 일어나는 이런 문제들은 컴퓨터 보급의 증가, 인터넷의 보급과 PC방의 급속한 확산 등 인터넷 환경의 발전이라는 외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것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외부 요인뿐 아니라 청소년의 개인적 요인이 더 관여된다는 주장도 있다. 청소년이 느끼는 외로움, 우울한 감정, 소원한 대인관계, 물질중독의 경험, 건설적인 욕구충족 방법 부재 등 사이버 중독에 노출될 우려가 있는 개인적 특성이 존재한다. 지나친 컴퓨터 사용은 일상생활의 리듬을 깨고 밤에는 늦게 자고 낮에는 자는 ‘올빼미’가 되기도 한다. 또한 불규칙한 식사와 운동 부족으로 신체적인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이밖에도 컴퓨터의 업그레이드, 인터넷 사용료, 게임 CD구입비, PC방 이용 비용, 특정 ID나 아이템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경제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극단적으로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자연적으로 학교생활의 적응이나 학업성취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여러 사람들과의 대인관계는 소원질 것이고 혼자만의 세계에 몰두하게 되는 것이다. 즉 'VDT‘증후군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VDT 증후군이란 Video Display Terminal Syndrom의 약자로서 컴퓨터 단말기를 오랜 시간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정신적, 신체적 문제를 야기하는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다. ■ 스스로 인터넷중독예방센터 찾아 서울에 사는 이모군(17세)은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족(族)이다. 한달에 한번 정도만 외출할 뿐, 하루 종일 자신의 방에서 인터넷 게임에 빠져있다. 게임 때문에 다니던 학교도 자퇴했다. 친구들도 하나 둘씩 떠나갔다. 요즘 들어 몇 번씩 '이젠 이렇게 살지 말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에 게임을 끊으려했지만, 맘같이 쉽게 되지 않았다. 이젠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결국 이모군은 스스로 인터넷중독예방센터에 찾아가 상담치료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초등학생 김모군(12세)도 같은 경우다. 어릴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다던 김모군(15세)은 중1 때 미국 유학을 갔다가 아예 게임에 중독되는 바람에 한국으로 다시 들어왔다. 인터넷 게임은 외국의 낯선 문화에 대한 공포 등 현실도피처가 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한국에 들어와서조차 이같은 습관은 고쳐지지 않았다. 게임시간이 늘더니 하루 10시간 이상 컴퓨터 앞에 앉아있어야 직성이 풀렸다. 가족들도 지쳐서 포기했다. 게임을 하는 동안에는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잘 자지 않아 건강도 만신창이다. 심지어 예전같이 않게 가족에게도 거친 반응을 보였다. 부모조차 손쓸 방법이 없자 결국 전문가의 상담을 의뢰한 것. ■ 21세기 새로운 질환, '인터넷 중독' 인터넷 중독이 새로운 유비쿼터스 시대의 고질병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중독이란 게임, 음란물 등 인터넷 사용이 지나쳐 이용자에게 나타나는 각종 신체적, 정신적 증상이나, 사회 부적응 현상 등을 말한다. 의학적으로는 아직까지 공식 질병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중독으로 인한 폐해는 심각하다. 만성피로감, 눈의 피로, 시력저하, 근골격계 장애 등 신체적 피해는 말할 것도 없다. 심지어는 마치, 마약과 같이 내성과 금단 현상까지도 발생한다. 인터넷에 빠지다보면 점점 더 많은 시간, 자극적인 콘텐츠를 찾게 되고,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불안, 우울, 초조감에 시달리는 게 이 때문이다. 특히, 이로 인한 청소년들의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새벽까지 게임에 몰두하다 학교에 지각하거나 아예 결석하고 PC방으로 가버리는 일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다. 초등학생 이모(12세)군은 게임을 하기 위해 부모가 중장비를 판돈 수천만원을 갖고 가출해 PC방을 전전하다 발견됐다. 중학교에 다니는 박모양(15세)은 부모가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하자 PC방에 가기위해 지하철에서 소매치기를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어느 초등학교 여학생(11세)은 커뮤니티 속 아바타를 치장하기 위해 매달 수십만원을 전화결제해오다 부모에게 꾸중을 듣고 자살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자아 형성 시기다 보니 중독이 더 심해지면 스스로를 폭력 게임의 주인공으로 설정,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분간하지 못하는 사례까지도 발전한다. 서울 중학교 최모(14세)군은 친구를 마구 때려 전치 8주의 중상을 입혀놓고 경찰에서 되레 "스트리트 파이터(폭력 게임)를 흉내냈을 뿐"이라고 따졌다. 광주에 사는 김모군(15세)은 자는 동생을 깨워 게임에 나오는 흉기로 살해하고 같은 흉기로 "40~50명을 더 죽이려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급기야 지난 2월 일본에선 폭력적인 게임에 중독된 10대 소년이 모 초등학교 교사들에게 흉기난동을 부린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처럼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은 자신은 물론 가정과 사회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는 지경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7월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전국 청소년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신분열, 우울증, 반사회성, 강박증 등을 호소하는 고위험군 4.3%를 포함해 전체 20.3%가 인터넷 중독 증세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청소년 10명 2명꼴이다. 특히 이중엔 초등학생이 12.8%로, 어린 아이들까지도 인터넷 중독 위험에 상당히 노출돼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부모 동의없는 아이템 구입, 아이템 관련 각종 사기피해, 사이버 범죄 등을 유발시키는 인터넷 중독은 극소수의 몰지각한 이용자들만 아니라 대다수 아이들이 연루된 집단적인 현상이라는 점에서 훨씬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 돈벌이 급급한 사업자 마인드 전환 시급 날로 심각해져가는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청소년들이 중독에 빠지게 되는 경향을 면밀히 파악해 대응책을 모색해야 된다는 지적이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인터넷중독예방중독센터장은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현상은 대부분 인터넷 매력 자체보다는 주변적인 문제로 인터넷에 몰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가령, 편부모 또는 맞벌이 부모로 인한 소외감, 학교에서 성적이나 친구들의 따돌림 문제 등으로 인한 현실도피의 욕망을 인터넷에서 찾는다는 것. 그는 "이에 따라 사례별로 학부모나 교사의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고, 인터넷 중독에 빠진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자기 스스로 중독과 위험성을 자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근본적으로 인터넷 중독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급자인 인터넷이나 게임 사업자들의 마인드 전환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정신과의 한 전문의는 "영리추구를 위한 공급자들의 과도한 마케팅이 결국 수많은 인터넷 중독자들을 낳고 있다"며 "무엇보다 사업자들 먼저 정보윤리의식을 가져야 되는 것은 물론, 국가차원에서도 게임 중독 요소 등에 대한 콘텐츠 심의기준을 강화하거나, 사이버 머니 사용을 제한하는 등 제도적 정비가 뒤따라한다"고 충고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학교 교육과정 속에 사이버 중독을 예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학부모아 아이들이 함께 중독 예방 캠프에 참여할 것"을 당부하는 한편, "아이들이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사회 환경을 개선하는데 정부가 역량을 집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인간은 왜 사이버 공간에 탐닉하게 되는가? 실제 현실에서 보다는 사이버 공간에서 감정의 조절이나 표현에 대한 억제를 할 필요가 없다. 이른바 탈억제 현사이라고 하는데 실제 게시판에서 욕설과 비난이 매우 직접적이며, 선정적인 내용도 상당히 많다. 익명성이 보장되므로, 자신의 행동에 대한 물리적 보복이 없다는 사실이 탈억제의 한 원인이며, 또한 비언어적 단서의 제한으로 인해 미묘한 의미의 전달이 어려우므로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게 된다. 평소 권위에 눌려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없었던 경우나, 성격적으로 일대인의 실제 대인관계에서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은 컴퓨터를 통한 토론이나 의견 교환에서 자기 주장을 잘하고 솔직한 의견을 펼칠 수도 있게 되므로 사이버 공간이 현실생활보다 편하게 느껴진다. 아울러 사이버 공간은 존재하는 거의 모든 정보가 누구나 접근될 수 있는 개방성을 지닌다. 익명성을 통해 성, 나이, 학력, 사회적 지위를 불문하고 모두 평등한 관계가 성립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현실세계보다는 사이버 공간에서 타인에게 더 우호적이고 협동을 잘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경우 인터넷을 "따뜻하다"라고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인간은 사이버 공간에서 자신의 주체성을 일부만 제시하거나 변조해서 제시할 수 있는 성향을 나타낸다. 상황에 따라 자신의 신분을 여러 가지로 변화시킬 수 있는데 특히, 다자간 컴퓨터 게임(MUD)에서는 여러 가지 자아를 만들어 내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이런 관점에서 컴퓨터와 인터넷은 인간에게 무척 매혹적인 대상이 되기도 한다. 영화, 연극, 음악, 미술, 오락 등 그동안 무수히 인간의 마음을 빼앗아 온 유희적 요소들이 컴퓨터 안에도 있다. 폭력, 죽음, 섹스와 같은 금지되었지만 본능적일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소들도 손쉽게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컴퓨터나 인터넷을 이용하는 동안에는 현실세계의 괴로움을 쉽게 잊을 수 있고 시험에 대한 부담, 현실세계의 걱정 등은 적어도 "당시에는" 내 것이 아니다. 이러한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에 비유될 정도로 과거에는 얻을 수 없었던, 또는 현실세계에서는 금지되는 정보가 널려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호기심 천국이 되는 것이다. 화장실의 낙서처럼 자신을 감춘 채 행동이 가능하고 기존 체제에 대한 저항을 현실세계보다는 큰 위험성 없이 발휘할 수 있다. 또한 무엇 하나 내 뜻대로 안 되는 현실 세계와 달리 인터넷에서는 해당 가상 세계의 통치자가 될 수 있다. 게임의 아이템을 많이 가진 것으로, 자신의 캐릭터에 많은 치장을 하는 것으로 "힘있고 우월한 존재"로서의 나를 손쉽게 경험한다. 그래서 밤을 새기도 하고 자신이 아직 돌아보지 못한 것이 있을 것 같은 강박적인 성향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 ‘저 모퉁이만 돌아서면 증후군’ 또한 저 모퉁이만 돌아서면 무언가 멋진 일이 있을 것만 같은 생각에 열심히 노력하지만, 그 모퉁이를 돌아서는 순간 또다른 새 모퉁이가 유혹한다. "조금만 더" 때문에 다른 일에 지장이 올 수도 있다. 가상 공간에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인격체험도 할 수 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와 같은 변신이 가능하고 심지어 성을 바꿀 수 있는데 이는 가학적, 피학적 경험등 현실세계에서는 실현이 불가능한 다중인격을 보유하게 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진다. 이러한 사람들은 인터넷이 아주 포근하고 편안한 보금자리로 여긴다. 게시판에 질문을 올리면 수없이 많은 답신을 보내주는 친절한 사람들을 만나고 밤을 새워 채팅을 할 수도 있는데 성별, 나이, 직업, 학력 등은 무시되고 최소한의 네티켓만 지키면 된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은 누구도 거절하지 않는 것이다. 즉 인터넷 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한 존재가 될 수 있다. 자연적으로 무한히 넓고 없는 것이 없는 인터넷은 인간 무의식을 쉽게 투사할 수 있는 대상이 되고 무의식적 숭배의 대상으로 추앙될 수 있다. 즉 신성희구(神性希求)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인터넷의 중독성을 고려한다면, 인터넷 중독에 대한 가장 적절한 치료는 첫째도 예방, 둘째도 예방이다. 인터넷 중독으로 빠져드는 초기의 증상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인터넷을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 또는 호기심으로, 남들이 다하니까, 남들이 권해서, 또래관계에서 따돌림 당할까봐 등의 여러 이유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동기가 되지만, 한번 인터넷 중독에 빠져들면 빠져 나오기란 힘들다. 따라서 인터넷을 나도 모르게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즉시 다음의 방법들 중 본인이 선호하는 방법을 선택해서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또한 인터넷을 시작할 때 다음의 내용을 교육받고 생활에 실천하도록 노력하면 인터넷을 초기부터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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