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일 회장 차녀인 것으로 알려져

 

고 정주영 회장의 현대가(家) 3세인 정모(20)씨가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정씨가 3명의 친구들과 성북동 일대에서 대마초를 피웠다”며 불구속 입건한 이유를 밝혔다. 정씨는 지난 8월 말, 집 근처 골목길에 세워 둔 차량에서 다른 남성 3인과 대마초를 함께 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정씨의 머리카락과 소변을 채취해 국과수에 의뢰한 결과 대마초 양성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씨 측은 혐의 내용을 부인했었다.

 

현대가(家) 3세, 현대기업금융 정몽일 회장의 차녀가 대마초 흡입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파문이 일고 있다. 
사회적으로 단정한 행실을 보여야 할 그룹 3세가 논란의 한 가운데 서면서 재계관계자들 마저 술렁이기 시작했다. 게다가 현대가 3세가 대마초와 관련 혐의로 검찰에 입건된 것은 이번이 벌써 두 번째다.

현대가 ‘엎친데 덮쳐’

지난 12일 서울 성북 경찰서에 따르면 성북동 북동 일대에서 대마초를 피운 정모씨 등 유학생 3명이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지난 8월말 성북동 주택가 골목길에 세워 둔 차량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대마초를 전해 받고 함께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날 불구속 입건된 사람들 중에 현대가 3세가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및 현대기술투자 회장의 차녀인 정모씨가 포함돼 있었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정몽일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8남이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대마초를 피운 며칠 뒤 해외로 출국했지만 보름 후 귀국하면서 경찰에게 체포됐다.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입국 사실을 미리 알고 김포공항에서 작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원은 정씨의 머리카락과 소변검사를 통해 양성 반응을 확인했다. 이에 정씨는 지난 10월 말 서울 중앙지검으로 송치됐다.

해당 사건에 정 회장의 차녀 정씨가 포함돼 있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일각에서는 정씨의 실명까지 오르내리며 현대가 자제의 ‘비행’으로 인한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범 현대가의 3세가 대마초 흡연 혐의로 적발된 것은 2009년에 이어 벌써 두 번째. 이에 이번 혐의가 사실로 밝혀 질 경우 현대가의 이미지 추락은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경제시민단체 관계자는 “현대증권 노조와 그룹간의 분쟁으로 연일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시점에 이번 논란까지 불거져 다시 한 번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또 “가뜩이나 일부 유학생들의 문란한 행실이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사회적인 문제로 지적받고 있는 상황에서 재벌가의 자제로서 좀 더 신중하게 행동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현대기술투자 관계자는 전화로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인터뷰를 요청하자 “전혀 알지 못한다”며 황급히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대마초’와 악연 깊어

더욱이 현대가 3세의 대마초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9년 대마초 흡입 혐의로 경찰에 적발된 재벌가 3세와 대기업 CEO 자녀 등 3명 가운데 현대가 2세 정몽용 성우오토모티브 회장의 장남도 포함된 것이다. 정몽용 회장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 고 정순영 성우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아들이다. 간단히 정리하면 정 회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조카이며,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이다.

지난 1987년 설립된 성우오토모티브는 자동차용 주물 제품을 포함해 알로이휠 등을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 전문제조업체다. 현재 성우오토모티브에서 생산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 대부분은 현대·기아차로 납품되고 있기에 현대·기아차의 주요 협력사이기도 하다.

2009년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에 따르면 정 회장의 장남 정씨는 함께 기소된 대기업 임원의 자녀 A씨, B씨와 함께 2009년 3월 서울 이태원 등지에서 30만원에 대마를 구입, 모두 3차례에 걸쳐서 흡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유학생활 중 만난 이들은 강남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와 이태원에 위치한 모 호텔 부근 골목 등에서 대마초를 피웠으며, 특히 이들이 흡입한 대마는 정씨가 직접 매수했다는 것이다. 당시 정씨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재벌가 및 일부 부유층에서 이른 나이에 자녀들을 외국으로 유학을 보내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고위층에 대한 박탈감을 느끼는 서민들이 많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마약이나 도박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일까지 잦아진다면 이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고울 수 없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느냐”며 개탄했다. 정주영 회장의 8남이자  현재 현대기업금융과 현대기술투자 회장직을 맡고 있는 정몽일은 지난 1982년 현대건설에 입사, 1990년 현대종합상사 재정담당 이사대우에 오르게 된다. 이후 1994년 국제종합금융(현 현대종합금융) 대표이사회장 자리에 오르게 된다.

두 회사는 어떤 회사?

현대기업금융은 1996년 2월 1일 자본금 200억 원을 들여 ‘현대파이낸스’로 설립됐다. 이후 1996년 4월 현대그룹에 편입됐으며, 1999년 7월15일 지금의 상호로 변경됐다. 2002년 2월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기술투자·현대선물 등과 함께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 현대중공업그룹의 일원이 되었다.

주요 사업은 여신 금융업으로, 어음채권금융 및 매출채권금융 업무에 종사하며, 국제투자금융 부문 업무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벤처기업의 발굴과 설립에서 자본조달, 기업공개 등에 이르는 벤처기업에 대한 종합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는 현대중공업으로 6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83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현대기술투자는 1997년 4월 중소기업의 창업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주요 사업은 중소기업 창업자에 대한 투자 및 융자, 중소기업 창업투자조합자금의 관리, 창업 상담, 정보제공 등이다.

이후 1998년 9월 기술신용보증기금, 11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및 전자부품연구소와 각각 업무협약을 맺었다. 1999년 10월 현대-다음 인터넷 투자조합 1호(100억 원)를 결성했다. 2000년 5월 포항공대와 업무협약을 맺고, 2002년 4월 현대중공업그룹의 계열회사로 신규 지정됐다. 2007년 8월 특허기술사업화펀드(200억 원)를 결성한 뒤, 2010년 8월 KoFC 현대기술투자 2010-11호 투자조합(200억 원)을 결성했다.

2011년 말 현재 현대기술투자(주)의 최대주주는 현대기업금융으로 68.38%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2대주주는 현대자동차로 14.97%의 주식을 보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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