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카카오톡에 모이자” vs 文 “SNS는 우리 것”

1219일에 치러지는 18대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지난해 1229일 헌법재판소의 ‘SNS 선거운동 규제위헌 결정으로 SNS 선거운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SNS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의 약자로서 초기엔 사교적인 연결망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활용되다가 요즘은 사회적 여론을 생산하고 확산시키는 기능 때문에 선거의 판도를 좌우하는 대안 미디어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SNS는 일반적으로 페이스북(Facebook, 가칭 페북)이나 트위터(Twitter), 미투데이 등을 말한다. 이러한 신 SNS는 기존의 블로그나 카페, 미니홈피와는 소통의 방식과 사용 매체에 있어 확연히 다르다. 장문보다는 단문, 그리고 사진이나 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활용의 빈도가 높고, 기존 컴퓨터에서의 활용을 넘어 모바일 환경, 즉 스마트폰에서 작성되고 공유되어진다. 따라서 그 페이지를 굳이 방문하지 않아도 내용들을 다양한 매체에서 볼 수 있고 자신의 의견을 다양한 방식으로 즉시 공유할 수 있다.

이러한 SNS가 요즘 18대 대선에서 핫이슈가 되고 있다. 대선주자들의 전략에 있어서 SNS가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 이유는 바로 그 새로운 기능과 환경들이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할 만큼 빠른 속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다가 선거와 관련된 내용들이 스마트폰의 카카오톡 서비스를 통해 유통되면서 SNS의 영향력은 더욱 막강해졌다.

 선거에서의 SNS 영향력 막강

먼저 SNS가 실질적으로 어떻게 선거에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는 것은 대선주자들의 전략과 향후 선거전망을 예측하는데 있어서 중요하다.

SNS의 영향력이 위대하다는 것은 지난 2008년 미국 대선 때 이미 확인된 사항이다.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오프라인에서는 열세였지만 SNS에서 팔로우어(follower)들이 그의 정치적 가치에 대해 퍼 날라 확산시킨 덕분에 지지도가 올라가며 힐러리 클린턴보다 더 많은 정치적 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우리도 20106.2지방선거에서 SNS의 막강한 힘을 체감했다. 천안함 침몰로 보수진영이 유리했었으나 SNS를 통해 MB정권 심판론이 확산되면서 투표율이 15년 만에 최고인 54.5%를 기록하면서 야당이 압승하게 됐다. SNS의 힘은 20114.27 성남분당 보궐선거에서도 입증됐다. 당시 스마트폰을 이용해 선거독려 메시지를 퍼나른 것이 승리로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재보선 때도 SNS에 의해 희비가 나뉘었다. SNS의 주 이용자층인 20-30대 유권자들이 트위터를 통해 선거 이슈를 공론화함으로써 범야권의 시민후보를 무난히 당선시킨 것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SNS는 정당의 홍보수단일 뿐이어서 TV토론이나 거리유세를 통해 유권자의 마음을 잡았다. 그러나 10.26 재보선에서는 이용자들이 SNS 공간에서 여론을 생산하고 확산시키면서 투표를 독려하는 등 영향력이 막강함을 과시했다. 특히 선거 당일 트위터에서 투표를 독려하면 할수록 투표율이 올라갔고, 트위터를 통한 후보자 언급 횟수 차이가 각 후보의 득표율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SNS가 선거에 실제 어떻게 영향을 끼칠까?

그동안 뉴스 소비자들은 주 미디어들이 권력적이고 편향적임에도 불구하고 대안이 없어 속수무책이었으나 지금은 자유롭게 사적 의견으로 비판여론을 형성할 수 있게 됐다. SNS의 뉴스는 네트워크를 통해 내가 필요한 것을 찾아 만드는 것이면서 동시에 필요한 것이 찾아오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보수화된 주류미디어들의 뉴스 담론에 대해 SNS는 비판적이고 저항적일 수 있고 진보적인 뉴스 담론을 만들 수 있다.

SNS 여론은 선거에서 후보의 정치색을 분간할 수도 있게 한다.

또한 SNS 상의 뉴스는 네트워크를 통해 사용자들이 즉시 퍼 나르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확산된다. 트위터에서는 이른바 ‘1990의 법칙이 작용한다. 전체 온라인 이용자 1%가 최초로 글을 올리면 9%가 그 글을 편집하거나 댓글을 달아 반응하고, 90%는 올라온 콘텐츠를 열람한다는 것이다. SNS는 이러한 강점 때문에 다른 매체보다 글의 파급력이 강하다.

 SNS에서 여론 형성

SNS에서는 사적 의견이 뉴스가 되어 여론으로 형성되어지기도 한다. SNS를 통한여론은 대개 다른 사용자들과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른바 파워 트위터리안(twitterian: 트위터 사용자)’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선에서 상위 30대 파워 트위터리안 중, 여권 후보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29명은 모두 야권 후보를 지지하는 파워 트위터리안이었다. 이들이 보유한 커뮤니티 규모는 39827명으로 여권 후보의 것에 비해 5배가 넘었다. 그런데 이들 파워 트위터리안들은 장기간 꾸준히 활동을 하면서 다른 트위터들과 글을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신뢰를 쌓고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따라서 선거 시 알바 등을 통해 급조된 트윗량 부풀기로는 정보와 여론의 소구력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SNS에서 콘텐츠 량의 차이는 여론의 향방을 좌우하긴 하지만 트위터에서의 언급량 여하가 특정 후보의 지지 정도를 자동적으로 결정하는 건 아니다. 언급되는 정보의 콘텐츠 유형 차이에 의해 등락이 이루어진다.

SNS의 사용자가 의견을 팔로우어들에게 전달하면 주류 매체들의 정보보다 훨씬 높은 소구력을 작용한다. 이는 곧 집단화된 행동을 유발하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선거 당일 날의 투표 독려다. 10.26 선거 시, 투표 독려 글을 출근 전인 오전 5-7, 퇴근 전인 오후 2-5시에 많이 보냈는데 투표율이 오전 7-9시와 저녁 9-11시에 높게 나왔다. 선거 당일 날 트위터를 통한 투표 독려 활동 건수는 총 248772건으로 이는 선거기간 하루 평균의 12배를 넘어섰다.

선거에 대한 SNS의 영향력은 앞으로 일정 기간 계속 될 것 같다. 트위터 사용자는 6.2 지방선거 때 100만명 남짓했지만, 4.27 재보선 때는 250만명을 넘었고 10.26선거 때에는 400만명에 이르렀다. 이번 18대 대선 때는 약 10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혹자는 SNS가 정당 역할을 대신하는 시대가 열렸다고 하지만 소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여론을 주도함에 따라 부정적인 면이 부각되고 있다. 정책 논의보다 군중 심리를 이용하려는 목적으로 무분별한 비방과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등의 문제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새로운 문제점은 SNS 사용세대와 비사용 세대 간에 여론의 분절과 갈등을 낳는 새로운 사회적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SNS 상의 공론이 건강하기 위해선 합리적인 게임규칙의 적용이 필요하다.

 SNS 선거운동 여당보다 야당이 유리?

인터넷이나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층은 보수적인 성향보다는 개혁적 성향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보면 보수적인 여당보다는 야당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점에서 헌법재판소의 SNS 선거운동이 합법이라는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박근혜 후보는 소극적이었으며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지난 118일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었던 박근혜 후보는 선관위와 각을 세우려는 차원이 아니라 헌법적 가치에 대한 문제나 형평성 문제 등은 우리가 차분히 정리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SNS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바로잡아야 하며 잘못 가고 있는 것은 우리가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이 박근혜 후보뿐만이 아닌 새누리당의 중진의원들의 입장이기도 하다.

이러한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 측의 우려를 뒤로하고 SNS를 통한 선거운동은 결국은 합법화되었다. 여당 측은 영향력의 최소화나 가능한 활용을, 야당 측 입장에서는 적극적인 활용을 하고자 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SNS 선거운동이 꼭 여당 측에게는 불리하고 야당 측에게는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층이 대부분 개혁적이고 비판적 성향이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야당을 지지하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야당의 비 개혁적이고 구태의연한 부분에 있어서는 예외 없이 비판적이다. 그리고 매체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점도 참고할 만한 부분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는 문재인 후보의 구독자 수가 박근혜 후보에 비해 압도적이지만, SNS와 연계되어 활용되고 있는 카카오톡에서는 박근혜 후보의 구독자 수가 앞서고 있다.

SNS 선거운동에 대한 양측의 전략은?

일단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양측은 일찌감치 캠프 내에 SNS 전담팀을 두고 선거운동을 펼쳐왔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은 양측 모두 강점을 최대한 살려 마지막까지 전력투구할 방침이다.

아직까지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카카오톡에서는 약간 우세한 편이지만, 전반적으로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SNS 선거운동이 더 빛을 발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의 트위터 팔로워 수는 현재 박근혜 후보보다 약 7만명 정도 많고, 페이스북 소식을 받아보는 사람도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보다 5배나 많다. 물론 박근혜 후보 측은 카카오톡 플러스메시지에서는 약 10만명 정도 더 많다. 그러나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1990의 법칙에 의거한다면 카카오톡에서의 차이는 그다지 큰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고 있다.

박 후보 캠프 측은 박 후보를 좋아하는 유권자들이 박 후보와 관계를 맺으려고 카카오톡을 이용하고 있다평상시 다른 매체를 통해 쉽게 보기 어려운 박 후보의 친근한 모습을 알리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박 후보가 녹음실에서 로고송 행복을 주는 사람을 직접 부르는 영상을 카카오톡을 통해 공개하는 등 남은 기간 인간 박근혜의 모습을 홍보하는 데 십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문 후보 측은 기존 SNS 우위를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전통적 SNS에서는 73 정도로 진보·개혁적인 여론이 많다“SNS가 선거 운동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이번 대선의 승부가 결국 투표율에 달렸다는 판단 하에 남은 기간 오프라인과 연계한 투표율 제고 운동에 집중하는 동시에 정책공약 발표 및 유세 현장 등을 생중계하는 문재인TV’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문 후보 측은 박 후보 측의 카카오톡 우위 주장에 대해 “SNS는 공감을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생산된 콘텐츠가 확산되는 것이 기본인데 (박 후보 측은) 일방적인 홍보만 하고 있을 뿐 자발성은 떨어진다며 평가절하 했다.

 신 선거문화 SNS, 중요한 것은 투표율

SNS를 통한 선거운동은 왜곡된 정보의 전달 등의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금권선거, 조직선거의 틀을 깨고 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 참여의 선거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느 후보가 될 것인가또는 “SNS에서의 영향력과 통계치가 선거 결과에도 동일하게 반영될 것인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10.26 서울시장보선에서 그 영향력이 충분히 입증되었지만, 이번 대선의 경우는 영향력이 당선의 향배까지 갈 것인지는 여전히 투표율, 특히 젊은 층들의 선거 참여에 달려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SNS를 통해 새로운 정치문화, 선거문화가 확고히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