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뚝섬 고가 매각, 투기 부채질 비난여론

최근 부동산 급등에 따라 경제가 위기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가운데 우려했던 대로 뚝섬의 땅값이 평당 최고 7700만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가격에 낙찰돼 투기를 부채질한다는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17일 서울시는 성동구 성수동 1가 685-700번지 일대 뚝섬 상업용지 3개 구역에 대한 개찰을 실시한 결과 1구역은 평당 5667만원, 3구역은 6946만원, 4구역은 7733만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뚝섬 상업용지 낙찰가는 평당 7733만원인 4구역이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최고가 주거지인 강남구 대치동의 기준시가보다 무려 4배가 넘는 엄청난 금액이다. 이 같은 고가 낙찰은 관련업체들의 과다한 경쟁으로 발생한 일이지만 매각 시점을 조절하면서 감정가를 올려 온 서울시의 책임이 크다는 평가다. 서울시는 총 1조 1262억 원에 달하는 낙찰가로 4개월 사이에만 3배에 달하는 이익을 챙겼다. 낙찰금액이 이처럼 고가인 만큼 결국 주변 집 값이나 땅 값을 끌어올리는 투기적 파생 효과를 일으킬 전망이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연일 부동산 가격 폭등을 이유로 정부를 비난하고 있지만 정작 서울시가 뚝섬 상업용지를 고가로 매각함으로써 부동산 투기를 부추긴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 최고 평당 7733만 원에 매각 가장 높게 매각된 4구역은 시의 당초 예정가격 1832억 원의 242.3% 수준인 4440억 원에 부동산 개발업체인 P&D 홀딩스에 매각됐다. 4구역 5742평은 7개회사가 입찰에 참여해 평당 7733만원에 낙찰됐다. 모두 12개회사나 개인이 입찰에 참가한 1구역(5290평)은 시의 당초 예정가인 1381억 원 보다 217.1% 높은 2998억 원에 낙찰됐다. 평당 낙찰가는 5668만원으로 부동산 개발업자 노모 씨에게 낙찰됐다. 마지막으로 3구역은 모두 7개 업체나 개인이 참가해 경합을 벌였으며 평당 6946억 원에 대림산업에 낙찰됐다. 총 5505평 규모인 이 구역의 당초 예정가격은 2056억 원으로 최초 입찰가 대비 낙찰률은 185.95% 수준이다. 이번에 매각된 구역별 토지개발 비율을 보면 1구역은 공동주택 45%, 업무시설 10%, 관람집회시설 11%, 판매시설 34%이며 3구역은 주거시설 45%, 업무시설 45%, 판매시설 7%, 공연장 3%이다. 마지막으로 4구역은 숙박시설 40%, 공동주택 39%, 판매영업시설 18%, 문화집회시설 3%다. 서울시는 지난 2월 이들 3개 구역에 대해 1차 매각을 시도했으나 업체들 간 과다경쟁으로 땅 값이 치솟을 것을 우려해 주거비율을 낮추고, 호텔 연면적 30% 이상을 의무화하는 등 규제를 강화해 이번에 재 매각한 것이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는 이번에 1조 1200억 원을 거둬들였다"며 "지난 2월 입찰 예정가인 3272억 원과 비교할 때 서울시가 기업들 못지 않은 땅 장사를 벌인 것이며 이 같은 입찰 유보는 땅 값을 더 받기 위한 조치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비난했다. 또 이 관계자는 "서울시가 서울숲 개장에 맞춰 입찰을 한 것은 땅 값을 올리기 위함이었다는 의혹을 살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들 상업용지의 개발 과정에서 각 구역 낙찰자들이 사업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한 관련업체 관계자는 "땅값이 비싼 만큼 분양가가 높아질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사업성을 맞추기 위해선 서울시가 제시한 것보다 완화된 개발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주변 땅 값 동반 상승 우려... 이처럼 예상을 훨씬 웃도는 낙찰가격과 예상 분양가격이 제시되면서 최근 들어 급등하고 있는 주변 부동산 가격도 따라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한 예로 상업용지 맞은 편에 있는 동아아파트 32평형의 경우 재 매각이 발표되기 전인 5월 30일 전후만 해도 4억5000만원 선이었으나 지금은 불과 보름만에 9500만원 상승한 5억4500만원에 달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최고 평당 7733만원에 땅 값이 매각된 만큼 주상복합아파트는 평당 5000만원이상 나올 가능성이 높고, 주변 아파트 가격도 따라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는 매각에 앞서 부동산 시장의 부작용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뚝섬 상업용지는 타워팰리스 이후 가장 큰 매물로 지하철이 가깝고, 서울숲 공원과 한강이 인접해 있어 엄청난 개발이익을 예상했었다"며 "서울시가 이익금을 환수해 공익적인 목적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으로 높게 매각하게 됐다"고 서울시의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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