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상금 전성시대, 서민만 피해

정부의 신고 포상금 제도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면서 원성을 사고 있다.[사진설명:영화의 한 장면] 현재 농림부와 식약청, 경찰청 등 각 부처에서 운영되고 있는 신고 포상금제도가 50여가지로 늘어나면서 포상금을 노린 전문 신고꾼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각 분야에 걸쳐 피해자들이 속출, 사회 불신감을 조장하는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영세상인들의 경우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 일하지 않고 돈을 벌려는 전문 신고꾼들의 등장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슈퍼를 운영하는 김종호(가명)씨의 경우 석 달 전 황당한 일을 당했다. 라면 3개를 판매한 후 1회용 비닐봉투를 무상으로 지급했다는 이유로 15만원의 과태료를 부과처분을 받았던 것이다. 또 사슴목장을 운영하는 박성환(가명)씨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녹용을 ‘면역력 강화, 자양강장, 피로회복에 효과 있다’는 내용을 올려 허위과대과장 광고로 신고 되어 한차례 곤혹을 치러야 했다. ◆ 포상금제 소개하는 전문 인터넷 동호회 속속 등장 한때 등장했던 교통법규 위반차량을 사진으로 촬영, 신고하는 ‘카파라치’를 시작으로 홈파라치, 쓰파라치, 봉파라치, 의파라치, 성파라치 등 들어보지도 못한 생소한 ‘파파라치’들이 전국을 무대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정이다. 홈파라치는 농산물전자상거래를 위해 농민들이 운영중인 인터넷 홈페이지의 홍보문구를 허위과대 과장광고 등 식품 위생법 위반으로 신고해 포상금을 타내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 뿐만 아니라 쓰레기 불법투기 등을 감시하는 ‘쓰파라치’, 일회용품 사용업소를 감시하는 ‘일파라치’, 일회용 봉투를 무상공급을 신고하는 ‘봉파라치’, 건강보험 비용을 부정 청구한 병• 의원과 약국을 신고하는 ‘의파라치’들이 생겨났다. 최근에는 성매매를 신고하는 ‘성파라치’ 까지 가세를 더 했다. 이처럼 각종 포상금 제도가 속속 등장하면서 직업적 파파라치 때문에 각종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심지어는 돈 때문에 고발하는 병든 사회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특히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신고 포상금제를 소개하는 전문 사이인터넷 동호회가 생겨나는 것은 물론 파파라치 제도를 소개하고 비법을 전수하는 학원들이 경쟁적으로 생겨나면서 전문 사냥꾼들의 악덕행위도 잇따르고 있다. 또 ‘10억 만들기’ ‘1만원으로 1억원 챙기자’등의 문구를 내걸고 회원들에게 포상금 제도 소개와 획득 절차, 노하우 등을 상세히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네티즌들을 유혹하고 있는 이들 사이트들 가운데 일부는 서민을 타켓으로 한 포상금 획득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밖에도 신고 포상금제도를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는 전문 신고꾼들이 대폭 늘어나면서 포상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정부가 규정해 놓은 예산을 초과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 장어가 정력에 좋다고 게재했다가 고발당하는 사례도 식품 위약청은 위반사항에 따라 신고자에게 최하 5천원부터 30만원씩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지난 2004년 1년간 포상꾼들의 신고건수가 1만4천건에 이르렀다고 밝히고 있어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식품 위생법 11조에 따르면 “식품 등의 명칭, 제조방법 및 품질에 관하여는 허위표시나 과대광고를 하지 못하고 포장에 있어서는 과대포장을 하지 못하며, 식품 첨가물의 표시에 있어서 의약품과 혼동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거나 광고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소규모나 영세한 경우가 다수이기 때문에 위법인 줄도 모르고 게재했다가 전문신고꾼들에게 적발당해 고발 조치되는 등 그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강남의 모 장어구이 전문점의 경우 인터넷에 ‘장어가 정력에 좋다’는 내용을 게재했다가 홈파라치에 의해 고발되었고 전주의 비빔밥 전문점도 비빔밥의 원료인 쑥갓, 미나리, 표고가 질병치료에 효능이 있다는 내용이 식품위생법의 허위과장광고로 걸려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 뿐만 아니라 웰빙 바람을 타고 민간약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홈페이지에 몸에 좋은 약초들의 목록을 올렸다가 적발된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또한 복숭아의 경우 ‘민간에서는 기침제로, 껍질은 식중독에 효험이 있다고 해도 허위과대 과장광고로 적발된다.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이모씨의 경우 ‘제조업체들에 의한 소비자들의 피해를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농산물 정보까지 막는 것은 과잉단속이라’며 ‘기능성을 강화한 토마토를 제대로 알리지 못하면 품종 개발이 무슨 의미가 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 성매매 단속 경찰, 최고 200만원까지 포상금 지급키로 게다가 성매매 단속에 나선 경찰청이 ‘성파라치’ 제도를 도입해 최고 200만원의 포상금을 주기로 해 고발사회를 만들려는 경찰의 발상이라고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성매매 특별법’은 성매매 강요 포주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고, 성을 산 남성은 실형과 함께 사회봉사명령을 받게 된다. 이 외에도 성을 판 여성, 심지어는 성매매 장소를 알선한 사람에게도 엄한 처벌이 내려져 이슬람교 나라를 제외하고는 최고의 엄벌주의를 채택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 김모씨는 “포상금 제도가 시행되면서 질서유지를 목적으로 신고하던 선량한 시민들의 준법의식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포상금제도가 행정 편의주의는 물론 악덕 신고꾼만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불법적인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시작된 포상금 제도가 전문적인 신고꾼들로 인해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며 “서민들을 대상으로 불법 해위를 유도하는 신고꾼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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