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8시 35분 강남의 한 커피숍, 사람들의 핸드폰이 동시다발적으로 울리기 시작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대선 후보직 양보를 선언한 것. '어두컴컴한 금요일 밤' 후보 사퇴 의사를 밝힌 안철수 후보의 기자회견은, 같은 날 하루종일 포털 검색 1위에 링크되어있던 '블랙 프라이 데이'를 누르고 검색어 순위 1위에 등극했다.

안철수 후보가 서울 공평동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 종군 할 것을 선언한다”며 후보직 사퇴를 선언한 10분여 만에 D 포털 사이트에는 실시간 댓글이 2,000개에 육박할 정도로 누리꾼들의 각양각색 의견이 폭주했다.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하루전날인 22일까지만 해도 단일화 의지가 강경했던 안철수 후보의 모습을 떠올리며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했다. 대인배적인 모습에 갈채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비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가슴으로 울었다.
ID 한결**님 : 안철수 정말 큰 그릇이다. 4년 후 꼭 나와라. 절대 너를 잊지 않겠다.
ID hw88**님 : “불쌍한 우리 철수…가만히 있는 철수를 국민들이 선동해가지고”

누리꾼들은 안철수 후보의 사퇴에 아쉬워하며 익살스러운 댓글을 달기도 했다.
ID swan**님 : “투표할 때 유럽 여행 가는데 어차피 이젠 찍을 사람도 없으니 잘 됐군”
ID sechi**님 : “그네누님은 아무리 봐도 아니고, 문재인도 마찬가지고…투표용지에 안철수라고 적을 사람 댓글 달아!!”
ID 단기**님 : “애국애족 대인배 안철수 선생은 v3로 이미 검증 된 몸”
ID cj87**님 : “새누리당은 신나서 민주당 까네. 얘네들의 주특기는 역시 네거티브”

이어 문재인 후보를 공격하는 몇몇 의견도 눈에 띄었다.
ID 소통공감**님 : “기자회견 보면서 울었다. 왜 저 분이 사퇴를 해야 하나! 민주당은 정신 똑바로 안 차리면 박근혜한테 질것이다. 정신 똑바로 차려 이것들아!!!”
ID jko**님 : “문빠들아, 이제 속이 시원하냐. 박근혜 만세를 외치게 만들어준 문빠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ID nirva**님 : “엄마가 박근혜 뽑으라고 그렇게 잔소리 했는데…민주당 덕에 그럴 날이 올줄야”
ID 감**님 : “지지율 25프로도 안되던 문재인이 국민의 희망을 잡아먹었다”

한편 포커스는 국내의 유명한 점쟁이 이야기로 쏠리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 김정일 위원장의 죽음, 숭례문 방화사건 등을 예언했던 유명한 점쟁이가 안철수 의원의 사퇴도 예언한 게 아니냐는 의견들이 올라왔다. ID whiteau**님은 “그 점쟁이의 예언대로라면 다음 대선에는 역사에 길이 남을 성군이 나온다던데 이게 바로 안철수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안랩 주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궁금해 하는 의견도 있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국민을 위한 정치보다는 당리당략에 따른 정당정치의 색의 강하다. 아무리 후보 개인이 좋을지라도 주변의 세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안철수 후보는 후보직에서 철수하는 그 순간 더욱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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