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아지페트’, 17-19일 국립극장

지중해 연안의 아프리카 이슬람 국가 튀니지에서 민속 연주단이 내한한다. 튀니지의 민속음악도 우리에겐 낯설지만, 이번에 내한하는 단체는 아랍 세계 최초의 여성 연주단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이름은 ‘엘 아지페트’(El Azifet). 17-19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튀니지의 꿈ㆍ열정’이라는 제목으로 첫 내한공연을 펼친다. 아랍 세계에서 여성의 사회활동은 여전히 제한돼 있다. 이는 문화분야에서도 마찬가지. 튀니지 역시 여성 음악인의 역할은 노래를 하는 가수에 한정돼 있을 뿐, 악기연주나 지휘, 작곡 등은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1992년 창단된 '엘 아지페트'는 일찍이 이런 불문율을 깨고 탄생한, 아랍 최초의 여성 음악 연주단으로 주목을 받았다. 12-15명의 여성들로만 구성돼 있는데, 우드, 카눈, 네이, 바르부카, 타르 등 아랍 전통악기와 바이올린, 피아노 등을 함께 섞어 연주한다. 이 연주단을 창단한 인물은 바이올리니스트이면서 아랍계의 유일한 여성 지휘자이기도 한 아미나 스라르피(47)다.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국립 음악학교에서 바이올린을, 프랑스에서 지휘를 공부한 그는 ‘엘 아지페트’뿐 아니라 음악학교와 어린이합창단도 창단하는 등 튀니지 음악계에서 독보적인 여성 음악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내한공연은 국립극장이 총체극 ‘우루왕’으로 지난해 7월 튀니지 카르타고 국제 페스티벌에 참가한 것이 인연이 돼 성사됐다.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 튀니지 대중음악 등 16곡을 들려줄 예정. 튀니지 남부 지방 민속 공연단의 전통무용도 함께 선보인다. 2만원. ☎02-2280-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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