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 30개 경제권 조사

한국의 국제경쟁력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2003년 세계경쟁력 연감'에 따르면 인구 2천만명 이상 30개 경제권 가운데 한국의 경쟁력 순위는 지난해 10위에서 올해는 15위로 밀렸다. 특히 한국의 노사관계는 30개 경제권 중 가장 적대적(hostile)인 것으로 조사됐고, 외국인에게 폐쇄적인 문화(30위)도 경쟁력 저하의 큰 원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노사관계 경쟁력은 일본(1위).말레이시아(2위) 등은 물론이고 중국(20위).인도네시아(29위)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울대 국가경쟁력연구센터(CNC)가 2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삼성경제연구소와 공동으로 연 '한국의 국가경쟁력, 이대로 괜찮은가'주제의 심포지엄에서 서울대 이근(경제학부)교수는 "각국이 취득한 미국특허를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 앞으로 한국의 산업경쟁력은 계속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혀 당분간 경쟁력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李교수는 1990년대 한국의 특허출원 증가율은 연평균 30%대로 세계 평균(5%대)의 6배나 됐으나, 외환위기 이후는 세계 평균(10%)의 절반인 5%대로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언오 박사는 "국내 기업들은 외환위기 이후 부채비율을 1백12%(상장사 기준)까지 낮췄다고 하지만 연구.개발(R&D) 능력과 핵심인재 육성 등의 면에서 여전히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지난해 상장사들의 실적이 좋았던 것은 기업체질 개선이나 사업구조의 고도화 때문이 아니라 환율과 금리 등 외부 경제여건이 좋아진 데 따른 결과라고 진단했다. 李박사는 특히 한국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경제정책의 일관성 부족▶노조이익의 과도한 대변▶기업의 출자와 지배구조에 대한 규제 등이 기업의 투자의욕을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IMD의 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사회간접자본 부문(11위)에서는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정부의 효율성(20위)이나 기업경영의 효율성(20위) 분야에서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 지난해 순위가 밀렸던 태국(10위).일본(11위).중국(12위) 등 경쟁국에 모두 추월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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