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좀처럼 종잡을 수 없는 상황

최근 서울 강남권과 경기 분당·용인의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강남 아파트 값마저 다시 오르자 부동산의 불안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불과 1주일 만에 1억원 정도 올라 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선 중개업소업은 집값 폭등의 부담감을 나타냈다. 이는 정부의 각종 부동산정책이 실효성을 잃은 데다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에 급등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정부는 집값 상승이 국지적인 현상이며 거래가 뒷받침되지 않은 호가 위주 상승세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매물이 많지 않은 가운데 호가 상승이 지속되면 거래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 전문가 90% “3년간 계속 오를 것” 대부분의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부동산 가격이 향후 3년간 상승세가 지속될것으로 내다봤다. 굿모닝신한증권이 부동산 전문가와 펀드메니저, 대형 건설회사 임직원 등 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9.9%가 향후 3년간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 특히 응답자의 77.5%는 일부 강세지역에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답해 부동산 가격의 차별화를 예상했다. 상승세가 전국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본 응답자는 12.4%를 차지했다. 반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2.2%에 불과했다. 이는 부동산이 여전히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국내 상황과 강남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또 강남지역의 지가 상승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60.3%가 뛰어난 입지환경으로 인한 주택수요라고 답했다. 반면 투기적 수요를 지목한 응답자는 20%를 밑돌았다. 부동산 가격을 잠재우기 위해 필요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고급형주택과 강남 수준의 신도시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응답이 27.1%로 가장 많았고 강북 뉴타운 개발이 21.8%로 뒤를 이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감은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현재 부동산 정책에 만족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1%에 불과했고 불만족스럽다는 응답은 57%를 넘어섰다. 향후 정부가 금리를 인상할 경우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9.3%가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29.7%만이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예상했다. 증권업의 한 관계자는 “아직 내수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단계에 진입하지 못한 상황에서 금리 상승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금리가 인상된다고 하더라도 부동산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응답자의 42%가 행정수도가 이전되더라도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됐다. ◆ 집값 상승 특정지역 집중 올 한해만해도 서울 강남구 집값이 6.7% 올랐고 서초구 7.9%, 분당 15.9%, 용인 5.3% 등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강북구와 노원구 중랑구 관악구 등 강북지역은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김광석 유니에셋 팀장은 "서울 강남권이 상승하면 신도시와 여의도, 목동, 이촌동이 오르는 현상을 보여왔다"며 "사실상 관심지역은 모두 올랐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사장도 "전국적으로 보면 국지적인 상승이라는 표현이 맞지 만 집값 오르는 시기에 항상 이들 지역만 올랐다는 점에서 국지적 상승이라고 외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 호가 높지만 거래도 늘어 건설교통부는 10일 실거래가격과 호가 차이가 수 억 원에 달한다는 자료를 내놨다. 건교부가 송파, 강남, 서초 등 강남 3구와 분당, 용인 등 주택 거래신고지역 내 5개 주요 단지를 대상으로 지난달 말 주택거래신고 가격과 호가를 비교한 결과 3000만~2억6000만원의 가격차이를 보였다. 차이가 가장 큰 곳은 용인시 성복동 LG빌리지 3차로 79평의 경우 10억원까지 매물이 나왔으나 거래가격은 7억4000만원으로 조사됐고 63평형은 호가 8억원, 매매가 7억원으로 1억원 차이가 났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사뭇 다르다. 매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장에서는 호가 가 높아지게 마련이며 이 같은 상황에서 거래가 한두 건만 이루어져도 이것이 시세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임달호 사장은 "강남권에서는 매수자가 나타나면 매도자가 호가를 수천만 원 올리는 것은 흔한 일이고 그래도 일부 거래가 성사된다"며 "인터넷 시세는 오 히려 실제 거래가격보다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 부동산 거품론인가? 최근 대표적 집값 급등 지역으로 꼽히는 강남, 분당 , 용인 등지에서 매매가가 급격한 오름세를 보인 반면 전세금은 크게 오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파트 가격 거품론도 일고 있다. 강남, 분당 등의 전세금 비중(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중)이 급격히 낮아지는 추 세지만 매매가 변동이 별로 없던 강북은 감소폭이 훨씬 작다. 전세금 비중 자 체도 강북이 강남에 비해 훨씬 높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강남, 분당 등을 중심으로 전세금 비중이 낮 아지는 것은 아파트 가격이 실제 사용가치보다 부풀려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 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전세는 주로 수요과 공급에 따라 좌우되는 데 비해 매매가는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 등이 반영되는 측면이 크다"며 "이런 관점에서 최근의 매매가 상승세는 미래 집값 상승 등에 대한 지나친 기대심리가 반영된 결과"라 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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