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처럼 찾아드는 전율

장마철, 공포 속에서 길을 잃다. 장마철, 쏟아져 내리는 장대빗소리와 비명은 자연스럽게 무의식적으로 자유연상되는 이미지들이자 서로 많은 부분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어둠 속에서 사람의 마음을 단조로 톤 다운 시키고 고립시켜 놓는 듯한 빗소리는 인간의 정신상태를 우울하게 만들고, 맹목적인 빗소리의 반복적 리듬과 적막감에 둘러싸여 있다가 천둥, 번개라도 칠라치면 인간의 감정은 극도로 불안한 심리상태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6월 마지막 주 삼류 호러영화의 한 장면 같은, 비 오는 장마철의 잔뜩 흐린 오후가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일상에서 뭉크의 <절규>같은 충격적이고 괴기어린 스토리가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우리들을 둘러싼 현실은 간접과 문명이라는 가면을 쓰고 익명성을 통해 젠틀해 보이면서도 사실은 말 할 수 없이 무자비한 폭력이 영화 속보다 더욱 더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 오히려 현실에는 공포영화 속의 비명이나 동정심, 애처로움이라는 공포, 죽음과 삶 사이의 간절하게 살아남으려는 투쟁, 기도가 존재치 않는 그야말로 무감각만이 습관화될 뿐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이렇게 사람들이 잔인하고 긴장되는 스릴러영화를 즐겨보는 행동에 근원에는 어떠한 심리가 자리잡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인간의 본성이 선천적으로 악마적이라는 개념을 대입시켜 찾기보다는 일상의 리얼리즘의 한계에 수감되어 갇혀있던 신경의 모든 감각들이 죽음과 삶의 극단까지 다다르는 상상력을 체험, 동시에 뇌를 온통 자극해 정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픈 신과 원숭이 사이에 위치한 존재인 인간의 생리적 반응이자 해방심리라는 측면에서 찾아보는 것이 조금 더 이치에 닿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장마철 불꺼놓고 스릴러와 호러 비디오 삼매경에 빠져드는 바로 그 재미 80년대, 90년대 당대를 풍미했던 두 살인마 마스크 쓴 제이슨, 냉소적인 렉터박사 누가 누가 더 잔인한가 슬래셔 무비의 영원한 교과서 <13일의 금요일> 마스크 쓴 제이슨 1965년 크리스탈 호수캠프장에서 남녀 조교 한 쌍이 살해를 당한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몇 년이 지난 13일의 금요일. 크리스탈 호수캠프장을 찾기 위해 한 소녀가 마을로 들어서는데, 마을 사람들은 모두 이상한 눈초리를 보낸다. 한편 캠프장에서는 아이들이 개장준비를 서두른다. 스티브는 아이들에게 뒷정리를 맡기고 마을로 내려가는데 마침 폭풍이 몰아친다. 80년대 공포영화의 대작이자 공포영화의 교과서라 불리 우고 있는 <13일의 금요일>의 각본을 맡은 빅터밀러는 대학 재학 중 본 <할로윈>을 통해 공포영화의 필수 조건을 배웠다고 한다. 그 필수조건이란 첫째 악이 사전에 존재해야 하는데 오래 전에 일어난 정말 끔찍한 일이어야 한다. 둘째 갓 사춘기를 보낸 아이들이 필요하며, 어른들이 도울 수 없는 상황에 처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사랑을 나누면 곧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다. <13일의 금요일>에는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해서, 엔딩장면인 평화로운 호숫가에서 제이슨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장면을 삽입했다. 이 장면을 시작으로 하여 <13일의 금요일>은 무수한 속편을 낳았고, 제이슨의 마스크까지 등장하여 영화의 상징적 존재가 되었다. (2003,6 워너 홈비디오(www.whv.co.kr 에서 구입가능), 출시, 감독/숀 커밍햄, 주연/ 빅터 밀러, 15세이상, 90분) 매혹적인 살인마의 치명적 파티가 시작된다. <레드 드레곤> 양들의 침묵, 한니발에 이은 한니발 렉터 시리즈의 완결판! 연기파 배우 안소니 홉킨스와 에드워드 노튼의 숨막히는 연기대결, 화려한 공포를 보여주는 토마스 해리스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했다. <레드 드레곤>은 토마스 해리스의 원작 소설인 <양들의 침묵>과 <한니발>의 1편이라 말 할 수 있다. 가장 악마적이며 지적인 캐릭터로 인정받는 안소니 홉킨스가 고품격 스릴러를 만들었다. 연쇄 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유능한 FBI 수사원인 그래엄은 풀리지 않는 사건의 수수께끼를 연구하며 최고의 심리학자이자 법의학 학자인 한니발 렉터 박사에게 조언을 구하는 사이가 된다. 그는 범인이 단순히 살인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없어진 신체 부위가 요리로 쓰이는 부위임을 직감, 범인이 식인을 위해 살인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eke는다. (2003, 7 유니버셜 코리아(02-2112-2292)비디오출시 예정, 감독/브렛 레트너, 주연/ 안소니 홉킨스, 에드워드 노튼, 스릴러, 18세 관람가, 124분) 희대의 괴물 캐릭터, 내가 원조 낯선 과거 흑백무성영화에 드리워진 두려운 그림자, 원조 <드라큘라> 드라큘라 영화의 원조. 개봉당시 실신한 관객을 옮기기 위해 극장에 구급차가 대기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베라 루고시는 정말 드라큘라 같았다.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뇌리에 드라큘라의 이미 지상을 확고히 세운 루고시는 이후 일생을 드라큘라 배우로 보냈다. 그가 사망한 당시는 드라큘라 망토와 함께 매장되었다고 한다. 19세기 영국인들의 유럽 중심주의적 세계관이 드라큘라의 성적, 정치적 매력과 만나 한판 승부를 겨룬다. 런던의 사수 투쟁은 성공적으로 끝나지만 성적 욕망의 화신인 흡혈귀 백작은 하커의 약혼녀 미나의 순결에 상처를 입히고 떠난다. (2003, 6 유니버셜 코리아 비디오 출시, 감독/ 토드 브라우닝, 주연/ 벨라 루고시, 헬른 챈 들러, 75분) 희극적, 아닌 비극적인 캐릭터 <프랑케슈타인> 시체를 재생시키는 한 광기 어린 과학자에 의해 만들어진 괴물에게 악인의 두뇌가 이식되어 벌어지는 무시무시한 사건을 그린 공포영화의 고전적 명작. 이후에 만들어지는 모든 괴기 공포영화의 표준이 되다시피 한 전설적인 작품이다. 35년 <프랑케슈타인의 신부>, 39년 <프랑케슈타인의 아들>을 통해 총 3부작으로 제작되었다. 당대 희귀한 여류작가 메리셜리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고전 공포영화는 과장된 그림자. 그로테스크한 세트, 극단적인 명암대조. 이러한 독일 표현주의의 전통은 고스란히 계승하고 있다. 벨라라 루고시와 함께 30년대 공포영화계를 이끌었던 보리스마를로프가 괴물로 등장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무생물에 생명을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 제네바의 물리학자 프랑켄슈타인은 죽은 자의 뼈로 신장의 인형을 만들어 생명을 불어넣는다. 이 괴물은 드디어 인간 이상의 힘을 발휘하고 창조주에 대한 증오심에서 동생과 신부를 살해하여 자기의 배우자를 구해내라고 강요한다. (2003, 6 유니버셜 코리아 비디오 출시, 감독/ 제임스 웨일, 주연/ 콜린 클리브, 보리스 카를로프, 70분) 스릴러에도 품격이 있다. <히치콕 컬렉션> 스릴러의 거장 "히치콕의 대표작 14개 타이틀 모음!! 원죄의식, 성에 대한 강박감, 위협받는 무고한 개인 등의 주제를 스릴러 자율의 틀에서 추구했던 '스릴러의 거장' 히치콕의 대표작, 14개 타이틀이 모였다. 일종의 성도착에 해당하는 '엿보기'를 시도한 <이창>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극단적 케이스를 보여주는 살인자가 등장하는 <사이코>, 63년의 뛰어난 상황드라마 <새>, 유년의 상처로 벽을 일삼는 여자의 이상심리를 그린 사이코 스릴러 <마니> 전형적인 스파이 스릴러 <찢어진 커튼> 등이 있다. 유니버설에서 제작하는 이번 히치콕 컬렉션은 <마리>,<토파즈>,<새>,<찢어진 커튼>,<가족의 음모>, <프렌지>, <현기증>의 한 묶음과 <사이코>,<이창>,<파괴 공작원>, <나는 안다>, <해리의 소동>, 의혹의 그림자, <로프>가 수록된 한 묶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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