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파 '어쩔고?'...끌어안기에 총력

한나라당호가 지난 26일 제5차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시작 변화와 감동'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최병렬 새 대표 체제로 들어갔다. 최 대표는 대표 수락 연설을 통해 "단합과 개혁으로 내년 총선에서 또 다른 승리를 준비하겠다"며 "개혁하는 국민정당, 정책으로 승부하는 새로운 야당, 분권적 민주정당, 새로운 활력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당적을 포기하고 신당에서도 손을 떼야 한다"며 제1당 대표와 대통령간의 정례회담, 새 특검법 수용을 제의하고 "이 세 가지 제안을 수용하는 것이 야당의 협조를 얻어 국민을 통합하고 미증유의 국정혼란을 수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3김 정치를 완전히 종식시키고 새로운 정당체제와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기 위해 국회정치개혁특위를 여야와 학계, 언론계, 공신력 있는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하는 공익대표가 동수로 참여하는 '범국민정치개혁특위'로 확대 개편하고 여기서 결정되는 모든 내용을 여야가 조건 없이 수용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또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더욱 굳건히 하고 튼튼한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선도해 나가겠다"며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한다면 우리 당은 단순한 식량이나 비료지원이 아닌 '한반도 경제공동체' 건설이라는 원대한 구상으로 미국, 일본 등 우방과 함께 북한경제 재건을 위한 획기적인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당내 일부 개혁파 의원들의 탈당 움직임과 관련, "이제 한나라당은 완전히 새로운 길을 갈 것인 만큼 여러분이 생각하는 대의가 우리정치의 개혁이라면 새로운 한나라당의 건설에 함께 동참할 것을 진심으로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탈당파 '어쩔고?' 탈당설이 나도는 당내 의원들을 겨냥 "새로운 한나라당의 건설에 함께 동참할 것을 진심으로 부탁한다"고 호소한 최 대표는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보수를 자처하는 자칭 '원조보수'주의자다. 최 대표는 취임부터 '발에 떨어진 불똥부터 끄자'고 그간 탈당설이 나돌던 당내 의원 끌어안기에 안달이다. 최 대표의 당선과 함께 안영근 의원이 탈당을 공언하는 등 초·재선 개혁파 의원 일부의 탈당설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부영 의원은 "개혁을 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놓고 당을 어떻게 개혁하겠느냐"고 말했고, 김홍신 의원도 "누가 대표가 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거취를) 고심하고 있다"고 말해 탈당할 것을 시사했다. 김부겸 의원도"내달 초 내 거취를 공식 밝히겠다"고 말했고 김영춘 의원의 추가 탈당설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들은 빠르면 내주 초 탈당을 선언하고 지역구도 타파와 정책정당을 모토로 한 신당 만들기 작업에 본격 뛰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개혁파인 쇄신연대 경기지역 운영위원 경선에서 1위로 선출된 30대의 남경필 의원이 상임운영위원 선거에 출마키로 하는 등 당무에도 적극 참여, 당론 결정과정에 개혁세력의 입장을 반영시킨다는 방침이다. 최틀러, 세게 갈까 원만하게 갈까? 새 특검으로 '하안정국이 얼어붙을 것'이라는 여론을 의식한 듯 최 대표는 대북비밀송금의혹 새 특검법을 둘러싼 여야 대치와 관련, 특검 범위 축소 등 절충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 대표는 박희태 전 대표 권한 당시의 새 특검에 대해 정한대로 밀어붙일 것을 말했지만 그는 150억원 한정 수사를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말해 수사 범위에 신축성을 시사했다. 최 대표는 "박 전 대표가 당의 입장을 정할 때와는 상황이 바뀌지 않았느냐"는 입장이다. 또한 그는 "특검 문제는 엄격히 말해 당헌상 원내총무 소관인 만큼 오는 30일 총무가 선출된 뒤 의견을 들어보고 심의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나 나 나름대로의 복안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의 이같은 언급은 새 특검법을 30일이나 내달 1일 강행 처리하겠다는 기존 당 입장보다 신축적이어서 향후 하안 정국이 얼어붙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라 여야 협상과정이 주목된다. 이 같은 최 대표의 입장은 정권과 여야가 '상생의 정치를 해야 한다' 개혁적인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그는 대표 수락 연설에서도 "야당은 우선 여당을 도울 것은 돕고 협조할 것은 협조해 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그간의 정쟁만을 일삼던 방향에서 선회하여 '상생의 길'을 걷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그는 취임 후 첫 주재 회의에서 노 정권을 향한 강공의 화살을 쏴 부쳤다. 그는 노 정권을 향해 "경제를 살리는 데 역행하는 국무위원들은 가차없이 해임건의안을 내고 밀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렬 누구인가 최 대표는 '해결사'이자 '최틀러'로 통한다. 경남 산청 출신으로 부산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거쳐 지난 85년 12대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4선 의원, 청와대 정무수석, 문공·공보·노동부장관, 서울시장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97년 신한국당 대선 후보에 나섰고, 98년 한나라당 부총재 경선에선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에도 출마, '이회창 필패론'으로 맞서기도 했으나 대선후보 경선 후 선대위 공동의장으로 이회창 후보 당선을 위해 힘썼다. 90년 노태우 정부 시절 노사관계가 극한대립으로 치달을 때는 노동장관으로, 김영삼 정부 시절인 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건 때는 서울시장으로 긴급 투입되어 뒤치닥거리와 원만한 일 처리를 해냈다. 그에게는 늘 붙어 다니는 닉네임이 있다. 최병렬이라는 이름보다 '최틀러(최병렬+히틀러)'로 더 많이 불린다. 분명한 업무 추진력과 강한 카리스마 때문이다. 그는 원칙주의자로 노동장관 시절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정립해 불법파업을 잠재웠다. 또한 자신에 대한 '꼴통보수'란 지칭도 애칭으로 받아들이는 그는 이번 대표 경선에서도 '보수'와 '수구'의 차이를 강조하며 '합리적 보수' '개혁적 보수'를 주창, '이념정당'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경선 후보 중 제일 나이(65세)가 많았다. 이 때문에 경선 도중 '경로당이냐'는 공격도 많이 받았다. 특히 그는 "모든 정치적 사심을 버렸다"며 대권 출마에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것과 정권탈환을 위해 '정치신인들을 키우는 밀알이 되겠다'는 '인큐베이터론'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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