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국민 앞에 당당한 야당 돼야

발문-"단순히 고향이 다르다고 해서 집안에서 반대하겠는가.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집안을 설득시켜 축복 받는 결혼이 될 수 있다" 한나라당 대표 경선 후보 기호 5번 김덕룡 후보는 '역사와 국민 앞에 당당한 야당' '국민이 지지하는 개혁대표'를 캐치프레이즈로 개혁성을 내세워 "'한나라당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구당의 신념과 각오로 이번 당 대표경선에 나섰다"며 "수구보수와 지역주의 그리고 패배의 얼굴을 떨쳐 내 전진과 통합을 이루어 내고, 승리를 일구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후보는 '영남 성향이 강한 한나라당에서 호남출신은 약점이 아닌가'에 "당대표에 나설 명분이 없는 사람들이 내가 한나라당의 새로운 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지지여론이 영남지역에서부터 거세게 일어나니까 나를 깎아내리려는 의도에서 만들어낸 것"이라며 "내가 호남에서 태어났다는 것이 한계가 아니라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그는 또 "지금 하루하루가 위기와 불안의 연속인 노무현 정권 때문에 국정은 혼란에 빠지고 나라가 흔들거리고 있다"며 "노무현 정권을 견제하고 국정을 바로잡아 나라의 중심을 바로 세울 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이 야당다운 야당 그리고 역사와 국민 앞에 당당한 야당으로 나서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가 있다"며 "그 적임자가 나 김덕룡"이라고 주장했다. ▲ 자신의 정치비전과 당의 비전 제시 -나는 대표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김덕룡의 5대 국정비전'과 '뉴한나라당 플랜'을 밝힌 바 있다.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다. 노무현 정권의 갈팡질팡식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강력히 견제하고 싸울 때는 싸우되, 민심과 정책능력을 바탕으로 국정을 주도할 때 국리민복에 기여하고 다음에 집권할 수 있다. 때문에 영남정서뿐만 아니라 호남·충청민심까지 아우를 수 있는 수권중심의 '전국정당'과 수구, 기득권 정당의 이미지를 벗고 노동자·농민·서민층에게 다가가 그들과 함께 하는 '개혁적 국민' 정당으로 한나라당을 변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정책경쟁력 1위의 정책정당으로 당을 재편하고 국내 제일의 '정책연구소'를 설립하여 특히 경제정책 개발에 중점을 두어 '경제정책정당'으로 당을 브랜드화 해야 한다. 또 생기 있고 활력있는 젊은정당, 투명하게 열린 민주 정당으로 당의 체질을 바꾸어야 한다. 당내에 개혁특위를 두어 개혁프로그램을 추진하고 노·장·청의 조화로 당의 단합을 이루어 정책개혁을 여당보다 앞장서 선도함으로써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김 의원은 "자신과 이회창 조순 씨가 97년 이 당을 만들었는데 두 사람이 정계를 떠났으니 이제 내가 한번 맡아서 가는 것도 순리가 아니냐"고 말했는데 -'97년 대선 당시 한때 국민지지도가 50%에 육박하던 이회창후보가 두 아들의 병역문제라는 악재가 터지면서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해서 12%대까지 떨어졌다. 그래서 이인제씨를 비롯해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섰던 모든 사람들이 당을 뛰쳐나가고 남아있는 사람들조차 '후보교체론'을 들고 나왔다. 나는 그때 이래서는 안 된다는 뜻을 국민에게 밝히고 당시 통합민주당 조 순 후보를 만나 설득해서 후보를 사퇴시키고 이회창 후보지지 선언을 하도록 했다. 그리고 통합민주당과 신한국당을 합당해서만든 것이 지금의 한나라당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이회창후보의 지지율을 끌어 올려 박빙의 승부까지 몰고 갔다. 그리고 김대중정권의 야당파괴 공작에 맞서 '야당파괴저지 투쟁위원장'으로 전국을 누비며 장외투쟁을 주도하면서 당을 지키기 위해 선봉에 섰다. 그런데 이제 조 순 총재, 이회창후보 두분 모두 당을 떠나고 정치를 떠났다. 이제 혼자 남은 내가 한나라당을 만들고 지켜온 사람으로서 당대표가 되어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을 구하는 것은 국민과 당원에 대한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 선거인단의 연령 분포도에 대해 불만은 없는가 -국민의 여론을 제대로 수렴할 수 없는 선거인단 구조에 대해서는 유감이다. 하지만 연령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한나라당을 개혁시킬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것이 당원들의 뜻이다. 따라서 내가 당대표가 되는 것은 이제 흐름이고 대세다. ▲ 한라나당 대표 경선 후보들의 '맞선론' 비유를 아는가? "김덕룡 의원의 가장 큰 매력은 온화하고 부드럽고 자상하다는 것. 물론 똑똑하고 외모도 훌륭해 매력적이다. 그러나 영남 처녀와 호남 총각의 결합에는 집안의 반대가 예상돼 주저하게 된다는 말이 나온다"라고 표현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단순히 고향이 다르다고 해서 집안에서 반대하겠는가.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집안을 설득시켜 축복 받는 결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과거가 있다거나 나이가 너무 많아 성격이 안 맞는다거나 하는 것이 불화를 일으킬 수 있는 큰 문제가 아니겠는가. ▲ 서청원 의원이 주장하는 내년 총선을 승리해 총리지명권을 얻고 내각에 참여하자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야당은 두 가지의 큰 역할이 있다. 권력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과 비전과 정책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국정운영에 참여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제 하에서 야당이 직접 내각에 참여하자는 것은 권력 나누어 먹기로 2중대가 되자는 것이고, 스스로 야당의 정체성을 버리는 것이다. 또 그것은 4년 후 집권할 자신이 없는데서 나오는 패배주의적 발상이다. 소금이 짠맛을 잃어버리면 소금이 아니듯이, 야당이 야당다운 맛을 잃어서는 야당으로서 역할을 할 수 없다. 나는 한나라당을 야당다운 야당으로 일으켜 세워서 4년 후 우리의 힘으로 대선에서 승리함으로써 당당하게 집권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것이 정도다. ▲ 대표가 되어 총선을 승리로 이끌 경우, 대권 도전할 꿈은 있는가 -지금 대권 운운하면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정신나간 집단으로 볼 것이다. 지금은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새로운 체제를 짜는데 주력해야 할 때다. 그리고 대표가 돼서 당을 변화시키고 개혁해 국민의 지지를 끌어들여 총선에서 승리하는데 내 모든 정치역량을 다 바칠 것이다.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 여론조사 결과로 이회창 전 총재의 정치 복귀에 일반인은 반대의 의지를 보이는 반면 당원들은 찬성이 더 많았다. 어떻게 생각하나 -지난 대선에서 질 수 없는 선거를 졌다는 데 대해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 한나라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아직은 뭔가 구심점이 없는 것 같이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당대회에서 내가 대표로 확정되고 당의 단합을 이루어 개혁에 나선다면 우리 당원들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하나로 합쳐질 것이다. ▲ 이번 경선은 '최병렬=PK(부산-경남)' '강재섭=TK(대구-경북)' '김덕룡=호남' '서청원=충청' 등 후보들이 특정지역 지지기반을 가져 수도권 표심의 향배가 당락의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어떻게 생각하나 -수도권에서 승부가 날 것임은 당연하다. 그런데 수도권에서는 내가 앞서고 있다는 것이 당내와 언론의 평가이지 않은가. 더군다나 나는 부산시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한나라당의 대표지지 1위를 했다. 또 충청권과 강원권에서도 국민지지도가 앞서고 있다.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 사람이 대표가 되어야 그것을 당에 대한 지지로 연결시켜서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당원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 대표경선 선거인단 가운데 여성들이 50%이상인데 여성의 참여확대 구상을 밝혀달라 -우선 지퍼식 공천으로 비례대표의 50%이상을 여성에게 배정하겠다는 당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 일부에서는 우리 사회의 여성인재풀이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너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여성의 지역구 공천과 관련해서도 당 내외의 인사들로 구성되는 '후보추천위원회'에서 분구되는 지역에는 여성들을 우선 배정하고 다른 지역구에서도 여성에게는 가산점을 주는 제도를 채택하겠다. 그래서 당원들의 자유롭고 민주적인 선택에 따라 지역구에 출마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그리고 지금처럼 여성위원장이나 부대변인만이 아니라 당의 정책기구나 중요당직도 여성들이 책임을 맡을 수 있도록 하겠다. 앞으로 설립할 '정책연구소'에도 여성인재들을 참여시키고 여성참여 확대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추진할 것이다. 또 국고보조금과 후원금의 일정비율을 '여성정치발전기금'으로 조성해 '여성정치대학' 등 여성들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도록 하겠다. 이렇게 정치권에서부터 여성참여 확대가 실현되면 국민과 사회의 인식변화로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지게 될 것이다. ▲ 후보간 연대설 중 ‘반(反)서청원 연대’에 대해 한마디 -단순히 이기기 위한 합종연횡이나 연대는 의미가 없다. 그리고 반 서청원 연대를 특정 지워서 말한 적이 없다. 시간이 지나 후보간의 우열이 확실히 드러나면 우리당이 수구정당으로 가거나 또 잘못된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하는 후보들이 연합하여 혹시 앞서 있는 후보에게 지지를 몰아주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하는 점을 얘기했던 것이다. 물론 그 앞선 후보는 국민지지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나 자신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 김 의원은 "당대표가 되면 공천권을 당원에게 돌려주겠다”고 공약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우선 당 내외의 인사들로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전국각지의 젊고 참신한 인재들을 발굴할 것이다. 그리고 당원들에게 후보 선택권을 돌려주되, 자칫 현 위원장의 기득권을 보호해 줄 수도 있는 상향식 공천제의 미비점을 보완하여 공정하고 투명한 경선을 통해 더 경쟁력 있는 후보가 총선에 나설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물갈이도 유도하고 당원들의 뜻에 따라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이루어 당의 체질을 젊고 활력 있게 변화시키겠다. 그렇게 될 때 젊은세대와 서민층의 지지를 끌어들여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또 비례대표 공천에 있어서 전문인력과 직능을 대표하는 인사들을 포함시키되, 50% 여성할당제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것은 물론 지역할당제를 도입하고 청년에게도 문호를 개방할 것이다. ▲ 김 의원은 "내년 17대 총선은 어느 당이 개혁에 더 앞장섰는가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부자를 편드는 듯한 당의 수구적 이미지를 타파해야 하며, 그래야 '노무현 신당'과도 맞설 수 있다"고 말하며 '개혁후보'를 자처하는데 당대표가 되면 노무현 정권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개혁을 놓고 경쟁하는 관계가 되도록 하겠다. 우리당이 야당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153석의 원내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가진 거대야당으로서 국정에 대한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 정책대안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협력할 것은 분명하게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경제문제나 안보문제 같은 부분은 적극적으로 협력해나갈 것이다. 그러나 야당으로서의 본분인 비판과 견제도 중요하다. 갈팡질팡하면서 편향적이고 독선적인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강력히 견제하고 싸워야 할 때는 매섭게 싸울 줄도 아는 강력하면서도 야당다운 야당을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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