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기획사에만 연습생 몰리는 현상…중소 기획사 한숨

▲ 연예기획사들의 연습생 및 지망생들의 성폭행이 사회적문제로 대두되고 있다<사진은 관련기사와 관계없슴>

지난 4월 11일 연예기획사 O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장모 씨가 연예인 지망생 및 신인여배우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성폭행을 일삼은 것이 밝혀져 구속됐다. 강남경찰서는 이날 소속사 연습생과 신인여배우 등을 성폭행한 혐의(강간 등)로 O엔터테인먼트 대표 장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에 따르면 장씨가 미성년자 연습생 2명을 성추행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지난 3월 장씨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해당 기획사 연습생들을 접촉하는 등 내사를 벌여왔으며, 이를 근거로 지난 10일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장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 성폭행 입증 증거 확보

경찰은 CCTV 영상과 장씨의 통화내역 등을 확보해 분석했으며, 성폭행 혐의를 입증한 증거를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장씨가 아이돌 그룹 남성 멤버들에게 성폭행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당 멤버들의 진술서를 확보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장 대표가 세부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대체로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지만, O엔터테인먼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언론이 장씨의 혐의 사실에 대해 과장 및 허위보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O엔터테인먼트 장 대표가 소속사 연습생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해 구속된 사태를 두고, 일선 매니저들의 한숨이 늘어만 가고 있다.
매너저들은 2009년 3월, 소속사의 강압적인 성상납 때문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고 장자연 사건’을 떠올리며, 쏟아지는 차가운 시선을 다시 한 번 더 감내해야 한다는 사실에 당황해하고 있다.
유명 남자아이돌 가수가 소속되어 있는 기획사의 한 매니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많은 매니저들이 장 대표 등 몇몇 사람 때문에 또다시 욕을 먹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연예계에 쏟아지는 차가운 시선

또 유명 걸그룹이 소속되어 있는 기획사의 한 매니저 역시 “O엔터테인먼트 사태 이후 한동안 연습생들과 눈도 못 마주쳤다”며 “과거 장자연 사건 때 매니저 명함을 누구에게 내미는 것조차 부끄러웠는데, 지금 또다시 그런 것 같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한 신생기획사 매니저는 “최근에 방송 오디션 때문에 가뜩이나 연습생을 구하기 어려운데, O엔터테인먼트 사태 이후 더더욱 힘들어졌다”며 “이미 유명 연예인들이 소속되어 있는 기획사도 저러한데, 신생기획사 같은 것을 누가 거들떠나 보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 매니저는 “많은 연예인 지망생들이 아마도 SM이나 JYP, YG, 큐브 등 대형 기획사에만 몰리는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며 찹찹한 심경을 드러냈다.
한편 O엔터테인먼트는 1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라는 제목으로 짤막한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미성년자도 피해 ‘충격’

소속사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여러분께 큰 실망감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장 대표와 함께 성폭행에 연루된 성인가수 A와 남자 아이돌 가수에 대해서는 “현재 매체에서 거론되고 있는 본 사건과 관련된 소속 연예인의 사건가담에 대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일체 관련이 없음을 말씀드린다. 최종 확인 안 된 보도가 양산됨으로 인해 본 사건과 무관한 소속 연예인들이 큰 상처를 받고 있다. 이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모든 소속 연예인들이 당사의 소속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거론되어 더 이상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해달라”며 당부했다.
O엔터테인먼트 대표 장 모 씨는 연습생 6명을 수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추가 조사과정에서 피해자가 기존 6명에서 11명으로 늘어났고 이 중 10대 2명과 신인연기자 등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 편, 이번 사태를 지켜본 네티즌들은 “제 정신이 아니다. 우리나라 연예계가 개선되려면 한참 멀었다”, “이런 문제가 연예계에서는 자꾸 부각된 것이긴 하지만 이번 사건은 도를 넘어도 너무 넘었다”, “사람을 노예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시대가 시대인데...하루 빨리 이와 같은 행위들이 근절되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현재 O엔터테인먼트가 입주해있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3층 건물이 지난 14일 임대시장에 나온 것으로 확인됐으며, 공개예정이었던 소속 남자아이돌그룹의 정규앨범이 전격 취소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황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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